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라는 오지의 숲을 탐험 중입니다>

6. 아이의 고열로 밤잠 못이룰때

by 이지

아기를 낳고 나니 주변에서 "몸은 좀 괜찮아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열달 동안 아이를 품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 그리고 육아를 하며 필연적으로 얻을 수밖에 없는 몸의 통증과 질환들은 어쩔 수 없이 육아와 함께 안고가야한다. 하지만 나의 아픈 몸은 돌볼 겨를이 없다.

육아에 있어 내 몸뚱아리는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난다. 내가 몸이 아파도 아이를 위해 일어서야 하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신기하게도 그 정신력과 에너지는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라온다.

이게 부모의 본능인 것인가? 자신의 몸이 아파도 돌봐야 할, 책임을 져야 할 아이가 있다는 사실 하나에 우리는 무적의 힘을 발사한다.


무적의 힘은 아이가 아플 때 솟구친다. 바로 슈퍼맨, 슈퍼우먼이 될 시간인 것이다. 찾아오는 잠이라는 악당들을 물리치고 솟구치는 나의 모든 욕구들을 뒤로한채 작고 여린 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힘을 끌어모아야 한다!


얼마전 첫째 아이가 열감기에 걸려 밤새 고열이 났다.

나는 밤새 아이의 컨디션에 맞추어 간호를 하느라 잠에 들더라도 다시 일어나 아이의 열을 체크하고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으며 아이를 보호했다. 10분, 20분 쪽잠을 자며 아픈 아이의 요구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아가 요구하는 모든 욕구를 희생하며 자녀를 돌봐야하는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하루 하루를 버텨간다. 이러한 수많은 희생과 버팀은 인생에서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하게 되는 'Challenge(도전)'이다. 하지만 이 '도전'의 결과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인정없는 요구, 보상없는 도전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묵묵히 매순간 퀘스트를 깨어가며 부모라는 이름으로 성장한다.


'부모'라는 이름의 값이 이렇게 무거운건지 어릴때는 알지 못했다.

'부모'가 지어야 하는 짊이 이렇게나 태산같은지도 몰랐다.

그러나 '부모'가 보게되는 행복이 이렇게 큰지도 몰랐다.

'부모'로 성장하는 것이 이렇게 값진 것인지도 몰랐다.


부모는 자녀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계의 초침이 달리 흘러가는 듯하다.

나 혼자였던 인생의 초침이 이제는 자녀와 함께 가는 초침으로 바뀌어 가며 우리는 수많은 것들을 배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간다.


가끔은 벅차고 힘들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이 '엄마'로의 자격이 충분한지 의심이 될때도 많고 세상에 널린 '좋은 부모'라는 명칭의 본보기가 나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머리로는 알지만 현실의 육아전선에서는 아름답게 포장되기 어려운 전쟁같은 시간들이 흘러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부모가 되지 이전에 삶을 그리워하고싶지는 않다.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는 현실의 모습속에서도 내가 보지 못한 찬란함이 우리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너와 나, 우리의 관계 안에 만들어지고 빚어지는 이 찬란함은 여러가지 감정의 색깔이 담겨있어서 아무도 흉내내지 못한다. 우리만의 고유한 모습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믿는다.


그게 우리의 '사랑'이라 확신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희생'이라해도 결국은 땅에 떨어지지 않는 값진 열매라는 것을 기억하며 나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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