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육아의 질은 부모의 질을 넘을 수 없다

144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축복이는 수영이 좋아요


나는 겁이 많다. 물을 무서워한다. 어릴 때 수영을 배웠지만 수영을 못한다.


아기들은 양수에 있다 나왔기 때문에 태어나면 수영을 할 수 있단다. 그래서 SNS에서 '아기 수영장'은 핫한 육아템이다. 욕실에 작은 수영장을 설치해 놓고 아기 목에 튜브를 끼면 아기가 발장구를 치며 논다. 하지만 겁쟁이인 나는 별로 그런 시도를 하고 싶지 않다. 혹시나 아기가 물에 빠질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안전제일인 내 성격 탓에 4개월이 넘은 지금도 아기 목욕은 거실에서 시킨다. 화장실은 미끄럽고 좁기 때문에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은 거실에서 하는 목욕을 고수하고 있다. 욕조 두 개에 물을 받아 하나는 거품용, 하나는 헹굼용으로 사용한다. 신생아 때 산 이 욕조는 이제는 많이 작아졌다. 축복이는 그 사이 많이 자랐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오늘 목욕시간에 축복이는 신이 났는지 욕조에서 물장구를 쳤다. 어찌나 발을 세게 구르는지 거실에 물이 흥건해졌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목욕 후에 거실 바닥을 더 많이 닦게 되었지만 그 정돈 괜찮아! 축복이의 물장구가 마냥 귀여웠다. 이미 작아진 욕조에서 발장구를 치고 있는 축복이의 성장이 반갑고 대견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남들처럼 아기 수영장을 해주면 좋겠지만, 겁쟁이 엄마가 무서워 그건 안 되겠다. 아쉬운 대로 내일부터는 더 큰 욕조에서 씻겨줘야겠다. (미리미리 안 하는 P성향이지만 큰 욕조만큼은 진작에 사놨다.)





육아의 질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이 말을 교대 다닐 때 처음 듣고 감동받았고, 현직에 있는 지금도 동감한다. 교사가 모르고 못하는 것, 관심 없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는 어렵다. 교사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라고 가르쳐도 교육이 되기도 어렵다. 그래서 교대 재학 시절 나는, 아이들에게 본이 되고자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은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아기를 키우다 보니 이 말은 육아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물을 무서워하고 별로 권장하지 않는 엄마 밑에서 수영선수 자녀가 나오기는 어려운 일이다. 부모가 한 번도 스케이트장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자녀가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기를 꿈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육아의 질은 부모의 질을 넘을 수 없다.


그러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바쁘고 무거운 일인가. 나를 거울처럼 보고 스펀지처럼 흡수해 버리는 작은 생명 앞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조심해야 한다. 또한 원래의 내 작은 틀 안에 갇혀만 산다면 아기는 넓은 세상을 무엇을 통해 배우겠는가. 그러니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바쁘고 험하기만 하다.


하지만 하나뿐인 우리 축복이를 위해 육아의 질, 한껏 높여봐야지!

라고 말하지만 밤잠 재우기에 바쁜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늘 염두에 둘 것!

keyword
이전 07화우리 아기는 이거 하나면 행복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