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세계로 여행_아기의 신호를 통해 육아를 배운다.
아기의 시그널은 엄마와의 소통을 위한 가이드!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우리 아기.”
아기를 잠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부르며 엉덩이를 토닥여줄 때 두 아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큰아이는 잠들 때까지 엉덩이를 토닥여주면 눈을 살짝 뜨고
“그만 토닥이세요. 잠들기 힘들어요,”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나 작은 아이는 잠이 들었다 싶어 엉덩이 토닥이기를 멈추면 눈을 크게 뜨고
“멈추지 마세요. 잠이 깨잖아요.” 하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두 아들이 표현하는 눈빛을 찰나에 읽고,
토닥이던 행동을 멈추거나 계속해 줌으로써 깊은 잠에 빠지게 할 수 있었다.
만약 아이들이 표현하는 눈빛을 읽지 못했다면, 계속 엉덩이를 두드려 큰아이의 잠을 깨워버렸거나
작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엉덩이 토닥여 주지를 못해 드는 잠을 깨웠을 것이다,
“왜 안 자니? 잠 좀 자라. 엄마 너무 힘들다.”란 말을 되풀이하며,
"애 키우기 정말 힘들다.”라는 하소연까지 했을 게 분명하다.
양육은 긴 여정, 엄마·아빠의 의지가 필요!
대부분 첫아이 엄마는 아기 욕구 읽어내기를 어려워한다.
아기가 울 때 왜 우는지, 어찌해줘야 할지, 당황해하고 다가서는 것조차 무서워한다.
젖은 언제 먹여야 하는지, 얼마를 먹여야 하는지, 목욕은 몇 시에 시켜줘야 좋을지, 잘 크고는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다.
특히 옆에 친정엄마나 산후관리사가 있는 경우 더하다. 아기가 울면 살피고 요구를 해결해 주려 하기보다
“이 애, 왜 울죠? 모르겠어요.”라며 다른 집 아이 쳐다보듯하며 바로 구원요청을 한다.
요즘 아이 엄마들은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딸과 멀리서 사는 P산모의 친정엄마는 손주를 봐주시느라 남편과 생이별하고 딸의 집에 기거하며 아기를 돌보고, 친정아버지는 평생 안 해봤던 요리를 해서 외롭고 쓸쓸히 혼밥을 드신다.
또 다른 K산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친정엄마는 쉬어야 할 주말에 4시간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올라와 1박 2일 밤낮으로 손주를 돌보시다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
'손자는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라는 말이 있다.
자식을 다 키워내시고 자유롭고 편해지실 나이에, 당신의 몸도 당신 마음대로 안 되실 연세에, 손주 키우기에 얽매이도록 부모님을 붙잡아야 하겠는가?
양육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2~30년 멀리 가는 마라톤과 같다.
어차피 부모가 된 이상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부모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로 달려들어야 한다.
여섯일곱씩 낳아 기르신 전 세대분들도 하셨고, 우리 부모님들도 다 잘 해내셨던 일이다. 막상 해보면 할 수 있다. 분명 그분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몸과 마음에 장착하면 된다.
아기의 세계로의 여행
아기의 욕구를 빨리 파악할수록 육아는 그만큼 쉬워진다.
아이들의 욕구에는 일정한 패턴이 그려진다. 출생일부터 1~2개월간 아기 곁에서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며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읽고, 기록하고, 분석을 통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육아가 해볼 만한 일로 바뀌게 된다. 아기를 돌보는 데 있어 필수적 요소의 파악하기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관찰하기'다.
말을 못 하는 아기는 울음과 몸짓으로 엄마·아빠에게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알린다.
그러나 감정조절이나 표현이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의 울음소리로는 뭘 요구하는지 전문가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다. 3개월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감정조절 능력이 발달하여 같은 울음소리라도 배고파 울 때와 잠투정하며 울 때, 기저귀가 젖어서 울 때 등 다르게 표현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의 울음소리로 구분하려 하지 말고, 그때그때 상태나 상황으로 파악하라.
'조금 전 기저귀 갈아줬고, 30분 전에 젖도 먹었고, 잠잘 시간이구나! 졸려서 찡얼대네.'라는 상황 파악으로 아기를 안고 토닥토닥 잠을 재워야 한다. 이렇게 기저귀를 갈아줘야 할지, 수유할 시간인지, 잠을 재워야 할지를 알아차려 아기의 요구를 해결해 줘야 한다.
갓 태어난 아기가 신기하게도 조망만 한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울거나 입을 삐쭉 내밀며 울거나 눈을 깜빡이며 칭얼대기도 한다, 이때 엄마는 민첩하고, 섬세하게 관찰하여 하나하나씩 욕구 달래기를 시도해 봐야 한다.
