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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Aug 02. 2024

흩어진 시간을 모으는 중

시골이 시골이지

밖을 바라보고 있다
여름 햇살이 오랜 시간 머물다 간다
흩어진 채 왔다 사라지고,,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평온함을 알아간다

내게 주어진 휴가

일주일 하고도 이틀

무엇부터 할까 어디로 갈까

남편과 이틀 휴가를 다녀오고

하루는 엄마랑 부산 바닷가를 살짝 다녀오고

집에 돌아오니
장미꽃 봉오리가 채 피기 전이었는데

만발한 자태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수국은 더 풍성하게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이 뙤약볕에 피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기다리는 내 맘도 애가 탔는데 고맙다,,

요즘 장미는 봄부터 이른 겨울까지

아낌없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그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꽃을 바라보며 속삭이듯 얘기하는 모습에
바깥풍경 바라보는 여유가 찾아온 몇 해
수많은 이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고
일을 하고 에너지를 쓰고 늘 바삐 움직인
시간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내가 아닌 것 같았던 시간들,,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사랑해 줄 시간이라는 걸,,


며칠 전 미리 약속도 없이

하루 전 온다고 통보만 하더니

친구들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방학이라 학교를 쉬니 짬을 낸 친구

영어학원을 하는 친구도 방학이니

둘이 맞추어 온 것이다

두 번째 오는 친구들이지만

그녀들은 또 처음인 듯 또 내게 물어온다


괜찮나?

살만 하냐!

벌레는,, 진 신기하다 깔끔 떨던 네가,,ㅎ

대단하다 너

늘 놀라게 하더니 까르르까르르

이번엔 시골 전원생활을~~

참 제대로다 우리 아줌마!

대견하고 대견하다

쭈욱 쭈욱 새로운 일 일어나길, 바래

멋진 도전 응원해!!!

그러면서 연신 하이파이브를 해댄다


그녀들의 손에는 바리바리

빵, 고기 고기 고기

그보다 학원 하는 얘는 약국이 멀다며

비상약을 다 구입해서 온 거 안 비밀이다

내가 몬산다

위장약 감기약 밴드,,

마치 시골이라 못 누리고 산다 생각한 걸까 ,,

차도 있고 기동력도 있고

직장도 시내로 다니는 나인데,,

암튼 고맙고 고마웠다

친구들밖에 없다며  

소리 지르며 즐거워했다


친구들을 보니 감당이 안되었다

덩달아 내 마음의 기분이 한도 초과였다


시골이 시골이지,,

뭐,, 근데 내가 생각보다는 시골여자인가 봐

적응을 최고속으로 하네

모든 것이 사랑스럽네,,

이웃 어르신들 과도 조곤조곤 얘기도 잘하고

시도 쓰고

에세이도 또르르 쓴다

마냥 글이 쓰고 싶어지고

마냥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아,,

그리고 벌레도 익숙하고

새소리도 엄청나게 좋아,,

밤하늘에 별은 또 얼마나 많은지,,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마음속 꾸깃꾸깃 넣어둔 얘기도 스멀스멀  나와버린다

친구니까 그런가 보다,, 맘을 풀어헤쳐도

흠이 되지 않는 친구들



우리의 수다는 이어지면서

그녀들이 가져온 먹거리를 주부답게

빠르게 손질해서,,

고기를 굽고 식사를 대접했다

차와 곁들여 빵도,,

배부르다면서 우리 셋은

먹고 씹고 뜯고 먹기를 두 시간,,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날 염려하는 이들속 에서 난

생각보다 무지무지 잘 지내고 있다


바람에 스치듯 흩날리는 나뭇잎 에도 웃음이

지어지고

낮잠 즐기는 베토벤(반려견)은 막내아들인양

쓰담쓰담 머리를 맞대고,,
갈 길 잃은 꿀벌도 요사이는 눈에 들어오고,,


사는 게 뭐 별 건가,,

웃음이 저절로 지어진다

마지막 퍼즐이 내가 되길 바랐던 지난 시간들도 함께,,           


Olivia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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