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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Oct 07. 2022

회사에서 은근히 무시받는 사람들의 4가지 유형

"날 존중하지 않는다면, 내가 줄 존중 또한 없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유형을 만난다. 지난번에는 '회사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인물'에 대한 글을 다뤄봤다면, 이번엔 그 반대의 인물을 만나보려고 한다. 사실 조금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나도 누군가에겐 존중받지 못하는 인물에 껴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를 무시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대놓고 표현하는 사람은 잘 없다. 속으로만 은근히 무시한다. 사회생활 만랩인 직장인들은 대놓고 하는 무시가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안다. 대놓고는 무시하지 못해도 내 속으로 만큼은 존경스럽지 못한 또는 세게 말하면 무시할만한 사람의 유형들이 조금 정해져 있는 편이다. 회사 생활이 나와 맞지 않다고 해서 그들의 인생 전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정리하는 유형은 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므로, 재미로만 웃고 넘기시길 바란다.


까마귀 고기 먹은 사람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아, 맞다!" 이 얼마나 간단명료하면서도, 자신이 실수로 깜박했다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말인가. 상대방의 입장에선 함께 하는 이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말하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다리에서부터 힘이 쭉 빠진다. 한두 번의 실수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이 말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들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쨌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일이 있고, 그 일은 유기적으로 다른 사람과 연계되어 있다. 마감 막판에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보면,  깜박하고 있어서 지금 시작해야 한단다. 얼마나 프로답지 못한가. 아니, 심지어는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비친다. 함께 일하는 직장 생활에서 중요하게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 본인이 맡은 일은 스스로 챙겨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주 까먹는 습관이 있다면, 작은 수첩 또는 핸드폰 메모장 어플이라도 제발 활용하길 바란다.

  

시간 약속은 개나 줘버린 사람

  자주 까먹는 사람만큼 시간 약속을 안 지키고 매번 늦는 사람도 내가 생각하는 회사에서 무시받는 유형에 속한다. 전혀 존경스럽지 못하다. 어쩌다 일이 몰리고 회의 시간이 겹치면 조금 늦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매번 늦는 사람이 있다. 분명히 일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도 어김없이 늦는다. 주기적으로 하는 회의인데도, 항상 얄밉게 5분, 10분씩 늦는다. 차라리 늦으려면 확 30분, 1시간 늦어서 팀장님에게 된통 욕이라도 먹으면 마음이 시원하겠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마감일까지 취합을 요청했는데, 꼭 하루, 이틀 씩 늦어진다. 마음이 급해서 찾아가 물어보면, 다른 일 때문에 조금 늦어졌단다. 금방 해서 준단다. 그렇게 받은 자료는 오타 투성이에, 미리 공유한 양식과도 잘 안 맞는다. 한숨을 쉬며 직접 수정에 들어간다. 내가 급하니까.

어쨌든 이렇게 직장 생활을 하며 시간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존경스럽지 못하다. 내 시간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중요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시간 약속을 어기는 일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처다. 본인이 스스로 시간을 잘 못 지키는 유형이라면,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거나 아침에 회사에 와서 일과에 대한 시간표라도 작성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다쟁이


  회사 생활을 하면 꼭 말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는 게 말을 많이 함으로써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이런 정적인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회식 때는 좀 더 심해져서 입에 모터라도 달린 것 마냥, 생각난 말들을 입 밖으로 내뱉는데 여념이 없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는 하는 걸까. 나는 이런 장점이 있더라도 말 많은 수다쟁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회사에서 말을 많이 할 때와, 그렇지 않아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항상 자신의 말만 일장연설을 하는 사람은 내 기준에선 무시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회의 시간은 모두의 시간을 잡아두는 것이니 참여자들이 딱 할 말만 하고 최대한 일찍 끝내려고 노력하는 게 정상인데, 이 사람은 눈치가 없는 건지, 듣는 사람이 많아서 좋은 건지 미리 정한 1시간의 회의 시간 중 절반을 혼자서 얘기한다. 점점 회의가 늦어질수록 수첩을 몇 장 뜯어 동그랗게 구겨서 그의 입에 넣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뿐만 아니리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 자리를 돌며 말을 거는데, 바빠 보이면 제발 용건만 간단히 말했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에게는 개인적인 신상이나, 일에 대한 고민을 잘 꺼내놓지 않는다. 분명 다른 이에게 새롭게 들은 정보를 말로 풀어내느라 여념이 없을 테니 말이다.


쓸데없이 꼼꼼한 사람

  보통은 윗사람에게 해당되는데, 가끔 신입사원들에게도 이런 기조가 보인다. 신입사원들은 그래도 인정한다. 처음 쓰는 보고서인데 심혈을 기울여, 빈틈없이 작성하고 싶은 마음을 알겠다. 나도 신입 땐 그랬으니까. 근데 윗사람들은 아직도 왜 군대식의 '오와 열'을 외치고 있을까. 휴먼명조체가 아니어도, 제목은 14포인트가 아니어도, 중요한 문구가 빨간색이 아니어도 상대방이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일을 효율적으로 빨리 끝내 놓고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보고서 문구의 어색함을 잡는 것도 아니고 띄어쓰기나 잡고 있으니 실무자 입장에선 환장할 노릇이다. 사소한 실수가 보고서 전체의 신뢰성을 해친다고 주장하며, 세 장 짜리 보고서를 두 시간 넘게 보고 있다. 꼼꼼한 건 좋은데, 일반적으로 유관 부서에 공유해도 되는 정도의 보고서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중요한 임원 보고라고 한다면, 그래도 인정하겠다. 사소한 공유 차원의 보고서라면, 쓸데없는 꼼꼼함은 조금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우리가 하루 종일 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워라밸을 위해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보고서인지 상황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그 꼼꼼함을 내세웠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내 기준으로 판단한 회사에서 무시받는 4가지 유형의 사람을 만나보았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업무 상황이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자업자득이다. 상대방이 날 무시하는 태도로 대한다면, 나도 그렇게 해줄 뿐이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줄 존중은 없다. 유기적으로 사람들과 일하는 회사 생활에서는 자신의 일관된 태도만 고집할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하자.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나만의 고집을 내세운 건 아닌지, 그로 인해 내가 무시받고 있는 상태인지, 항상 내 회사 생활에서의 태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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