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71 ~ 80

71 헌옷 수거함에 엎어지듯 버려진, 너무나 거대한 곰 인형의 시체……. 교묘하게도, 절대 얼굴을 볼 수 없게 해놨어.


72 날 둘러싼 모든 문제는, 기껏 도망쳐온 대형 아파트에서 길을 잃은 거와 비슷한지도 몰라. 세로로 분할된 아파트…….


73 나의 식성은 초록빛. 옷은 까맣고, 입담은 노란 색이야.


74 마치 낙차 때문에 특별히 따뜻하게 튼, 온수 같은 감정.


75 아! 숲에도 별이 초록초록 달려있구나!


76 이상하게도 난, 벚꽃이 지면서 서서히 섞인 푸른색이 좋아. 뭐든 뒤섞여있는 것엔, 거대한 매력이 느껴지지.


77 우연히 검은 나방이 나는 모습을 보았어. 바람에 맞서며 자신의 방식대로 펄럭대는 모습에,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하고 울어버린 거 있지?


78 고향의 그것에 비해, 철원의 풍광은 날 압도할 때가 많았어. 분명 치가 떨리는데도, 이곳도 나름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거야. 언젠간 여행자로 다시 오게 되겠지.


79 소리만큼 빠르게 소실되는 것들…….


80 괜히 세게 보이려는, 아픔이 있는 사람들은 소나기 같아.(고등래퍼의 한 친구를 보며)

keyword
이전 03화‘나’ LV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