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주제는 '미국으로 아이를 독립시키기'이다.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하여 일종의 가족 일기장처럼 추억을 만드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내가 이런 글을 쓰다 보니 부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유학」이라 오해하는 분들이 생기는 거 같다. 오늘은 그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펜을 들었다.
상당히 흥미로운 데이터를 읽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혼자 생활하는 가장 큰 이유 중 4위는 기러기가족 포함 함께 살던 가족 구성원의 이민이다. (21년 6월 서울기준, 국가통계청 KOSIS 자료)
해당 응답자 중 50 ~60대가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는 거 보니, 중고등대학생을 자녀로 둔 가정이라 추측된다.
또한 해당 응답자들의 연간 소득을 확인해 보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이 3~5천만 원이었다. 데이터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해당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거뿐이다.
이 데이터는 서울 거주 1,009명을 기준으로 한 거다. 소득이 1억 이상 아주 높은 사람이 이 설문에 응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연간 소득 7천만 원 이상인 자는 자녀 유학을 보내지 않은 사례일 수 있고, 추가 소득이 따로 있을 수도 있다. 다만 해당 설문에 응한 사례자들 중 소득이 그리 많지 않은 자가 있다는 건 눈여겨 볼만하다.
내 아이 교육에 관심많은 부모처럼 국가도 미래 주역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지원해 주는 정책 등 교육에서 변화가 느껴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해당 정책이 중산층에게는 대상이 안된다는 거다.
나랏일이 좀 어렵겠는가. 위에서 다 알아서 하는 거겠지라 생각하지만, 교육만큼은 지위 대상 불문하고 모두 평등했으면 좋겠다. 돈을 벌 때도 / 집을 구입할 때도 / 술을 마실 때도 / 기름을 살 때도/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민으로서, 서운할 뿐이다.
성실납세의무자인 유리지갑 직장인에게도 국가가 나서서 파격적인 프리미엄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예를 들자면 자녀 교육 관련하여 어떤 조건 대상 구분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교육은 나라를 강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니까!
가을 겨울만 되면 각종 학원들의 문자가 기승을 부린다. 제목도 현란하다. '우리 아이가 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 '대학은 중학교부터 준비하는 거' '엄마가 알아야만, 아이가 대학교 간다' 등 다양한 입시 설명회 홍보 문자다.
저걸 모르면 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부질없는 생각마저 든다. '대학은 아이가 가는 거지, 엄마가 가는 게 아냐'라는 강철마인드 부모도, 학부모 모임 또는 아파트 엄마들과 수다 떨다 보면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시작은 이렇다. " 아이가 수학이 조금 부족한 거 같은데 괜찮은 학원 어디 없어요? "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된 이 한마디로 온 마을의 학원 평판과 더 나아가 애초의 목적지였던 수학학원에 영어와 과학 학원까지 이야기로 연결된다. 교육에 관해 확고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부모라 하더라도, 결국 한 순간에 흔들리기도 한다.
고학력 엄마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받았던 혜택을 알기에, 저학력 엄마는 자신이 배우지 못함으로 느꼈던 후회로.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로 자녀의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학 때마다 단기 유학을 보내는 엄마들을 된장녀쯤으로 생각하는 시선들에 대해 오죽하면 저럴까라는 시선으로 현재 한국 교육 개선이 시급한 게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삼성전자와 국회의원. 그리고 연예인들만 자녀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옛부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지 새끼를 끔찍이 여긴다. 일반인 역시 없는 돈 아끼고 아껴 훌륭한 교육시키고 싶다. 그런데 자녀 유학마저 법적 제도는 불평등하다.
유학은 왜 부자의 전유물이어야만 하는 걸까. 그들의 자녀는 해외로 유학길을 떠나는 순간부터 공부를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복잡한 절차 없이 아주 간단하다.
< 해외체류 유학생의 구분: 교육부 >
1. 인정유학
- 이민, 부모의 해외취업, 공무원 및 상사 주재원인 부모의 해외파견, 연구수행 목적의 교환교수 등에 의해 가족 (부 또는 모)이 동행하여 외국으로 출국한 경우
- 부 또는 모 등 부양의무자 중 1인과 출국하여 외국에 체류한 경우는 (1) 부 또는 모의 공무상 해외파견 및 이에 준하는 경우여야 하며 (2) 해외파견 관련 소속기관 공문 등으로 증빙자료, 재외국민등록부등본상의 체류기간 거주기간, 실 체류기간, 재학기간 등 증명이 가능한 경우로 제한함
2. 미인정 유학
- 인정유학생을 제외한 모든 해외 출국학생
학생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 기술, 자질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의무교육 단계에서 해외유학을 인정하지 않음.
필수교육인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유학하는 자는 미인정유학이다. 그러나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인정해 주겠다는 거다.
미인정유학이어도 해외에서 어떤 기관에서 얼마나(기간) 공부를 했느냐에 따라 그 학적을 인정해 주고 , 한국에 귀국 후 나이에 맞는 학년에 복학할 수 있다.
인정유학과 미인정유학이라는 단어는 자녀의 유학을 결정한 상당수의 부모를 헷갈리게 한다. 유학의 출발선도 부자와 일부 특권층만을 위해 구분해 놓은 제도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용어 정의부터 다시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말이다. 국가가 말이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회 구성원을 적대적인 계급으로 나누는 걸 반대한다. 유학의 수혜자는 특권층도 아니며, 교육 복지 수혜자는 취약계층도 아니다. 자비로 유학을 간 건 목에 힘 들어가고, 취약계층은 그로 말미암아 낙인이 찍힌다.
목에 힘 들어갈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닌 세상이 되길 바란다. 한마디로 교육과 관련해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했으면 한다.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며 말이 많았던 코로나 지원금처럼.
어차피 삼성전자처럼 돈 많은 부자님들은 나랏돈으로 자녀 교육 시키지 않는다. 어차피 교육 개혁이 급변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모든 부모가 꿈꾸는 '자녀에게 질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부모 마음' 마저 강제적으로 뺏어가지 않는 세상이 되길.
유학을 보내는 모든 사람이 부자라는 오해는 말자. 그것은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었느냐에 따라 다를 뿐,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도요타를 바라본 길동이나 포르쉐를 바라본 나나 똑같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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