잠이 와서 투정을 부린다면 일단 안아보자. 가슴에 안았는데도 칭얼거린다면 엉덩이를 토닥여 보고, 그래도 운다면 서서 움직여보고, 계속 울면 세워서 안고 엉덩이도 토닥거리며 걸어 다녀보자. 이러다 보면 신기하게 내 아기가 좋아하는 안는 자세를 찾게 된다.
어떤 아기는 엄마 가슴에 얼굴을 묻어야,
다른 아기는 어깨에 턱을 걸쳐야,
또 다른 아기는 목과 엉덩이를 손으로 받치고 붕 띄워줘야 잠에 든다.
이럴 때 보면 갓 태어난 아기도 한 개성 한다.
상호 간 소통이 어려운 말 못 하는 아기의 감정을 관찰하기란 깊은 주의력을 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나씩 아기의 욕구를 주의 깊게 살피고 해결해 가다 보면 성취감도 생기고, 아기가 더 사랑스럽게 보이며, 육아의 재미도 쏠쏠히 느끼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기록하기'다.
잠은 얼마나 잤는지, 기저귀는 몇 번 갈아줬는지 등을 잊지 않게 기록해야 한다. 정신없이 아기를 돌보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몇 시에 젖을 줬는지 잊어버리고 젖을 달라고 보채는데도 "조금 전에 먹었잖아?" 하며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 심지어 몇 시간 전에 어느 쪽 젖을 먹였는지 생각이 안 난다며 젖 달라고 막무가내로 우는 아기를 이쪽저쪽으로 옮기는 산모도 있다.
기록을 봤다면 '이번엔 오른쪽이네.' 하며 바로 먹였을 일이다.
산후관리사들은 산모 집에 가면 ‘신생아 건강 체크리스트’라는 것을 가지고 가서 바로바로 기록하고 산모와 공유하며 아기 건강을 체크하지만, 아기를 돌보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요즘 신세대 엄마들은 핸드폰을 활용해서 기록한다. 「베이비타임」과 같은 앱을 다운로드하여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것이 없던 시절에 아기를 낳고 키운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이 장착된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기록하다 보면 아기의 일정한 패턴이 한눈에 보이고, 기록한 패턴은 육아에 대한 대처에 큰 도움을 준다.
항상 핸드폰은 옆에 있고, 기록하기 위한 펜도 필요치 않다. 기록하겠다는 마음과 손만 있으면 된다.
세 번째는 '분석하기'다.
기록하다 보면 패턴분석은 아주 쉬워진다.
눈으로 들여다보면 언제, 얼마나,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젖은 몇 시간마다 먹는지, 기저귀는 몇 번 갈아줬는지, 몸무게는 얼마나 늘었는지, 예방접종은 언제 했는지, 아기의 기초체온은 얼마인지 등 아기의 이모저모와 건강 상태까지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로 아기의 일정한 반복 행동과 욕구를 알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육아의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육아도 아는 만큼 힘이 되고, 쉬워진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길을 가더라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차이가 있다.
준비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서서 헤매는 것보다 출발하기 전에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검색한 후에 나서면 헤매지 않고 여유롭게 종착지까지 도착할 수 있다.
'아기의 마음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아기의 욕구를 엄마의 적극적인 ‘세심한 관찰’로 민첩하게 반응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찰하고, 기록하고, 분석하여 아기의 욕구를 파악하게 되면 대처 능력이 좋아져 아기의 울음은 크게 줄어든다. 울음이 줄어든 아기를 돌보는 엄마는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육아의 고단함은 훨씬 줄어들어 행복감마저 느끼게 된다. 또 아기의 욕구 파악은 지쳐버리기 전에 ‘육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붙게 한다. 이것이 엄마가 아기의 욕구를 빨리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아기의 욕구를 파악하면 육아는 더 쉬워진다.
내 아기를 아직 잘 모르겠다면 욕구 파악하기를 당장 시작하라.
‘곽윤철 아이 연구소’ 소장이자 국제모유수유 전문가이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교육전문가로 활동 중인 곽윤철 저서 ⟪통곡 없이 잠 잘 자는 아기의 비밀⟫ 출판 인터뷰 내용 중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Q. 부모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나요?
A. 제가 만난 엄마·아빠들은 아이가 왜 우는지를 몰라 답답해합니다. 아기가 잠이 와서 우는 것인지, 배가 고파서 우는 것인지 아니면 안아 달라고 우는 것인지 알고 싶은데, 그 구분이 안 되는 거죠.
잠이 와서 칭얼거리는 아기에게 수유를 하거나,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몸에 힘을 주면서 우는 아기를 안고 흔들면서 아기가 예민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아기의 욕구 구분을 하지 못하고 소통의 어려움으로 힘들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거죠. (중략 ) 아기의 욕구를 구분할 줄 알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할지 답이 나오기 때문에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출처: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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