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들어봐
어떤 엄마 이야기를 해 줄게
YO, 놀라지 마
어쩌면 너네 엄마일 수도 있어
언제나 바빠
세상은 여유로운데
혼자만 조급하게 움직여
쓸고 닦고 빨고 널고 쓰고
보고 듣고 가고 주고 쓰고
요리를 해야 해
음~ 카레를 만들까
시간이 빠듯해
음~ 볶음밥 만들까
이런, 일정이 꼬이게 될 텐데
포장해 가자
밀키트 주문하자
빠르게 빠르게
내가 만든 것보다 더 맛있어
그리곤 시치미 뚝 떼는 거야
요리를 시작해
음~ 향긋한 음색 냄새
준비된 조리법 따라 해
음~ 가족들 환장해
이런, 가족들에게 미안해
.
.
.
YO, 엄마야
아무 걱정하지 마
YO, 엄마야
수치를 느낄 필요 없어
엄마는 부엌의 여왕
남들과 비교할 필요 없어
밀키트면 어때
포장 음식이면 어때
이건 엄마가 만든 거야
엄마는 우리집 VIP
완벽함 따위는 필요 없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관심이라구
이건 엄마가 만든 거야
엄마는 가족의 접착제
밀키트면 어때
포장 음식이면 어때
엄마 요리는 우릴 매혹시켜
지금처럼 앞으로도
엄마야
활짝 웃게 해 줄게
엄마 넌 멋진 엄마야
엄마 너는 너무 빛나
엄마 길을 멋지게 걸어가라구
YO, 엄마야
밀키트면 어때
YO, 엄마야
포장 음식이면 어때
세상에서 젤 맛있는 사랑을 요리하라구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집 VIP (by. 새콤이)
쌀이 똑 떨어진 날이었다. 쌀이 있었다 해도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배고프다며 보채는 아이와 10분 후 남편은 집에 도착한다. 하는 수 없이 비장의 무기인 밀키트를 꺼냈다.
" 이런 것도 만들 줄 알아? "
" 요리 실력이 대단한걸~ "
" 너무 맛있다. 엄마! "
과도한 칭찬은 양심을 찔리게 만든다. 결국 쓰레기통에 버린 껍질을 꺼내 이실직고하였다. 야릇한 미소를 짓는 두 남자들. 마치 알고 있었다는 묘한 표정이다.
하긴 차슈가 될 돼지고기를 샀다면, 분명 커다란 접시 한가득 내놓았을 텐데. 엄마 요리보다 맛있으니까 밀키트 요리를 미안해하지 말란다. 다구리일까? 배려인 걸까?
응원을 한가득 받은 날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