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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은 선물 Oct 19. 2022

우정(友情), 선물을 주는 사람이 되자

슬기로운 선생님 생활


우정(友情):
*벗 사이의 정     




시간도 쪼개서

시간을 나누고    

 

눈물과 웃음으로

마음을 나누고    

 

음식과 책으로

선물을 나누면


벗 사이의 정이 깊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생긴다.

새로 만난 사람과도 깊은 우정의 샘이 생겨 정이 흘러넘친다.

         


최근에 내게 책을 추천해달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학부모 상담일에 승철이 엄마가 책을 추천받고 싶다고 했고, 지난주에는 같은 학년 변호사 샘(학교 폭력 담당자라서 내가 부르는 애칭)도 철학책 3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으며 어제는 대학 때 단짝 친구도 책 한 권 사달라고 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고 있지만, 책 추천을 받으면 사실 고민이 된다.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내가 인생 책이라고 추천해주었던 책들은 책의 글자도 작고 완독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승철이 엄마의 부탁은 학부모이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되어 아직도 숙제를 못 하고 있지만, 변호사 샘과 친구의 부탁은 하루 동안 고민하고 선물로 보내주었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서로를 알고 지낸 지 3년이 되는 변호사 샘에 보낸 책은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마르크스 아울렐리우스의 명상록』, 『50대에 읽는 논어』였다.     

변호사 샘에게 보낼 책을 골라골라~ 더 똑똑해지는 샘 되시는 거 아니에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변호사 샘의 지적 욕망을 채워주라고 『마르크스아울레리우스의 명상록』은 내가 우리 아들딸이 필사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50대에 읽는 논어』는 40대 후반에 들어선 샘이 10년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라는 마음으로 보냈다.  

    

대학 친구는 주말마다 절에 다녀서 내면의 깊이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이니까 철학책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책은 도끼다』, 『생각의 탄생』,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보냈다.  

    

대학 친구에게 선물로 보낸 책 3권으로 행복한 일상이 되길 빌어본다.

『책은 도끼다』는 친구가 책 읽는 즐거움에 빠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생각의 탄생』은 친구가 큰딸 내외와 살면서 어린 손자 돌보는 즐거움에 빠진 할머니가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류시화의 시집,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철학이 좋아서 선택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박웅현, 『책은 도끼다』, 저자의 말 중에서       

   

카프카는 책이란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다.’라고 했다. 아첨 이렇게 딱 맞는 표현을 썼을까?     


나도 몇 년 전 『생각의 탄생』을 밤새워 읽고 가슴이 먹먹하고 그동안 과거에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아들과 딸에게도 속죄하고 싶어졌다. 이미 지난 과거야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현재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만이라도 생각을 가로막는 교육이 아니라, 생각이 탄생하는 교육을 하고 싶어졌다.      


아무튼, 변호사 샘과 친구가 내가 보낸 책을 읽고 꽁꽁 얼어있는 마음의 바다가 녹아서 더 넓은 책의 세계 속으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철학을 얻고, 가르치는 기쁨과 환희를 교실에서 경험했으면 더 좋겠다.      


나는 일상이 선물로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기로 2022년에만 매일 받은 선물을 3개월 동안 기록했더니 너무너무 많았다 (사진으로 기록한 것만 256가지, 빼먹은 날도 많음).

    

블로그에 받은 선물들을 살펴보니 그 종류도 다양하다. 봄날을 빛나게 해 준 수많은 새싹과 봄꽃들로부터 지인들과 나누는 음식, 그리고 책, 사람들과 만나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수많은 선물들. 기록하며 가끔 블로그를 열어보며 감사하는 일상이 되니 전보다 행복하고 평안해졌다.

블로그 글: 7반 샘이 월요일에 4개의 토마토를 주셨다. 나도 오늘 주문한 사과 오면 갖다 드려야지!!

     

비록 금리가 올라 갚아야 할 주택담보 이자가 몇십만 원 늘어나고 한도까지 차 버린 마이너스 통장으로 50대 나이에 눈앞이 캄캄한 오늘이지만. 내가 나눌 수 있는 시간, 마음, 음식, 책들로 행복한 부자로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      


<선물 주는 선생님>

-활짝 웃으면서 인사로 선물하자.

-집에 많은 야채, 과일, 생선을 선물하자.

-좋은 정보를 나누자.

-좋은 책을 읽고 선물하자.

-시간을 내서 위로하고 기쁨을 함께하자.

-사람의 모범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선물하자.     

   

어제는 나흘 동안 시간강사로 오셔서 2반을 가르쳐준 선생님에게 ‘건강 특강’을 해준 선물로 동학년 샘들이 같이 쿠키를 선물로 드리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안아드렸더니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귀한 선물, 대접은 처음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68세 은퇴한 시간강사님과도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친구가 될 수 있다. 딱 4일간의 인연임에도 말이다.       


아이들의 마음에 좋은 씨앗을 뿌려서 평생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선생님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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