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는 육아의 비밀!
워킹맘들은 물론 살림만 하는 엄마들도 일찍부터 어린 자녀를 유아원에 맡기는 추세다.
주부였던 나는 큰아이는 7살에 작은 아이는 5살에 유치원에 보냈다.
지각 능력이 미숙한 아주 어린애들은 뭐든 그대로 따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일찍 보내게 되면
나쁜 습관을 보고 그대로 배워올 것 같은 걱정 때문이었다.
전업주부였던 나는 집에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
애들이 집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함께 종이를 오려 붙이고, 함께 뛰놀고, 함께 노래도 부르며 놀곤 했다.
애들이 하나씩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칭찬을 해주고, 어려워할 때는 힘을 실어주고, 용기도 불어넣어 주며
여느 부모들처럼 엄마의 역할에 충실했다.
행복한 육아, 그 비밀은 세심한 관찰!
애들과 함께하는 것이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다.
갓난아기가 배냇짓을 하며 생긋 웃을 때나 뭔가 불편하다고 울기 직전에 얼굴을 찌푸릴 때조차도
아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꾸만 웃음이 난다.
이유식을 받아먹는 오물오물거리는 입을 봐도 엄마는 배가 부르고,
빨리 더 달라고 손을 뻗는 모습조차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꼬망만 한 손으로 가위를 잡고 종이를 오려보겠다고 입을 요리조리 삐죽빼죽한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어 진다.
숫자를 가르칠 때면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크고 새까만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모습에
잠시 반하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런 순간순간들이 그간의 고단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행복하다.
작은 애가 14개월이 넘어서야 걸었다.
그전에는 앉아서 걸었다. 서서 걷지 않고 앉은 채 양다리를 오므리며 엉덩이를 끌어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아주 신기해했다. 묘기를 부리듯 앉아서 엉덩이로 가는 것이 서서 걷는 애들보다 빨랐다.
이렇게 엉덩이로 문지방을 건너며 사방을 휩쓸고 다닐 수 있어서 걸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했다.
우리 부부는 서서 걸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걸음마를 시키며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아줌마들과 형과 누나들이 한집에 모여 놀고 있는데, 엉덩이걸음을 하며
형·누나들을 따라다니던 애가 갑자기 거실 서랍장을 잡고 서더니 한발 두 발 걷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에 나는 감격의 눈물을 글썽였고 함께 있던 아줌마들과 애들까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 아이가 걷기를 모두 기다렸던 터라 기쁨은 더 컸다.
애들을 키우지 않고서 어디서 이런 신비롭고 경이롭고 놀라운 기쁨을 얻겠는가.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지 못하면 그들의 작은 움직임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엄마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인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뿌듯하다.
육아의 즐거움, 행복을 향한 길
두 아들은 특별히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했다.
큰애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 김장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 저 학원 좀 보내주세요.”라고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왜. 학원 다니고 싶어?”라고 물었더니
“민족사관고등학교를 가려면 지금 학원에 다녀야 할 것 같아요.”라고 했다.
몇 년 전 강원도 여행 가는 길에 남편이 그 학교를 보고
“우리 아들 저 학교 들어가면 좋겠네.” 했던 말을 중학교 입학을 앞둔 터라 기억이 났던 모양이다.
때마침 몇 개월 전에 선생님으로 계신 지인을 만났다.
“우리 큰애 곧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뭘 준비해야 할까요?”
“중학교 들어가면 우선 적성검사를 해보세요. 엄마들이 그건 잘 모르더라고요.”라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고 조언대로 큰애의 적성검사를 했던 기억이 났다.
“넌 과학 책을 훨씬 더 좋아하고, 적성검사에서도 문과보다 이과 성향이 아주 강하게 나왔잖아.
민사고보다 과학고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너 생각은 어때?” 하고 물었더니 명쾌하게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연유로 집 가까운 과학학원을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 다니며 안 사실은 함께 공부하는 과학고 반 친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준비했고,
몇 년 치 선행학습을 마쳤다는 것이다. 이대로는 큰애가 원하는 과학고에 갈 수 없을듯했다.
따라잡으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날부터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 과학고에 가기 위해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좌는 생각보다 많았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에서는
그 당시 2만 원이면 1년을 들을 수 있었다.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데다 강남 유명 학원에서 1등 하신 강사분들만 모셨다니 이보다 최상은 없었다.
과학고에 가기 위해서는 고등과정은 물론 일부는 대학 기본과정까지 공부해야 했기에
이곳이 우리에겐 안성맞춤이었다.
큰애에게 그간 검색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아들 생각은 어때?”라고 물었더니
“아! 그래요. 좋아요.”라고 답했다.
큰애는 부모와 자신과의 의견이 다를 때는 자기 생각을 천천히 하나씩 설명하고 설득하지만,
부모의 말이 옳다 싶으면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두 달 다니던 학원을 그만뒀다.
아이와 함께 학습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들을 강의를 검색해서 고르고, 책을 사고, 공부할 시간표를 짰다.
계획한 대로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큰애가 처음 해보는 인터넷 강의에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두 달 동안 그 옆에서 나도 함께 강의를 들으며
강사의 말에 집중하고, 흥미로워하며, 재밌어도 하고, 감탄하고, 못 알아듣는 척하며 큰애에게 물어도 봤다.
“아들, 대단해! 엄마는 모르겠던데 그걸 알아들었어? 역시!” 이런 말들로 칭찬과 용기도 불어넣어 줬다.
