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 오소희
아이는 아이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때로는 같은 것을 보고 즐거워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아이는 나와 다른 것을 '선택'한다. 그것은 곧 '엄마, 나는 나름대로 여행을 즐기고 있어요'하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마치 선물처럼,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알게 해 주었다. 아이의 보폭은 좁고 일정은 늘어졌지만 아이는 그렇게 걷지 않았으면 결코 보지 못했을 것들을 내게 보여주었다.
로라는 모르고 있었다. 관계의 많은 부분이 희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자신이 희생하는 것들과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데 그것을 얻을 수 없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그 '무언가'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그 '무언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희생하지도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