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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보 Oct 08. 2022

24. 혼자 먹는 끼니 2탄 : 여러분, 요리하세요

비자발적 전업주부의 우울

비자발적 전업주부의 우울   


24. 혼자 먹는 끼니 2탄 : 여러분, 요리하세요      



그간 가능하면 고정된 문체를 사용해왔습니다. 제 생각이나 기분을 최대한 담담하게 전달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담담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너무 씐이 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해 먹은 음식들이 너무너무 맛있었고, 그걸 해낸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거든요!!!
그러니 오늘 만큼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이 주책 맞고 경박한 자기 자랑을 들어주셔야겠습니다!

본 글은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작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보셨을 우동사리입니다. 유통기한도 길고 활용도도 높아 냉장고에 항상 몇 개 쌓아두곤 하지요. 하지만 그 다양한 쓰임새와는 다르게 이 녀석을 살 때 제 마음속에 정해 놓은 용도는 늘 하나 입니다.



바로 카레우동입니다!!!   


사랑합니다.

어릴 적 카레라면을 처음 먹고 카레와 면의 조합,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카레를 할 때마다 꼭 밥과 한번, 면과 한번 먹고 있지요.   


솔직히 다들 집에서 카레 한 번씩 하잖아요?! 카레 별로 안 어렵잖아요?! 그렇다면 여러분 꼭 면과 함께 드셔보세요. 개인적으로는 칼국수, 우동, 라면사리, 두부면 추천합니다.   


준비된 카레에 면과 함께 면수를 두, 세 국자 섞어주세요. 그거면 끝입니다. 면을 타고 따라오는 끈적한 카레를 느껴보시지요.         




전기구이 통닭, 트럭 뒤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이 녀석을 길거리에서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바삭한 껍질, 부드러운 살, 은은한 마늘향을 머금은 찹쌀밥까지. 두 마리 만원 하던 시절 가난한 대학생에게 소울푸드였어요.

   

그런데 이걸 집에서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아...아름다워...


애인님께서 보너스로 사주신 전기오븐 덕에 집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굽습니다!!! 방법 뭐 없습니다. 그냥 잘 씻고 손질한 닭에 찹쌀과 마늘 채워 넣고 180도에서 30분 정도 구워주시면 됩니다. 전기오븐 없으시면 에어프라이어도 괜찮습니다.         



우울증 극복 요령 같은 글들 보면 꼭 식사 챙겨하기가 있더라구요. 저는 거기에 가능하면 직접 요리해서 드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게 생각보다 자존감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 이유는요,   


첫째, 요리라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체계적인 문제해결 과정입니다. 이걸 수행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뿌듯해지지요.   


둘째, 내가 한 요리는 어지간하면 내 입맛에 맞습니다. 요리에 들인 자원, 노력, 정성, 무엇보다 요리가 완성될 때 쯤 충분히 비어있는 위장이 내 결과물에 더 후한 점수를 주지요.    


셋째, 메뉴를 정하고, 요리 재료를 구비하고, 밑 준비를 하고, 요리하고 먹고 치우는 전 과정에서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저를 포함해 가만히 있으면 우울해지기 쉬운 분들에게 아주 효과적이지요.      


여러분, 힘없고 우울해도 식사 꼭 하세요. 가능하면 직접 요리해보세요. 저는 이번 연휴 집에 혼자 있어도, 다소 우울해도, 맛있는 밥 요리해 먹었습니다. 오늘 제 자랑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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