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아무런 정보나 지식,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운 Luck 하나로 좋은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초심자의 행운’이다. 그러나 여기엔 “욕심 없이”라는 전제가 따른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 행운이라 불리는 녀석은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찾아온 적이 있다. 의도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그런 순간에 딱 한 번 있던 일이다.
난생처음 카지노라는 델 방문한 건 미국 동부의 휴양도시이자 카지노의 천국, 애틀랜틱시티를 방문했을 때다. (서부에 라스베이거스가 있다면 동부엔 애틀랜틱시티가 있다.) 버스 티켓을 구매하니 카지노에서 사용 가능한 25달러짜리 바우처가 딸려왔고, 당연한 수순으로 카지노로 향했다. 공짜로 받은 25달러이니 그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기도 했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신기한 광경에 자연스레 이리저리 고개가 돌아갔다. 그동안 내게 게임은 오목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하지 않은 지 오래다. 당연히 뭐가 뭔지 좀체 알 수가 없었고, 바우처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직원의 도움도 받아야 했다. 이런 나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해 보이는 게임을 찾아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결국 돌고 돌아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 1¢라 적힌 기계 앞에 앉았다.
바우처를 넣고 기계에 달린 버튼 하나를 반복해서 눌렀다. 다른 건 몰라도 버튼은 누르라고 있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짜리 버튼을 연달아 누르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축하해 준다. 어느새 25달러짜리 바우처가 106달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쯤에서 만족하며 바우처를 뽑아 현금으로 교환했다. 여기까지 오는 왕복 교통비는 벌고도 남는 금액이다. 그야말로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애틀랜틱시티에서의 성공 이후, 여행 중 가끔 그때의 행운을 쫓아 기계의 버튼을 눌러본다. 그러나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100달러를 매번 다 잃고 나서야 빈 손으로 돌아선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더는 나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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