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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Aug 29. 2024

소싯적 한 미모 했다.


소싯적 한 미모 했다. 물론 미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서, 나를 보고  대체 어디가?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외모로 많은 혜택을 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내가 갖은 능력이 외모에 밀리는 순간도 맛본 씁쓸한 기억이 있다.      


이 역시 사람마다 기억이 달라서, 아닐 수도 있다. 상관없다. 내가 그때 그 순간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맞는 거다. 여하튼 '예쁘다' '동안이다'라는 인사를 살면서 많이 들어본 사람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아줌마의 생활에 돌입하면서, 그 문장들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 돼버렸다.       


꾸미지 않은 외모의 악순환이 계속되던 코로나 기간엔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옷은 몸을 가리기 위해 존재할 뿐이고, 가방은 물건을 담기 위해 존재할 뿐이고, 신발은 걷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이기에, 편한 옷 · 편한 신발 · 편한 가방만을 들었다. 거진 여자이기를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인이세요"



얼마 전, 교육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한 관계자가 나를 보고 한 말이다. 인사치레란 걸 알면서 이상하게도 그날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그 한 마디가 그날 교육장에서 나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립스틱을 바르고, 말 한마디라도 예쁘게 하려 노력했고, 외모 칭찬을 해준 분께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수업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육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뻔뻔함도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약간의 뻔뻔함은 자신감을 부른다. 교육장에서 외모 칭찬을 받았던 그날의 나처럼! 도전적인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나서게 되며, 호의에 보답하듯 좀 더 적극적으로 상황에 임하는 자세. 이 모든 것들이 자신감의 일부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뻔뻔함과 자신감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뻔뻔함은 때때로 사회적 규범이나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로 비칠 수 있는 반면,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고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나 전업주부로 오랜 시간을 보낸 여성들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자신감이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러했다. 오랜 시간 가정에 머물며 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사회라는 넓은 바다에 다시 나아가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 찬 여정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자신감은 젊음이 무기였던 20대처럼 넘쳐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그것이 당연한 순리인 양 정체된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감만큼은, 나이를 먹을수록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는다.   

   

결국,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으로 내 삶의 없어선 안될 아이템이다. 그것이 내가 인사치레인 칭찬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는 이유다. 그 말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란 걸 믿기에.          


자신을 과도하게 미화할 필요도 없지만, 기죽을 필요도 없다.     




자신감 갖고 살라고!    



오늘도 난 '소싯적 한 미모 했다' 이런 마음으로 대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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