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여름 불청객, 모기

by Doctor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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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즐겁고 신나는 일도 많지만, 언제나 즐겁지 않은 존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잠잘 때 귓가를 맴도는 모기입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난 아이의 얼굴에 모기 물린 자국이 있으면, 부모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파트 생활과 방역이 잦아지며 모기가 우리의 곁에서 멀어진 것 같았지만, 새로운 기후변화와 감염병 발생은 다시금 우리에게 모기의 위험성을 걱정시키게 합니다. 오늘은 여름철 모기와 그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모기는 감염병을 싣고


모기는 여러 질환들을 사람에게 가져옵니다. 현재까지 모기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주로 알려진 질환은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 바리어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디움이라는 기생충이 주로 암컷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환입니다.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에서 연간 약 2억 4,700만 건의 감염과 62만 명 이상의 사망이 발생하며, 이 중 5세 미만 영유아가 전체 사망의 67%를 차지해 가장 취약한 집단입니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10~15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가 늦어지면 간이나 신장 손상, 뇌병증으로 진행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뎅기열 또한 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억 9,000만 명이 감염됩니다. 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 주된 증상이며, 일부 환자는 혈소판 감소와 출혈 소견을 보이는 ‘뎅기 출혈열’로 악화될 수 있어 어린이에게서도 치명률이 높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비교적 경미한 발열과 발진, 관절통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의 소두증 및 신경발달 장애를 유발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2015~16년 있었던 대유행 당시 브라질 등에서 태아 기형 사례가 급증해 전 세계적으로 큰 우려를 낳았습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주로 야생 조류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며, 감염자의 80~90%는 무증상이지만, 1% 미만에서 신경침범으로 인한 뇌염, 뇌수막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서 중증 합병증이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아이들 더 취약할까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다음과 여러 이유로 인해 모기가 감염시키는 질환에 더욱 취약합니다.


첫째, 미성숙한 면역체계입니다. 어린이는 면역세포의 종류와 기능이 성인에 비해 발달 단계에 있어, 외부 병원체에 대한 초기 방어 능력이 떨어집니다. 실제 여러 사례에서 바이러스성, 기생충성 질환에 대해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감염과 사망 위험이 현저히 높게 나타나며, 미성숙한 면역체계에 기인합니다.


둘째, 피부 장벽과 조직 반응이 다릅니다. 어린이는 피부 두께가 얇고 각질층도 덜 발달하여 모기 침투 시 바이러스나 기생충이 더 쉽게 조직 내로 진입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염증이나 가려움 때문에 긁는 행동이 잦아져, 물린 부위에 2차 세균 감염 위험도 높아집니다.


셋째, 과민반응이 빈번합니다. 모기 타액 단백질에 대한 항원 노출이 적은 어린이는 성인보다 과도한 국소 반응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른바 ‘스키터 증후군’이라 불리는 이러한 증상은 국소 부종, 통증, 열감 등을 동반하며, 증상이 심하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넷째, 행동 및 노출 패턴의 차이입니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야외활동이 잦습니다. 이 때문에 모기 활동 시간대에 오랜 시간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긴 옷이나 모기기피제 등 보호장비 사용도 낮은 편입니다. 탄자니아 학교 연령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로 물 긷기, 취침 전 학습, 야외 놀이 같은 일상 활동이 모기 물림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안전할까요?


