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장마철이면 습기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여름이 아니라 해도 평소 소중한 내 집을 건강하고 쾌적하게 잘 돌보려면 약간의 수고는 필요하다. 화장실 습기를 완벽히 날려 버리는 관리 방법에 대해 4단계로 정리해 본다.
1단계. 스퀴지로 물기부터 제거하기
중요한 것은 샤워 후 바로 제거하는 것이다. 벽면부터 쓸어 주면서 물기를 바닥으로 모아야 한다. 배수구 방향으로 바닥도 마저 쓸어내면 물기가 어느 정도 제거가 된다. 건조한 날씨에는 문 활짝 열고 이 정도만 해도 금방 말라서 관리가 쉽다. 하지만 장마철에 이렇게만 했다가는 바로 곰팡이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안방 화장실은 특히 통풍이 잘되지 않아서 습기 관리가 더 힘들다. 처음부터 아예 물 쓰기를 포기하고 건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겠다.
2단계. 전용 수건으로 물기 닦아주기
매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빠르게 마르는 적당한 두께의 수건을 준비한다. 너무 두꺼우면 닦을 때 뭉치고 무거워져서 오히려 쓰기 불편하다. 또 잘 마르지 않으니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관리가 더 힘이 든다. 유리와 세면대를 먼저 닦는다. 이때 샤워부스 물막이(프로파일) 부분에도 물이 묻어 있다면 쉽게 빼서 닦을 수 있다. 그리고 벽면, 바닥 순으로 슬슬 닦아 준다. 팔 아프게 힘쓰지 않아도 충분하다. 만약 얼룩,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그 부분은 청소를 먼저 해야 하겠다.
결국 쓸고 닦고 청소하란 소리다 싶겠지만, 어떤 일이든 한꺼번에 해내려면 부담이 되고 미루고 쌓인 만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러면 참 하기가 싫어지기 마련이다. 지금부터 하나씩 조금씩 시작해서 끝내면 된다.
3단계. 서큘레이터로 공기 순환하기
서큘레이터는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고 온도차를 작게 하여 냉난방 효과를 높이는 전기 기구이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환풍기만으로 건조가 될 리 없다. 습한 외부 공기까지 유입이 되어 건조 속도도 느리고 습함이 계속해서 남게 되니까. 서큘레이터를 켜주면 내부의 공기 순환이 잘 되어 습기 제거가 확실히 빨라진다.
4단계. 캔들 켜두기
초가 연소하면서 잡내, 습기를 제거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방법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작은 초 하나에 모든 습기를 맡길 수는 없다. 3단계 정리 과정이 끝나면 마무리 단계에서 유용하다. 욕실 특유의 꿉꿉한 냄새도 잡고 습기도 잡고 은은한 분위기는 덤. 환기를 위해 욕실문은 활짝 열어 두고, 초를 켜둘 땐 항상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욕실 습기 제거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직접 최대한 없애고 말려주는 것이다. 나란 사람도 살림에 그리 부지런하지는 못하다. 미루고 쌓인 뒷감당이 싫어서 미리 살림에 꼼수를 쓰는 편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힘 빼고 슬슬 움직여주는 습관이 쌓이면 살림은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다. 그 덕분으로 매일 쾌적한 욕실을 이용하는 특권도 누려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