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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een 나봄 Jul 21. 2023

사람도, 사랑도, 와인도 숙성되는데 시간이 필요해

ft. 코스모지나

며칠 전에 아는 지인으로부터 압구정에 있는 라운지바에 초대 받은 적이 있다. 어둑한 라운지바에는 파티를 하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커다란 클럽 음악 소리에 고막이 먹먹할 지경이었다.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끊임 없이 샴페인이 가득 채워졌고, 함께 모인 사람들은 깔깔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날 초대했던 지인은 라운지바 안에서 끊임 없이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 받았다. 




압구정 파티피플에서        초대해주신 지인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강남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고 계신 사장님들, 파일럿, 강남 피부과 의사, 국제적인 회사의 회장님, 유학파 실력자 등. 이야기를 들어보니 압구정 유지, 시그니엘에 사는 사람들까지 알고 있을 만큼 그녀의 인맥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화려했다. 




<어떻게 하면 단기간에 그녀처럼 화려한 인맥을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30대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사는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20대부터 강남에서

사람들을 만나왔어요.


화려한 인맥은 하루 아침에 

만드는 게 아니예요.

단기간에 절대 못 만들어요. 


멋진 인맥을 만드는 것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해요."











"어떠한 목표든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 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것은 날 초대한 지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내 삶에 많은 영감을 줬던 한 명의 크리에이터도 지인과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아나운서, 작가, 유튜버로 활약 중이신 코스모지나님출처 : 클래스101




내가 코스모지나님을 알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의 일이다. 코스모지나님은 아나운서, 작가, 20만 채널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약하시는 분으로 세상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신다.




출처 : Yes24



코스모지나님은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90일 챌린지>라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만드셨다. <90일 챌린지>는 자신만의 목표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90일 동안 꾸준히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월 1000만 원 벌기처럼 커다란 목표를 한 번에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월 1만 원 벌기, 월 10만 원 벌기처럼 목표를 작은 단위로 쪼개고, 또 쪼개서 실천하다보면 어느 순간 월 1000만 원을 벌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다들 자신만의 성공을 최대한 빠르게 이루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SNS, 클래스101과 같은 곳에서는 단기간에 수입이나 성과를 내고, 그 노하우를 강의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경험담을 레버리지하여 빠르게 성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그만큼 최상의 시나리오는 없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고 SNS나 클래스 101에서 강의하는 인플루언서들은 강조한다. 



"단기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고 싶지 않나요? 

제 강의에 그 비법이 들어있어요!"




실제로 나 역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SNS 광고글, 인플루언서들의 홍보 영상에 넘어가 몇몇 강의들을 수강한 적이 있다. 그 강의의 내용들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의 비법을 체크해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강의를 들어보면 성공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단기간>은 지극히 홍보용임을 깨달을 때가 많다본인들이 상정한 기간 이전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추가적으로 더 있었다




출처 : 뽐뿌




'나는 왜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까? 내가 많이 모자라서 그런 건가?'하는 자괴감에 나 스스로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실상이 이러하다니. 뒤통수에 커다란 한 방을 맞은 느낌이었다. 

자신이 그린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다소 상투적인 이야기에 대해 코스모지나님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셨다. 


"속도보다는 방향이에요."




솔직히 몇몇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단기간에 커다란 목표(ex 경제적 자유, 올림픽 금메달)를 이루는 사람이 어디 흔하던가? 

수영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펠프스조차도 수년 동안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훈련을 거듭했다. 영국 선데이 타임즈에 400대 부자로 선정된 켈리 최도 사업 수완이 상당히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부자였던 것은 아니다. 



방향 설정을 완료하면남은 것은 그냥 하는 거다.




이들이 단타 성공무새가 아닌 장기 마리토너인 이유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속도보다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끊임없이 확인하며 나아가는 것.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하진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는 이룰 수 있다는 것. 









코스모지나님은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인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이 빠르게, 허슬라이프를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셨다. 무작정 빠르게 내달리기 보다는 내가 살아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단, 방향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설정 가능하다)은 매우 중요하다




출처 : 조선일보



빠르게 달리기만 하면 필연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서 본 취지(빠르게 성취하기)와 달리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물론 시행착오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사람은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처음부터 잘할 수 없을 테니 기왕 시행착오를 겪을 거라면 최대한 빠르게 겪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아무리 참고한다고 해도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방식, 주어진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의 성공에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누군가에겐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 그래서 나만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시행착오의 과정이다. 




출처 : 으라차차 와이키키2




시행착오의 과정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때로는 내가 견디기 힘들 만큼 많은 고통을 한 번에 겪어야 하는 때도 있다. 주변에 소위 '난 놈'이 있어서 같이 level1에서 시작했는데 상대는 'level4'까지 한 번에 튀어 올라가는 것을 목격해 현타(현자타임)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졌다고 해서 그 다음 게임에서도 계속 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옆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뭘 하고 있든 상관 없이, 내 스스로 설정한 방향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어차피 100년을 살아야 한다면, 삶이 점점 더 상승세를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은 담그고 바로 마시는 네츄럴 와인이 대세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와인의 맛과 향을 설계하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이들의 생각은 영화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에서 명료하게 표현된다.



"부르고뉴에서 와인을 만드는 건 

호주랑 달라. 부르고뉴에선 

2년 앞을 보고 와인을 만들지 않아. 

10년, 20년 후를 보지.

호주에선 신선함을 강조하지. 

지속되는게 없어. 

어떤 게 더 좋은 건 없어. 

각각 다른 기쁨이 있지.

사랑도 와인 같아.

시간이 필요해.

숙성이 필요하거든.

그리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상하지 않아." 




포도 자체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이 그리는 와인의 맛과 향을 구현하기 위해 10년, 20년을 바라보고 와인을 만드는 것.




감독은 부르고뉴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 1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동일한 지역을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시간에 촬영했어요(출처 : 서울국제음식영화제(트위터)




내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확인하고, 내가 원하는 삶, 바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며 달려나가는 것.



"사람도, 사랑도, 와인도

자신만의 맛과 향기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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