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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서 Jun 23. 2024

야유회가 사라져 간다.

점점 사라지는 것들

어릴 때 아버지 직장에서 가족야유회를 실시해서 참가해서 운동 게임도 하고 경품도 타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그런 모임은 거추장스럽고 구식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과거의 향수는 기억 보정값이 적용되어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수도 있지만 

확실히 사람과 사람들이 어울리는 의미는 과거와 현재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때문에 중단되어서 복원되지 않는 것들이 사회전반적으로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모임은 확실히

사라지는 추세인 것 같다. 

이곳에 온 해당 연도에는 야유회가 있기는 했지만 올해부터는 조용히 사라지는 분위기이다. 

보통 축제가 끝나면 야유회를 가고 예전에는 교류전도 하면서 제법 크게 행사를 했었다고 한다. 

사실 보통 회사에서는 축제기간이 없지만 학교는 비록 주인공은 학생들이지만 협조를 하는 수고로움은

이런 식으로 보상되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코로나사태 이전에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기도 하고 가속화되어서 이제는 모이는 것보다 

수당으로 채워지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고 회사는 회사, 사생활은 사생활이 확실히 구별되면서

회사 내에서 친목을 다지는 모임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대규모 친목 행위는 안전사고 등의 이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구식이 되어 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역행하기는 어려운 법이기고 하고 돌고 도는 것이 역사라고 하지만 당분간 이런 모임은

사라질 것 같기는 하다. 

요즘 스트레스가 없을 것 같으면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들이 있는데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어서

스스로 답답하다. 

과거 집을 떠나서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야 했던 사람들은 참으로 이런 시간들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통신이 발달한 지금도 답답한 것들이 많은데 말이다. 

지금 새로운 자기 발전을 위한 시간들이 무의미하다고 느낄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들기는 하다. 

애초에 건국일기를 쓰기 시작할 때는 제2의 인생의 시작에서 자리 잡아가는 과정들을 남기고 싶었는데

방향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하다.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가만히 있는 날 소재로 너무 많이 소모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싶어서 하게 되는 일도 아니었고 계획대로 되는 일들이 별로 없다. 

그 와중에도 감사할 일들이 많이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족과 떨어진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책망하게 된다. 

솔직히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으면 당장 갈 수도 있지만 야속하게도 지난 시간 동안 쌓인

치료비가 고스란히 빚더미 되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것이 이런 곳인지 하루에도 수십 번을 고민과 갈등을 하는 자신을 보고 

알 수 없는 죄책감도 밀려오는데 이것이 현재의 나를 잡아 두고 있는 것 같다. 

야유회라는 것이 사실 좋아하거나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변화가 대수로운

것도 아니다. 

사실 지금의 내게는 그런 일들이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런 관점들을 생각하고 보내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그것이 있어야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자아를 지탱해 주는 것 같다. 

현실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답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동안 주위에 있었던 야유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 

어린 시절의 야유회도 학생 때의 야유회도 사회초기에 야유회도 그리고 가족들과 쌓아가던 야유회도

모든 야유회가 멀어지더니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두렵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존재하지만 이제는 그런 자리가 불편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어린 시절 있던 장소가 사춘기와 여러 가지 감정들을 가지면서 무너지게 

되는 것을 겪으면서 그대로 발전시키거나 혹은 새롭게 재구성되기도 하고 단순했던 것에서

복잡한 구성으로 변모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의 인생은 정말 다양한 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춘기는 몇 번이고 지났을 나이가 되었음에도 그런 변화에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만 같아서

두려워하는 것이 어른답지 못한 것 같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약한 자신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고 건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었는데 확실히 지금은 정체기임을 절실히 느낀다. 

그래도 오늘을 열심히 사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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