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을 찾아서
면접을 앞두고 갑자기 심장이 정신없이 날뛴다면
순간 핑그르르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진다면
숨이 가빠오고 온몸이 굳어지는 것 같다면
눈을 감는다.
무조건 눈을 감는다. 0.5초라도 괜찮다. 잠깐 눈을 감으면 심리적으로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나를 잠시 떨어뜨려놓음과 동시에, 냉정함을 되찾고 떨리는 마음을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0.5초만 외부의 불안과 나를 분리시켜도 내 심장을 진정시킬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분명 도움이 된다. 잠시 눈을 감고 피톤치드가 가득한 대자연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스트레스를 정화하고, 숨을 내쉴 때마다 노폐물을 함께 내보낸다고 생각하자.
'면접에서 떨리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라고 자기 암시를 하면서 면접장에 들어서도, 나도 모르게 빠르게 뛰는 심장은 어찌 제어할 도리가 없다. 그럴 때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한다. 심호흡을 할 수 있다면 심호흡을 길게 하면 되고, 면접관이 코앞이라 심호흡이 여의치 않을 때는 0.5초 눈을 감고 큰 숨을 '훅-' 쉰다. 쓰읍- 후우-.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면 된다.
"'살짝' 떨립니다."
많이 떨린다고는 말하지 말자. 사실상 많이 떨고 있어도, 말로는 살짝 떨린다고만 하자.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떨리는 것을 감추기보다는 차라리 솔직한 심정을 공개하는 것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잠재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면접관은 좀 더 여유를 갖고 바라봐 줄 것이다. 어찌 보면 조카나 자녀뻘일 수도 있는 지원자들이 '떨린다는 이유'로 밉게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치게 떤다면 마이너스가 될 수는 있다. 면접은 상대평가다. 떨리는 지원자들 사이에서 정신을 서둘러 수습하고 차분히 자신의 면접을 이어가는 지원자가 눈에 띌 수밖에 없을 터.
'2.1.1. 호흡법'
극에 달한 스트레스, 치솟는 아드레날린을 잠재울 방법! 매우 간단하다. 스탠퍼드대학교 신경생물학과 앤드류 후버먼 (Dr. Andrew D. Huberman) 교수가 알려주는 호흡법을 따르면 3초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도 스트레스 수치를 확 낮출 수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숨을 두 번 들이마신 뒤, 한 번에 내쉬는 것이다. 필자는 쉽게 기억하기 위해서 '2.1.1. 호흡법'이라고 불렀다. 2번 들이마시고, 1초 멈췄다가, 한 번에 길게 내뱉기.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된다면 들이마신 뒤 심장 박동을 느끼며 잠시 숨을 멈추어 본다. 그리고 날숨은 가능한 한 얕고 길게 내쉬어 보자. 이 책을 읽고 있는 분들도 지금 함께 따라 해 보시면 좋겠다. 호흡법은 한 번 익히면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으니 이 기회에 꼭 익혀보시기 바란다.
눈을 감는다.
스읍- 습-
(멈추었다가)
후...... 뱉는다.
들숨에 맑은 공기를 넣고,
날숨에 스트레스를 흘려보낸다.
어느 정도 심장이 진정되었으면 눈을 뜬다.
한결 진정되었을 것이다.
넘어지는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지만, 일어나지 않은 것은 너의 잘못이다.
(My life is my responsibility. To fall is not your fault, but not to get up on your feet will be.)
누구나 떨릴 수 있다. 그러니 '망쳤다'라고 생각 말고 얼른 일어나 정신을 수습하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걸 피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찾아라
면접을 앞두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나 혼자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아라. 일찌감치 면접장에 도착했다면 근처 커피숍이 될 수도 있겠고, 비상대피공간이 있는 복도 끝이 될 수도 있겠다. 가장 쉽게는 화장실이 떠오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이 제멋대로 두근거린다면 차라리 화장실을 가라. 눈을 감고 차분히 마인드 컨트롤을 하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호흡이다. 앞에서 설명했던 '2.1.1 호흡법'을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는다. 심장이 진정될 때까지 심호흡을 반복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 대뇌이자.
'나는 할 수 있다. 떨리는 게 당연하다. 준비한 대로만 하고 나오자.'
다행히도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한다. 즉, 내가 믿는 대로 뇌도 믿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나는 정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나를 안아준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할 때를 떠올려 보자. 가볍게 등을 두드리거나, 팔뚝을 부드럽게 문질러주거나, 꼬옥 안아줄 것이다. 그게 인간이 인간을 위로하는 방법이다. 슬플 때나 긴장될 때도 비슷한 제스처를 사용한다.
잔뜩 긴장된 나를 위로하고 진정시켜 줄 지인이 가까이에 없다면 스스로를 응원해야 한다. 팔을 교차해 최대한 나를 안는다. 어깨를 토닥였다가, 팔뚝을 문질렀다가, 괜찮다, 잘할 수 있다, 스스로를 위로해 주고 응원해줘야 한다.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뿐더러, 덩달아 자신감도 생긴다. 역시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다.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남들도 나를 믿지 않는다. 내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나 자신이다.
"우리가 바람을 바꿀 수는 없지만, 돛을 다르게 펼 수는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면접을 피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수는 있습니다.
여러분의 면접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