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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Aug 30. 2024

여름 도둑

오늘부터 여름이 소멸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은 더워도 햇살의 결이 다른 요즘이다

코스모스가 피어난 걸 보니 가을이 오나 보다


방학이라 내려온 울 둘째

엄마,,

여름이 소멸되면 좋겠어


아들 말에

겨울이 오면 또 애타게 찾게 될 거야

하며 등을 툭 건드렸다


아아,,오늘부터 여름이 소멸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싱긋 웃는 둘째 아들 모습이

기분 좋아 보인다

여름 도둑

아들의 달큼한 말에  여름이 도둑

맞은 듯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분다


이리 엄마를 살갑게 대하는 모습에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
어제 서울 있는  아들이,,
책과 작은 소품들을 보내왔다

뭐 특별할 것 없는 날인데

왜!!!!!!!


고개를 갸웃

잠시후

폰이 울리더니 짧게 몇 마디 한다

엄마는 늘 특별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냥 생각나서 라고 하며

발품 팔았다며,,

책 제목만 보아도 힐링된다며,,

서점 갔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데,,


주부로 살기엔 너무 예쁘고 아깝다며

평소는 잘 안 하던 장난기 있는 얘기도

던진다

아,,

이리도 스윗 할까,,

여자친구 늦게 생기길 잠시 바래본다,,

반응을 어떻게 할까,, 잠시 머뭇거렸지만

다행인지 넉살이 좋은 건지


난,, 넙죽 받는다


글체,,
엄마가 엄마로 살기엔 너무 아깝지
ㅎㅎㅎ

마음이 뿌듯해진다

두 아들 덕분에,,

촉촉한 젊은 생기 있는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느리고 여유로워진 평온해 보이는

여인네이지만,, 아들 어찌 말을

이리 예쁘게  해 주는지,.

그렇지 않지만,, 하마터면 순삭하고

믿어버리고 싶을 만큼

정감 있는 ,,

날씬하고 레이저 나올 것 같았던

그때의 나는 이미 예전
어디로 가버렸지만,,

나를 토닥이며 인정해 주는 가족으로

난 또 힘을 얻는다

미스적엔 불필요하게 날이 서있고

내가 뭐나 된 듯 고개 빳빳

눈은 크게 뜨고 

지금은 고스란히 느린 걸음에 맞춰

침침해진 안구에 안약을 가끔

넣으며,, 세상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세월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

시간이 내게 말도 걸어온다

느린 걸음,,


모든 것이 시야에서 사랑스럽다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도 좋다

나는
지금도 마냥 좋다

여름내 끈적한 바람이 이내 가을바람으로

이어지나 보다

남편이 만들어준 바깥 테라스에서

시집도 읽고 내가 시가 되어도 좋을

만큼 달달하다


아,, 여름도둑

울 가족은 여름도 비켜 나갈 만큼

나를 웃게 해 준다


내게 강한 빛

오늘도 반짝반짝 빛나라!

울 가족




오늘 오후 수업은 휘리릭,, 잘 해치울 듯하다


나 오늘 꽤 괜찮은 사람이 된 듯,,


고실고실하니 살짝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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