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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티나인 Mar 25. 2023

말레이시아 배낭 10일 마치고 ....

말레이시아 배낭 갈 때 주의 할 점

1. 아는 만큼 보인다. 무작정 가지 말고 꼭 공부해서 가라 


나는 말레이시아를 시발점으로 해서 혼자 배낭을 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일본 배낭은 7년 전이라 기억이 하나도 안나서 다시 긴장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 보고 싶었다. 여러 나라를 여행 갔다가 온 내 또래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을라치면 

" 어, 난 모르는데 남편이 다 해줘서..."

" 항권권? 모르겠는데 애들이 알아서 해주던데..."

" 맛집? 패키지로 가서 다 같이 먹었는데.." 

  음.........

반백의 나이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가족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믿었지만 나는 내가 해야 진짜 여행일 것 같았다. 

먼저, 말레이시아 관련 책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꼼꼼히 줄을 그어가며 전체적인 말레이시아의 정보를 파악하고 오래된 정보는 최신 블로그나 말레이시아 배낭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업그레이드했다.

영어문장도 50가지 필수 문장을 외워서 줄기차게 돌려 먹었다. 웬만하면 다 통했고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는 파파고를 돌렸다. 유심 바꾸는 것도 몰라 집에서 연습해 갔다. 머리 속에 10일간의 여행을 이미지화 시켜 (공항에서 내린다. 스벅을 지나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게이트 5번에 그랩이 있다. 차 번호를 보고 그랩 기사의 얼굴을 확인한다. 블라블라......) 계속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친구는 질린다는 듯이 이렇게 공부하고 가는 사람 처음 본다고 했다. 자기는 말레이시아에 3개월을 살다가 왔는데 나는 10년 산 사람같다고 했다. (실제로도 그 친구보다 내가 더 말레이시아 역사나 맛집 위치 등을 더 많이 알고 있기도 했다)

기계치에 방향치에 영어문맹에 알러지 쇼크까지 있는 내가 살아 남으려면 연습밖에 더 있나... 


2. 목적을 가지고 가라

나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내 힘으로 여행 할 것, 영어를 되든 안 되든 최대한 많이 써 볼 것 (막내가 초등학생 3학년 무렵  일본 여행 갔을 때도 아이에게 10까지 미션을 주고 스스로 경험해 보게 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는 지금도 어릴 때 미션을 종종 이야기 하곤 한다. 별거 없다. 일본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 직접 찾아가서 고르고 일본 말로 계산하기 엄마는 밖에서 지켜보기 뭐 이런거다... )

다른 친구는 맛집 탐방이었다. 그녀 덕분에 구석구석 맛있는 맛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먹어 볼 수 있었다.

한끼에도 목숨을 거는 친구가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는데 돌아와서 생각하니 그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또다른 친구는 오로지 휴양이었다. 한국만 떠나면 만사 오케이였다.

우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었다.


3. 그랩을 이용해라

"그랩 없으면 우리 완전 고생바가지였기 싶다"

가 우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우버나 카카오택시같은 그랩은 우리나라 버스비보다 더 싸게 먹혀서 왠만하면 그랩을 이용하는게 편리했다. 한국에서 미리 깔고 가서 줄기차게 써 먹었다. 10분거리라도 30도가 넘는 말레이시아의 날씨를 섣불리보고 걸어간다면 나처럼 친구들에게 욕 먹을 각오를 해야했다.

그런데 말라카나 코타키나에서 잘 써 먹었던 그랩은 쿠알라룸푸르에 와서는 우리를 좀 애 먹였다.

수도답게 교통체증이 심했고( 값은 미리 지불하니 요금을 더 내는 건 없더라도 걸어서 20분 걸릴 걸 차타고 30분이니.... 뭐...) 번화가에서는 그랩 잡기가 무척 어려웠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쿠알라룸푸르는 대중교통도 괜찮을듯 모노레일 뭐시기 그런것도 있던데...


4. 될 수 있으면 혼자가라 

여행 가기 전에 카페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검색을 해 보면 "동행자 구합니다."

라는 문구가 떠 있는 걸 보게 된다.  이상했다.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동행을 한다는 건지... 위험하지 않나... 

갔다오니 알 것 같았다.  서로의 목적이 다르다 보니 뜻이 안 맞을 때도 있었고 의견 차이로 서먹해지기도 했다. 경우 바른 사람들이라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했지만 그 자체도 불편한 일이었다. 

그나마 우리는 슬기롭게 넘어갔다.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우리는 양반이었다. 원수 지는 일도 허다했다.

물론 장점도 정말 많다. 여행의 두려움을 친구가 대신 같이 짊어 지기도 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맞장구를 쳐 줄 수도 있고, 실컷 먹고 좋은 곳에서 자도 나눠서 내니 (말레이시아 총경비는 140만원이었다) 부담이 없었다. 처음 배낭여행이 두려우면 친구들과 갔다가 익숙해지면 혼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 현금 많이 가지고 가라 (특히 말라카나 쿠알라룸푸르 센트럴 마켓 가신다면)

"저 혹시 한국분이세요?"

