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나와 거리가 멀다. 우리 집에서 내가 키운 식물, 아니 어디서든 내가 키운 식물은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그런 집에 꽃병은 사치다. 그래도 어쩌다 꽃을 선물 받으면 꽃을 꽂을 공간이 필요하다. 그럴 때는 생수병 밑을 잘라 대용으로 쓴다. 사실 꽃병이 무엇인지 중요할까. 꽃이 꽂혀 있으면 꽃병 아닐까. 본질을 볼 수 있어야지, 그 존재가 어떤 것인지 주장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