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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Oct 22. 2022

다이어트를 성공하면 생기는 일들

어쩌다 다이어터의 몸/멘털 변화

최근 몇 달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내게서 활기가 느껴진다는 이야기이다. 얼굴이 많이 밝아졌고 말투에도 자신감이 있어 보이고 뭔가 에너제틱한 것이 느껴진다는 이야기. 주위 사람들에게서 그런 이야기들을 자주 듣고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이전보다는 좀 더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했음을 느꼈다. 하지만 무엇이 나를 그렇게 변화시켰는지 정작 그 이유를 알진 못했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있어 자주 인터넷 기사를 들여다보며 스크랩해두곤 하는데, 어느 날 요즘의 나를 대변해 줄 만한 기사 몇 가지를 발견했다. 최근 나의 변화의 이유는 다름 아닌 다이어트의 성공 때문일 것이라는 내용. 아래의 그림이 요즘 나를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출처 : 코메디닷컴, Designed by 최소연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했듯 내가 활기가 있어 보이고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변화한 것이 위 그림에서 보여주듯 다이어트를 성공하면 생기는 두 번째 신호였던 것이다.


첫 번째 신호는 앞선 글에서 내 허리띠의 변화를 이야기했듯이 내게 처음으로 생겼던 몸의 변화였었다. 내 이전 몸에 들어가지 않아 옷장 깊숙이 쟁여 두었던 바지들이 이제는 쑥쑥 들어가는 것은 물론 주먹 하나가 더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상의들은 타이트핏, 슬림핏을 넘어 오버핏이 된 것도 마찬가지. 


조금의 오르막길을 올라도 헉헉대던 이전의 나였다면 요즘은 어지간한 거리의 길이나 경사가 있는 길도 가쁜 호흡 없이 척척 올라가는 나 자신을 스스로 신기하게 여기고 있다. 얼마 전 문상을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부산 영락공원을, 숨을 가빠해야 할 언덕길을 여유롭게 오르고 계단을 가볍게 올라가는 나를 느끼며 미소가 빙그레 지어졌던 것. 10km 걷기는 이제 일상이 된 요즘, 바로 세 번째 신호인 셈이다. 더불어 몸이 가벼워지면서 오랜 시간을 걸어도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진 것은 여섯 번째 신호.


허기를 면하기 위해 초코파이 등을 멀리 하게 된 것은 네 번째 신호일까. 당분과 염분을 경계하는 요즘은 일단 음식만 보면 머릿속에 퍼뜩 드는 생각이 '달겠다, 짜겠다, 전분 덩어리다'라는 것이 먼저이다. 물론 땀을 많이 흘렸던 지난여름 노동과 운동이 끝나면 일부러 당분과 염분을 넣어 음식을 만들어 먹긴 했다. 하지만 배달음식은 끊은 지 오래이고 외식을 멀리한 것도 오래전이다. 외식을 할라치면 젓가락으로만 음식을 먹곤 했다. 가끔 동료들과 퇴근 후 뼈다귀해장국집에 들러 식사와 반주를 곁들일 때에도 다른 이들이 그릇 바닥이 보일 정도로 먹었다면 나는 젓가락으로만 고기와 우거지를 건져 먹고 국물은 그대로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염분을 경계하면 자연스럽게 몸이 붓는 느낌이 줄어든다. 나트륨이 몸에 들어가면 삼투압 때문에 물을 흡수하게 되고 세포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붓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내가 바나나를 먹는 이유는 허기를 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나나 안에 든 각종 영양소, 특히 칼륨을 섭취하기 위해서이다. 칼륨은 나트륨과 반대로 세포 내 수분을 배출하는 역할을 해서 부기를 면할 수 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계영배'라는 술잔으로 술을 마셨다고 한다. '잔이 차는 것을 경계한다'라는 의미인데, 이 잔은 술이 가득 차면 자연스레 술잔 밑으로 술이 쑤욱 빠져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한단다. 무엇이든 가득 해지는 것을 늘 경계하여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나는 당분과 염분 그리고 전분에 대해 항상 마음의 계영배를 가지고 음식을 대한다.


위 신호들이 살이 빠지고 있다는, 다이어트가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라면, 살이 찌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고 한다. 마음의 계영배를 두고 아래와 같은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


허벅지와 팔뚝, 옆구리 등이 가렵다 (살이 부풀어 오른다는 말이다)

자꾸 편한 옷 위주로 꺼내 입는다 (옷이 작아지는 게 아니다)

밥 먹을 때 혀나 볼을 자주 씹는다 (입 안도 살찐다)

입맛이 돌고 뭘 먹어도 맛있다 (암만...)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다 (많이 먹었으니까...)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폐가 조이는 건가?)

양말, 속옷 자국이 오래 남는다 (부어서 그렇다)

몸이나 얼굴이 붓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그렇다니깐...)

푹 자도 피곤하고 누워있는 게 편하다 (몸이 무겁다는 증거)

거울 속 내 모습을 똑바로 못 본다 (보기 싫다는 것이겠지)


다이어트 성공의 증거 I
증거 II. 왼쪽 위/아래 2021.12, 오른쪽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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