"네 그런데요?"

"그럼 혹시 한국돈이나 링깃 있으신가요? 저희 말레이시아 오면 카드 다 된다고 해서 현금 조금밖에 안 가져 왔는데 현금 달라는데가 생각보다 많네요."

스벅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슬리퍼를 덜렁거리며 한가하게 먼 곳을 바라보는 내가 현지에서 사는 사람인 줄 알고 말을 걸었단다.

우리도 말레이시아에 살다온 친구가 현금 하나도 필요없다고 해서 믿고 갔다가 낭패를 봤다. (그나마 내가 15만원 비상용으로 챙겨 간 거 있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식겁했다)


7.경험이 나를 더 헷갈리게 한다. 경험자의 말을 경계하라. 상황은 계속 바뀐다.


8. 싼 게 비지떡이다 

베트남에서 자가환승한다고 해서 진짜 환승만 하는 줄 알았다. 입국 출국 검색대 통과 수화물 다시 부치기 그 나라에 온 것처럼 똑같이 하더라 5시간 있었는데 시간 금방 갔다. 수속하느라고....

젊고, 배낭에 자신이 있으면 저가항공 추천한다. 아마 김해공항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다음에 노선을 짠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를 환승하는 노선을 짜지 않고 다시 코타키나발루로 가서 비행기를 타는 걸로 계획했을 것 같다. 


9. 말레이사아에서만 있는 것 꼭 필요한 것만 사라

예쁜 쓰레기를 너무 많이 사 왔다.(센트럴 마켓에서 산 4500원짜리 파란색 바지는 물이 너무 많이 빠져서 욕실이 엉망진창이 됐다. 그리고 도대체 저 팝콘은 왜 사 온건지... 덕분에 위탁수화물이 9만원을 넘었더라는.... 집에 와서 보니 기냥 쿠팡해외직구도 나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전등을 사서 기분 좋았다. 나중에 가면 좀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할 것 같았다. 


10. 큐알 코드 만들어 가라 큐알 코드로 메뉴 보는 곳이 많았다. 


11. 나에게 친절하게 해 준 현지인에게 우리나라의 작은 선물 주기 

어느 나라를 가건 우리나라 부채나 작은 동전 지갑 젓가락 복주머니 등을 챙겨 간다. 그래서 내게 길을 알려 준 사람들 우연히 친구가 되어 준 사람들에게 나의 친구가 되어 주어 고맙다고 선물를 준다. 일본배낭여행에서는 길을 안내 해준 여대생에게 지갑을 선물 했더니 너무 좋아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캐리어 깊숙히 넣어 놓고 정말 주고 싶은 사람들 주려고 했는데 못 줬다. 쿠알라에서 길을 알려준 여자분께 드리고 싶었는데 깜빡 잊고 숙소에 놔 두고 와서 못 줬고, 샌디는 우리나라 사람이라 감흥이 없을 것 같았고, 도미토리에서 친구가 되어 주는 사람에게 주고 싶었는데 아무도 서로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가지고 간 튜브 고추장을 나눠줬더니 싫다고 거절하더라... 대가 없는 친절을 이상하게 여기고 경계했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물은 또다른 불편과 부담이리라. 내가 배려가 부족했다.

고스란히 가지고 왔다. 다음에 또 배낭여행 가면 주려고 고이 모셔뒀다. 

*가 보니 좋았던 곳

코타키나발루 씨푸드 레스토랑 (해산물 가격 쌈 오징어 튀김 맛있음. 술값이 비쌈)

이 펑 락샤 (닭고기밥 맛있음 저렴한 값)

올드카페 (떼따릭 샌디가 권해준 곳)

말라카 존커 거리 calanthe art 커피가게

(커피 맛있음)

바분 하우스 햄버거 가게 

(분위기 맛 가격 다 최고)

카사 델리오 호텔 

(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만의 호텔)

바바뇨냐 헤리티지 박물관 

(중국 부호의 집 기냥 볼만 함 )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국립 박물관 

(어느 나라를 가건 나는 박물관에 가서 그 나라 역사를 봄, 친구는 별로 안 좋아함)

센트럴마켓 

klcc 공원 분수쇼 

(밤에 분수쇼 볼만함 주변 쇼핑몰은 너무 넓어서 귀찮아서 안 감)

더 베드 klcc 호스텔 ( 깨끗하고 가격 좋다. 여러나라 사람들이랑 이야기 해 보고 싶어서 일부러 도미토리를 찾아갔는데 공용 거실에서 아무도 말 붙이지 않고 구석에 박혀 노트북이나 휴대폰만 하더라... 코로나가 여행 문화도 바꿔놓은듯)

이펑 락샤 음식 3천원에서 4천원 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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