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 친구가 꼭 필요해?
자발적 왕따(?)를 자처해서 친구를 꼭 사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내 생각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맺게 되는 관계들이 생겨나서 솔직히 귀찮았다.
생각해 보면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랑이도 그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친구들과의 사회성을 만들어가는 것보다 혼자서 있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한다고 생각만 하는 것인지 그게 확신은 없는 것 같다.
걱정이 된다.
결국 아웃사이더 같았던 역할놀이도 이 나이가 되어 자녀를 마주하다 보니
우왕좌왕거리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사춘기냐고 하면 화를 낸다.
사랑: 난 우울증이야, 왜 자꾸 사춘기라고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해하려고 해.
그냥 우울증이야.
킁! 우울증인 것이 더 문제이려나..
유난히 긴 시간을 혼자서 우울한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아..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데.
자꾸 자신감을 잃어간다.
다 알 것만 같았던 내 아이가 이제는 잘 모르는 부모가 되었다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더 관심을 갖고 기다려야지.
이제는 가이드 역할은 끝난 것을 인정해야 한다.
더 이상 모든 것을 길잡이 하던 시간은 끝나고 새로운 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대화에 긴 여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노력하면서
얽혀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나도 겪은 과정이니깐.
사랑이의 꿈은 여러 번 변하고 있다.
그것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내 임무이지만 급변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지 친구라는 것은 중요한 의미임에도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지금 사랑이에게 친구가 있다면 참 여러 가지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요즘 더 대화를 하기가 어렵다. 글을 쓰고 싶다면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마련한
'생각주고받기'도 잘 안 하려고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는 일은 너무나 어렵지만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일인 것은 확실하다
사랑: 상담도 받고 나도 노력하고 있잖아. 그럼 된 거야
친구는 없어도 그다지. 별로 생각 없는데 그다지.
아이고 '그다지'라는 그 말은 정말 당황스럽다. 그다지이라는 말에는 뭔가 숨겨진 욕구가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랑이도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닐까..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어릴 때 친구랑 노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물론 자라면서 성향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곁에 있지 못해서 변화를 미처 몰랐을까..
하지만 이런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그래도 서로에 대해서 표현은 한다.
다행스럽게도 50:50에서 51프로 되었다고 한다.
4년의 공백에서 절반까지 떨어졌다가 1프로 올리는데 1년이 걸린 것 같다.
그럼 앞으로 49년이 더 걸리면 다시 100이 되려나..
근데 사실 그게 최고겠지만 최선이라고 장담은 못한다.
어쩌면 100의 관계는 없을지도 모른다.
친구도.. 믿어보자 사랑이를. 나의 사랑이가 멋지다는 것은 분명하니깐.
걸맞은 친구가 생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