최근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도 겨울철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모기의 월동 생존율이 높아지고, 번식기와 흡혈 활동 기간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DMZ 주변 지역에 국한되던 온대성 말라리아도 최근 재유행을 보이며 연간 수천 건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온난한 기온이 모기 번식과 병원체 발달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외여행이 빈번해지며, 외국에서 유입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뎅기열은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전 세계적 확산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24년 전 세계 보고된 뎅기열 환자 수는 1,20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입니다. 특히 평균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는 모기 번식지 확대와 바이러스 전파 잠복기 단축을 동시에 촉진하여, 전통적으로 발병 빈도가 낮았던 중위도 지역까지 실질적 위험권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뎅기열 위험은 더 이상 ‘수입 감염’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한 기후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1~2℃ 상승할 경우 국내 뎅기열 전파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흔히 관찰되는 작은빨간집모기의 서식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 유입과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웨스트나일 감염은 대체로 경미하나, 신경계 침범 시 뇌염, 뇌수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우려가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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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경,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뎅기열, 지카, 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질환에 노출될 위험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온 상승은 모기의 번식기를 연장하고 생존율을 높여 전파 계절을 평균 1~3개월가량 늘릴 수 있으며, 그에 따라 과거에는 질병 발생이 드물었던 온대 및 한대 지역까지 전파 지대가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기후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비관적인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하에서는 2050년까지 뎅기열 전파 적합 기간이 전 세계적으로 평균 1~4개월 증가하며, 말라리아 안전 지역은 오히려 일부 감소하는 반면, 뎅기열 및 지카 바이러스 위험 지역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도시화와 인구 이동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30년 내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추가로 모기 매개 질환에 취약해질 것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만약 지구 평균 기온이 4℃ 이상 상승하는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2080년경에는 “처음으로” 모기 매개 질환에 노출되는 인구가 10억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모기의 전 지구적 확산과 전파 계절의 연장은 단순한 생태계 변화가 아니라,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여름의 모습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를 모기로부터 지키는 방법


아직 2050년은 아직 우리에게는 먼 미래입니다. 다만, 모기에게서 우리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적었지만, 더 이상 먼 남쪽나라에서만 생길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니까요.

어린이를 모기 매개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개인 보호와 생활환경 관리가 모두 중요합니다.


먼저, 야외 활동 시에는 소매가 긴 옷과 긴 바지를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DEET, 피카리딘 또는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 함유 제품 같은 인증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세요. 특히 어린이에게는 성인보다 농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되, 반드시 성인의 손으로 골고루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에서는 창문과 문에 방충망을 설치하고, 실내 기온을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해 모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 시에는 모기장을 사용해 직접적인 물림을 방지하도록 하세요. 주변에 고인 물이 있는 화분 받침대, 양동이 등은 주기적으로 비워 모기 유충 서식지를 제거하고, 베란다, 옥상 배수구도 깨끗이 청소해 두면 모기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상적 실천으로도 모기 매개 질환 위협으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습니다.



모기기피제는 위험하지 않나요?


여기에서는 앞에 언급한 DEET, 이카리딘, 레몬 유칼립투스에 대해 안전성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모기기피제가 아무래도 직접 아이에게 닿을 수 있는 물질이다 보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까지의 확인된 위험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DEET를 함유한 제품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어린이 연령 제한 없이 사용이 승인되어 있으며, 등록된 농도(최대 30%) 이하로 쓰면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드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드물게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 등의 국소 반응이 보고되며, 극히 드물게는 발작과 같은 중증 사례가 문헌상 소수 보고된 바 있어, 반드시 사용설명서를 준수하고 과도한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카리딘 역시 EPA에서 어린이용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은 성분으로, 현재까지 어린이에게 위험한 근거는 없습니다. 피부 자극이 적고 냄새도 비교적 순해, 모기 기피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고려할 때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레몬 유칼립투스 계열 제품은 3세 미만의 영유아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이 연령대 어린이에게는 DEET(최대 30%) 또는 피카리딘(최대 20%) 제품을 소량으로 바르는 것이 권장됩니다.


정리하면, 기피제 사용으로 인한 위험은 매우 낮은 편이며, 질병 예방 효과가 훨씬 크다는 점이 여러 기관의 권고사항입니다.



마무리


모기는 이제 단순한 불청객을 넘어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숨은 위험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보다는, 당장에 우리 아이가 모기에서 안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가정에, 모기 소리 없는 시원한 여름밤을 기원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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