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현장에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아먹는 법이다. 남들보다 하루 먼저 면접장에 도착해 보자. 긴장이 풀리고,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이는 분명 실전 면접에서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 면접을 하루 앞둔 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그동안 준비했던 자료, 노트와 연필을 챙겨서 면접장 앞으로 가자. 수능 전날 고사장을 사전답사하듯 면접 전날 현장을 둘러보는 것은 마인드컨트롤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시나브로 스며들다
면접 전날, 지원자가 향할 곳은 바로 면접장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해당 학교 앞으로, 입사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해당 회사 앞으로 가면 된다. 가능하다면 아침부터 오후까지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좋겠다. 주위 환경의 분위기는 어떠한지, 사람들의 표정은 어떠한지, 언제가 제일 활기찬 모습인지 찬찬히 관찰해 보라. 그리고 합격 이후 그들과 함께 어우러진 본인의 모습도 상상해 보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자. 합격을 염두에 두고 내가 늘 지나다닐 길이라 세뇌하며 '목표 장소'에 시나브로 스며들자. 합격이라는 강력한 목표를 갖고 전날부터 준비하는 이와, 다른 곳과 다를 바 없는 면접 장소 중의 하나로 여기며 간절함 없이 온 이와는 태도에서부터 차이가 날 것이라 자부한다.
중 ·고등학교라면 등하교 시간에 재학생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느낀 점을 기록해 두면 좋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것들을 기록해 두자. 어느 학생의 싱그러운 미소가 기억에 남았다면 면접에서 이렇게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입학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어제 미리 와서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마다 싱그러웠습니다. 미소를 보니 긴장된 마음이 누그러지고, 누구보다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이 학교의 재학생이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도 또 다른 후배가 될 누군가에게 싱그러운 미소를 전할 수 있도록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은근슬쩍, 하지만 대놓고 어필하는 지원자의 적극성이 돋보인다. 하루 전에 미리 면접 장소를 와 보았다는 간절함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지원자마다 어필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사전 답사에서 획득한 정보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각자만의 소재는 언제고 면접에서 활용할 날이 올 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보석을 캐어보자. 합격으로 가는 열쇠일 수도 있다.
이는 회사 지원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이라면 로비나 대기 장소가 있을 것이다. 30분이든, 1시간이든 그 장소에 머물며 구성원들을 관찰하고 느낀 점을 노트에 기록해 보자. 목에 건 출입카드가 부러울 수도 있겠고,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서둘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상으로 아는 것과 직접 보고 느낀 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느낀 점은 솔직하게 적되, 긍정적이어야 한다.
가령, 출입증을 두고 느낀 점을 말해본다고 가정해 보자.
<A 지원자>
"출입증을 목에 걸고 바쁘게 들어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저마다 바쁘게 출입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을 보며 목에 걸린 출입카드가 마치 '회사에 매인 사슬'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들 일선에서 사투하고 있다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졌습니다."
<B 지원자>
"전날 로비에서 출입구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역시 '대문은 가문'이라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가문의 위세는 대문에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보안 요원 여러 명이 있었고, 직원들은 출입증 없이는 보안 게이트를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로비에서부터 보안이 철두철미하게 지켜지는 걸 보니 역시 일류기업은 대문부터 다르구나를 느꼈습니다. 회사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를 꼼꼼히 지키는 것을 보며, 제 청춘을 이곳에서 보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졌습니다."
A와 B 지원자의 답을 비약해서 비교했으나,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바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지원자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표현법을 찾아 솔직 담백하게, 긍정의 기운을 내뿜는 표현을 노트에 기록해두길 바란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기록해야 실전에서 쓸 수 있다.
이밖에 점심시간이나 회의가 이루어지는 오전 10시 반 전후, 오후 2,3시 즈음의 모습도 봐두면 좋다. 회사 로비에 커피숍이 있다면 그곳에서도 간단한 미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들의 하루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지금 당장 그 회사가 아니더라도, 훗날 면접을 볼 때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하루 종일 관찰하며 인상 깊었던 장소나 로비의 모습, 사람들의 모습, 하다못해 조경 하나라도 노트에 기록해 보자. 면접에서 덧붙일 에피소드를 하나 만드는 것이니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 전쟁이라 치면 병사들이 무기 하나를 더 얻는 셈이니 말이다.
설사 면접에서 관련 내용을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굳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음 과정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장담컨대, 이 날의 한걸음이 헛걸음이 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불시에 찾아올 '기회'를 위해 경험 하나씩 적립해 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관찰을 하고 나면 근처 커피숍에 앉아 그간 준비해 왔던 자료들을 살펴보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져보자. 준비했던 답변들도 하나씩 살펴보고, 빠진 것은 없는지, 보탤 것은 없는지도 최종적으로 체크해 본다. '차라리 지금 바로 면접을 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런 분들은 이때부터 면접이 시작됐다고 여기면 된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면접만을 위한 에티튜드로 지내며 내일의 해를 맞이하면 된다.
24시간 면접 카메라가 당신을 비추고 있다. 표정을 점검하고, 자세는 바르게 하고, 걸음걸이도 당당하게 하라. 눈에는 여유를 담고 입가엔 미소를 장착하자.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크게 하자. 눈을 감고 내일 당당하게 임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심호흡을 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면접 당일에는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없다. 특히나 이른 아침부터 시험을 보게 되는 경우는 주위를 둘러보기는커녕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까 마음 졸이며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 당일 내면의 평화,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하루 전날은 사전답사의 날로 꾸려가도록 하자. 기업에 몸담은 분들은 다 아는 진리의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