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프라이팬, 믿고 써도 될까요?

프라이팬에 숨어있는 독성 알아보기

by Doctor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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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의 조리도구 코너에 가면, 온갖 주방도구들이 즐비합니다.

저는 요리에 소질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좋아 보이는) 조리도구만 보면 그렇게 욕심이 납니다. 뭔가 저 도구만 있으면 내 요리도 파인다이닝에서 나오는 요리쯤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생각도 들면서요.

오늘은 여러 조리도구 중 프라이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프라이팬이 왜 문제일까?


프라이팬은 고온에서 음식을 빠르게 익히는 데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다만, 그렇다 보니 음식이 잘 들러붙지 않으면서 고온에 잘 버틸 수 있고 잘 부식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많은 프라이팬에서는 불소 코팅을 이용합니다. 불소는 열에 강하고 음식물이 팬에 달라붙지 않게 하는데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불소 코팅(PTFE) 프라이팬에는 과불화합물이라고 하는 PFAS 계열 물질 (특히 PFOA, PFOS, PFHxS 등)이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이들은 체내에서 분해·배출이 매우 느려 평균 반감기가 2.7~5.3년에 이르며,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모유뿐 아니라 가정 내 조리된 음식에도 잔류할 수 있습니다. 빈 팬을 348℃ 이상 과열하면 유독 가스를 방출하고 미세 입자가 음식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미칠 수 있는 건강위험


과불화합물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아이의 몸에 몇 년씩 체류하며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불소 코팅 팬에 사용되는 과불화합물들 중 특히 PFOA, PFOS, PFHxS 등은 아동 발달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환경청에서는 만성적인 과불화합물 노출이 저체중 출생, 조기 사춘기, 뼈 발달 변화, 행동 및 학습 지연 등 다양한 발달 지연과 내분비 교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과불화합물은 또한 어린이의 면역 체계를 교란하여 백신접종 후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Stanford Medicine 연구팀은 태아기 및 영유아기 과불화합물 노출이 디프테리아, 파상풍, MMR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 능력을 저하시켜, 실제로 어린이의 면역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생후 초기의 과불화합물 노출은 체질량지수(BMI)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산모 분만 시 혈중 과불화합물 농도가 높을수록 성장기 아동의 BMI가 유의하게 증가함이 확인되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과불화합물이 포도당과 지질 대사를 교란해 아동에게서 이상지질혈증 및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도 제시되었습니다.

또 다른 위험성은 인지, 행동 발달 측면에 있습니다. 과불화합물 노출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대규모 분석연구결과에서 여아, 어머니의 학력이 낮은 경우에 유의한 결과만이 확인되어 조금 더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의 만성 과불화합물 노출은 혈중 총 콜레스테롤 및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조기 노출이 불량한 지질 형성을 유도하여 성장기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있습니다.



프라이팬 조리에서 과불화합물 노출 최소화하기


프라이팬을 사용할 때 과불화합물 노출을 줄이려면, 조리 전, 조리 중, 조리 후 관리 모두가 중요합니다. 먼저 과열을 방지해야 합니다. 프라이팬은 빈 상태에서 200℃를 넘지 않도록 예열하고, 조리 온도도 중불 이하에서 유지하면 코팅 분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무것도 넣지 않은 빈 팬을 세게 가열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적절한 조리유 사용이 도움 됩니다. 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른 상태에서 예열하면 코팅이 보호되어, 팬 표면이 직접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줄어듭니다. 올리브유나 카놀라유 같이 발연점이 비교적 낮은 기름을 사용한다면, 과열 위험을 더욱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조리 도구 선택도 노출 저감에 일조합니다. 금속 재질 대신 실리콘, 나무 주걱을 사용해 코팅이 긁히는 것을 방지하고, 코팅 손상을 늦출 수 있습니다. 프라이팬 표면에 긁힘이 많이 생기면 생길수록, 내부 금속층이 노출되면서 조리 중 미세 입자가 음식에 섞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조리가 끝난 후에는 부드럽게 세척하세요. 중성 세제와 부드러운 스펀지로 가볍게 닦고,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활용해 코팅 표면에 남은 유분과 오염 물질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면, 코팅이 더욱 오래 유지됩니다. 세척 후 완전히 건조해 보관하면 습기로 인한 코팅 손상도 예방됩니다.

마지막으로, 교체 주기를 정해두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용 빈도와 조리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코팅 표면에 긁힘이나 벗겨짐이 보이기 시작하면 1~2년 이내에 교체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관리하면, 프라이팬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과불화합물 노출을 최소화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과불화합물에서 안전한 프라이팬 고르기


프라이팬을 새로 구매할 때는 ‘PFAS-Free’, ‘PFOA-Free’, ‘PTFE-Free’ 등 과불화합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을 명시한 제품을 고려해 보세요. 환경표지 (KEITI),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용 기구·용기·포장’ 인증, 한국표준협회의 KS 인증을 확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PFAS-Free 인증 마크가 부착된 프라이팬을 선택하는 것 외에도, 코팅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 스테인리스, 주철 제품 구매도 고려해 보세요. 세라믹 코팅 팬은 불소 계열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표면이 매끄러워 음식이 덜 달라붙고, 대부분의 요리에 충분한 논스틱 성능을 제공합니다.

스테인리스 팬은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주철 팬은 열 보존력이 우수해 한 번 예열한 후 낮은 화력으로도 고르게 조리가 가능합니다. 두 재질 모두 화학 코팅이 없어 긁힘이나 벗겨짐 걱정이 없고, 세척 후 바로 건조해 보관하면 녹 발생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재질의 프라이팬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니, 꼼꼼히 비교해서 프라이팬을 골라보시기 바랍니다.



생활 속의 과불화합물


프라이팬 외에도 우리가 매일 접하는 다양한 제품과 환경에서 과불화합물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먼저, 패스트푸드나 팝콘을 담는 일회용 종이 포장재는 방수, 유지력을 높이기 위해 과불화합물 계열 물질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용기에 뜨거운 기름이나 수분이 닿으면 화합물이 음식에 묻어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방수, 발수 기능이 있는 아웃도어 의류나 카펫, 소파 커버 등 제품에도 과불화합물이 코팅되어 있어 피부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구두나 가방용 보호제에도 과불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어, 손이 닿거나 공기 중 입자를 흡입하면서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장품 중에서는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립스틱과 같은 메이크업 제품 일부에 과불화합물이 유화제나 발색 안정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스프레이형 헤어제품과 데오드란트(스프레이 타입)에서 미세 입자가 공기 중에 퍼져 들숨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돗물 역시 PFAS 노출 경로 중 하나입니다. 지하수에서 과불화합물이 검출되는 지역에서는 정수되지 않은 수돗물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량의 과불화합물이 섭취될 수 있으므로,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노출 요소를 이해하고, 가능한 한 저감 하는 작은 노력이 우리 아이 건강 보호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엄마, 아빠의 손으로 아이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갖고 있을 겁니다. 내가 만든 요리를 아기 새처럼 작은 입으로 받아먹는 아이를 보는 일만큼 행복한 일도 없지요. 내가 멋지게 굽고 볶아줬던 요리가 아이의 건강에 해가 된다면 그만큼 또 슬픈 일도 없을 겁니다.

완벽한 차단은 어려울지라도, 조리 환경과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무심코 써왔던 주방의 프라이팬을 한번 살펴보세요. 표면이 많이 긁혀있다면, 이번 주말 장보기 첫 번째 목록은 프라이팬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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