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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Sep 13. 2024

마음 방역

가을이 오긴 할까,,

덥다,,,

덥다,,

덥다,


여름이 길어진다

가을이 오긴 할까

며칠 전 밤길을 거슬러 마다하지 않고

친구가 선물처럼 내 곁에 왔다

미리 약속 없이 문득

내가 보고 싶어 졌다고,,


속절없이 넉넉한 웃음의  친구를 바라보니

배시시 웃음이 났다

허기진 것처럼 공허할 때 늘 곁에

함께였던 옛 친구

못할 얘기가 없다,,


함께 얘기를 나누면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싶을 만큼 좋은 사람
내가 위로해 주고
나를 위로해 주고
안전장치가 되어준 ,, 우리

그렇게 우린
속 깊은 얘기로 눈물도 또르르
또 이렇게 시간이 가는구나~~

아름다웠던 시절의 이야기 추억은 추억이라 더 빛을 더할 터 웃음이 지치지 않게

이어졌다


이곳에 와서 엄마 말씀처럼 새우젓호박국을 끓여보니

말 그대로 보약,,

그녀는 몇 해전 엄마를

먼 곳으로 보내드렸다


그녀는 늘 말한다

울 엄마 멀리 이사 가셨는데

거기서 아빠랑 만났겠지


친구의 아픈 이야기를 들으며

입가에 띤 미소가 살짝  눈에 들어왔다,,


그렇구나

아직,, 아프구나



샌드위치와 검은빛이 그대로 아메리카노

건네주고,,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이래저래 소란했던 날씨

구름이 가만히 바람을 기다린다


가을이 소멸이라도 할까 마음이 분주해진다

문득 나선 시골장터

친구는 내 오랜 벗이고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그녀는 초등교사

난 영어 방문교사


우린 도시에서 자랐지만

그녀는 남편을 따라 해외로 드나들었고

난 몇 년 전 시골로 삶의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휴직을 하고  남편을 따라

태국, 폴란드, 미국

여러 나라를 다녀서 인지

나름 삶의 방식도 자유롭고 단정하다


비슷한 공통점이 많았고

마음도 닮아서 그래서 너무 좋은 우리

시골 밭고랑 그득한 채소들

검붉은 고추빛깔 이 분들의 살아가는 일이 더 힘들지 않기를,, 잠시 생각해 본다


언젠가 다시 만날 공간, 지금 아니면 다시 잊어버릴까

이 그림 그대로 담아본다 살아가는 일이 늘 기쁘고

감동이 될 순 없지만,,

때로는 눈물이 핑 솟구쳐 오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달달 하다가,

찰칵,, 찰칵  기계음이 오늘따라 스윗하다
잊고 지냈던 순간들을 욱여넣어본다.
우리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이,,

흰머리 그득하고 주름살이 깊어 가도

늘 지금처럼 평온한 모습으로 채워 지기를,,

찰칵찰칵 페이지를 채운다

이 또한 내 모습이기에,,

지긋이,,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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