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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영 Oct 01. 2023

화 없이 공존하기

   숲은 나무들의 생명력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걸작이다. 나무들은 서로 다른 종류, 크기, 모양,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숲을 이루기 위해 공생하고 협력한다. 

               

 가까운 산을 찾아보면 계곡 주변에 볼 수 있는 나무군락의 종류는 다양하다. 가장 흔한 나무는 소나무, 삼나무, 단풍나무, 버즘나무, 산벚나무, 산수유 등이다. 이들 나무들은 계절에 따라 다른 색깔과 모양을 보여준다. 봄에는 산벚나무와 산수유가 분홍색과 노란색의 꽃을 피우며 산의 계곡을 장식한다. 여름에는 소나무와 삼나무가 푸른 잎을 흔들며 시원함을 준다. 가을에는 단풍나무와 버즘나무가 붉고 황금빛의 잎을 떨어뜨리며 산의 계곡을 물들인다. 겨울에는 소나무와 삼나무가 눈에 덮여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다. 이렇게 산의 계곡 주변의 나무군락은 사계절의 변화를 잘 반영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인간관계는 산의 계곡 주변의 나무군락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같은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고 공기와 빛을 공유한다. 나무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살아간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른 개성과 성향,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며 같은 문화와 가치를 공유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살아간다. 인간관계와 나무 군락은 모두 생명력이 넘치는 복잡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숲과 나무의 관계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개체이지만,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서로에게 필요하고 의존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의 공유가 부족할 때 우리는 갈등을 겪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목격하는 갈등의 사례로는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 사이의 의사소통 부족이나 역할 모호성으로 인한 갈등,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권위적인 관계나 성적 평가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갈등, 가족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대 차이나 가치관 충돌로 인한 갈등, 친구나 연인 사이의 기대치 차이나 배려 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있다. 이외에도 정치나 종교와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 문화나 인종과 같은 다양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로 인한 갈등 등 수많은 갈등의 상황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하면 새로운 관점을 얻거나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을 잘못 다루거나 무시하면 신뢰도 저하, 성과 저하, 스트레스 증가, 감정 상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화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할 수 있을까?               

 화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 공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화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모두 숨기는 것도 건강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조절하는 것이다. 화가 나는 이유를 분명히 파악하고, 그것이 상대방의 잘못인지 아니면 자신의 기대나 가치관과 다른 것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실수를 했다면, 그것을 용서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이때 만약 자신의 기준과 다르다면, 그것을 강요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존중하거나 배려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회의에 늦게 도착했다면, 그것이 교통사고와 같은 긴급한 일 때문인지 아니면 게으름이나 무관심 때문인지 확인해 보고, 가능하다면 그를 동정하거나 도와주는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이나 말을 했는지, 어떤 감정이나 의도가 있었는지, 어떤 배경이나 상황이 있었는지 등을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방도 나와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존재이며,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면, 그들도 자신에게 똑같은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자신에게 신랄한 비판을 했다면, 그것이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 때문인지 아니면 상대방의 스트레스나 불만 때문인지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그에게 공감하거나 사과하거나 조언하거나 위로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화내거나 공격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침착하고 정중하게 말하자.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나타내는 '나' 메시지를 사용하자. 예를 들어, '너 때문에 화가 나'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내가 이런 일에 화가 나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비판하거나 평가하기보다는, 요청하거나 제안하기도 좋다. 예를 들어, '너는 왜 항상 이렇게 늦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내일은 좀 더 일찍 오면 안 될까?'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화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능한 일이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조절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적절하게 표현하면서 서로에게 존중과 배려를 보여주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왜 ‘나만 참아야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타인과 공존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이 결국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먼저 손 내미는 나의 손을 잡아줄 누군가는 반드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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