이 두 달의 나의 노력이 그 후 그 많은 시간을 아이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행복을 찾는 육아의 여정
사랑하는 아기에게 장난감을 사주기만 하면 사용법을 몰라 처음부터 잘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부모가 먼저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보여 흥미를 유발해 줘야
다음부터는 사다만 줘도 알아서 잘 가지고 논다.
이때 주의할 점은 내 방식을 강요하거나 다그치면 절대 안 된다.
오히려 가지고 있던 흥미마저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학교나 학원에 선생님들이 짜놓은 학습 시간표가 있듯이 학습 계획표는 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짜줬다.
집에서 공부했지만, 학교 내신, 과학 올림피아드 대회, 창의력 대회 등에 시간을 골고루 배분한 시간표대로
열심히 공부하여 내신은 물론 과학 올림피아드, 창의력 대회 최우수상까지 받았다.
이렇게 해서 과학고에 합격할 수 있었다.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나 어른들도 하기 힘든 일을 아직 어린애들에게
스스로 알아보고, 계획하고, 준비하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아이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아예 포기해 버린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혼자 잘하는지를 지켜만 보지 말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게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
이때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녀를 끌고 가면 절대 안 된다는 조건이 붙는다는 것을 명심해라.
아이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산은 오를 수 있지만 정상까지는 가지 못한다.
부모의 경험과 자녀가 하고자 하는 의욕, 현대적 감각, 감성이 보태질 때
시너지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어느 날 아들 친구 엄마들과 차를 마시며 한참 얘기꽃을 피우는데 한 엄마가 대뜸
“우리 아들 장판 됐어요.”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다른 엄마가
“장판 됐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고 묻고, 나와 다른 엄마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돈 들여서 학원 보내놨더니 이번에 꼴찌 했어요. 어휴, 속상하고 화도 나고 돈도 아까워서 죽겠어요.”라고 했다.
부모들은 자녀를 학원에 보내놓으면 다 잘 될 거라 생각하고 성적표만을 기다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너 학원은 제대로 다니는 거니? 학원 가서 공부는 하는 거야? 돈이 아깝다 아까워.”
이런 말들로 애들에게 마구 다그치며 상처를 준다.
학원에 맡기고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관리는 잘 됐는지, 따라는 가는지, 제대로 배웠는지,
무슨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엄마는 도통 알 리가 없다. 또 배운 것은 알고 넘어가는지
모르고 넘어가는지 알 리도 만무하다.
이런 결과는 엄마 자신이 알려고 하지 않았고,
학원에 돈만 주고 공부에 관한 모든 것을 일임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 엄마가 자녀를 학원에 보냈더라도 학원 공부에 대해 관심을 가졌거나 지켜봤더라면 시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자녀의 학습 능력을 알아보고 문제점도 파악해서 공부하는 방법도 달리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학원비가 아깝다고 속상해하고 자녀에게 투덜거리며 화낼 이유도 없었다.
자녀와 함께 했더라면 결과가 생각보다 못 미쳤을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고 서로를 위로하면 되고,
결과가 좋은 경우는 노력에 대해 칭찬하고 충분히 즐기면 된다.
처음부터 육아를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능한 전문가들도 자식의 문제 앞에서는 난감해진다고 한다. 자녀를 기르다 보면 난관에 부딪칠 때가 많다. 이럴 때 하소연하기보다 숨을 크게 한번 쉬고 헤쳐 나가 보자.
힘들다고 하소연해 봤자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낙담보다 ‘나에게 주어진 숙제'가 생겼구나! 여기고 어려운 수학 문제 만난 듯 한 줄씩 풀어가 보자.
알만한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고, 관련 책을 뒤져보고, 그래도 답을 찾지 못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자. 곧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즐기는 육아, 행복한 나!
부모들은 자녀 한 명을 키우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부모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커 주질 않는다.
그럴 때마다 결과를 보고 실패했다고 후회한다면 자녀들은 불효가 되는 것이고,
부모들은 실패한 인생이 된다.
후회하기보다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해 가는 자녀’와 함께 울고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함께 헤쳐 나가는 과정들을 중시한다면 부모와 자녀는 꼭 행복해지리라 믿는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3천 년 동안 유지했던 로마제국은 이탈리아 서쪽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어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거대 왕국이 되었다. 이 거대한 국가가 되기까지 귀족의 희생과 시민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부모의 희생과 헌신의 노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울기만 했던 아기가 혼자 밥을 먹고,
말을 하고, 아장아장 걷고,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예를 알아가고, 연애하고, 돈을 벌고,
결혼하고, 그들도 우리처럼 부모가 된다.
찬란히 꽃 피울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부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다.
부모의 사랑이 토양이 되어 자녀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미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위대한 제국을 세우는 과정을 그들과 함께하며 행복하게 즐기자.
엄마의 행복이 자녀의 행복이고, 자녀의 행복이 곧 엄마의 행복이다.
에디슨은 2000번이 넘는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런 에디슨에게 실패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물었다. “실패라니요. 나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전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과정을 거쳤을 뿐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기 위한 수많은 과정을 거칠 뿐이다.’ 한 자녀를 성숙한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30년가량 부모들은 쉼 없는 정성을 자녀에게 쏟아붓는다. 온 열정과 노고는 밤낮 가리지 않고 자녀에게 향해있다.
이 많은 세월, 이 같은 노력을 학문연구에 쏟았다면 박사학위는 3개쯤 받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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