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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자의 옷장 Feb 28. 2024

사유의 옷장을 닫으며

 소설 <어느 늙은 테일러의 구원>과 더불어 <사유의 옷장>까지 완성 시키는데 약 1년 3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사실 이것들은 인기없는 글이라는 것을 잘 안다.


옷을 이야기하는데도 옷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철학의 문제를 옷으로 가져와 입음에 대한 담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글들을 적은 가장 큰 이유는 클래식 남성복이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인 요소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사유되며 입히기를 바라고, 혼란한 현재의 패션 세계에서 클래식 남성복으로 남은 것들은 디자인의 근간이 되어 변형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기에 그 근간이 더욱 단단해야만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본질이라는 것은 외형의 것으로 남기도 하지만 클래식 남성복의 경우 외형 이외의 것도 중요하다.


외형만이 남은 의복이라면 어느샌가 그 본질은 사라져 그저 ‘과거의 것’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앞선 글들을 통하여 피력하였듯, 역사 문화 인간 사상 철학 등이 전부 복합적으로 적용되며 입힌 것이기에 외형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많은 외형을 남겼는지 모른다.


그러나 본질까지 남아 오랜 시간을 걸쳐 남성들에게 입히는 외형은 딱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오히려 이름 없는 사람이 만든 외형이 본질을 갖추게 되고 현재까지 입힌다.


이것은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입는 사람들까지 전부 ‘사유’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 두 작품-작품이라 칭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을 통하여 옷 이외에 강하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삶’-그리고 삶을 구성하는 것들-이다.


삶이란 선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함을 추구하고자 하며 그 안에서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나를 계속 고민하다 보니 필자는 수도자와 같은 삶의 결론을 찾게 되었다.


물론 이는 현 시대와 괴리가 있다,


하지만 클래식 남성복의 방향성이 댄디-혹은 패션으로 해석-로 가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간다면 이는 자신에게 엄격할 수 있는 수도자와 같은 삶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는 어렵다.


자본과 멋이랑 무한한 전쟁을 개인적으로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렇기에 사유를 계속하며 옷이 아닌 삶을 찾아가며 그곳에 옷을 맞추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더하여 클래식 남성복이란 그 자리에서 남자들을 반겨주니 이보다 감사할 수 없다.


그러나 클래식 남성복이란 일종의 칼이다.


칼은 나의 삶을 더욱 편하게-요리 등- 할 수도 있지만 나를 죽일 수도 있다.


앞서 말한 듯 자본과 멋에 잠식되었을 때 그렇다.


필자는 그 격렬한 싸움에 이 글들이 독자들에게 유용하게 작용되기를 바라며, 이글을 마지막으로 사유의 옷장을 닫고자 한다.





긴 글들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 등 남자의 옷장으로 적히는 모든 글의 저작권 및 아이디어는 남자의 옷장 본인에게 있습니다.


썸네일 이미지 출처 : UnsplashMuseum of New Zealand Te Papa Tongarewa


28FEB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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