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뚱뚱해서 왕따였다
왕따를 당하지 않았다면...
요즘 학교폭력이슈가 난리다,
나도 그에게서 나를 겹쳐본다.
나는 중1 때 100킬로를 넘은 엘리트 비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는 체중을 안 재봐서 쭉 그 상태로 살았다.
뚱뚱함이란 것이 그들에게는 퍽 신기했는지
난 항상 동물원 원숭이로 살았다.
몇 반에 제일 뚱뚱한 애.
그것이 내 수식어였고 뚱뚱하면 만만하게 보는 것이 합법이라도 되듯이 나를 못살게 굴었다.
특히 머리가 커지고 이성에 눈뜰 중학교 때는 수위가 절정이었다.
내가 본 시험지에 점수 대신 돼지라고 빨간색으로 써놓고 지나갈 때마다 뒤통수를 치고 내가 앉아야 할 자리에 물총으로 물을 뿌려놓고 청소시간에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했다.
나는 견디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매일이 지옥 같았고, 엄마한테 울면서 학교 그만 다니고 싶다고 했다. 눈을 감으면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아마도 가해자들은 나 같은 거 기억 못 할 수도 있다.
그냥 뚱뚱했던 애. 그거 말고 뭐 있었나? 싶을 수도 있다.
나는 항상 가라앉아있었고 그들은 나를 깔아뭉개고 서있었다.
급식실에서 누구랑 밥 먹어야지 고민하고
나랑 짝이 되어줄 누군가를 찾아야 하고
체육시간이 되면 항상 동떨어져 멀리 서있는.
아직도 불쑥불쑥 그때의 기억을 꿈으로 꾼다.
일어나면 머리가 새하얗다.
나는 아직도 잘 못 지내. 너희는 잘 지내니?
나만큼 꼭 불행해져라.
매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