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에 가야 해?

현꿈의 글 '열아흐레'

by 현꿈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왜 학교에 가야 해?



그러게, 왜 학교에 가야 해?

‘왜 학교에 가야 해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뭐라고 대답해줘야 할까? 너도나도 다 가니깐? 엄마랑 아빠가 감옥에 가면 안 되니깐? 그래도 명색이 내가 선생님인데 이런 대답을 할 순 없지 않은가. 이 질문에 “아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답은 아니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두루뭉술 구름같이 떠다니다 흩어지는 답변에 ‘그래서 왜 학교에 가야 하는데요?’가 돌아오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디 딱 떨어지는 좋은 대답 없을까? 아직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 진짜 왜 가야 하지?


그러다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라는 책을 보았다. 이 책은 딱 우리 반 학생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학교에 가면 어려운 수학이랑 과학도 배워야 하고 선생님은 맨날 잔소리만 하시고. 도대체 학교에 왜 가야 하죠? 과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과학은 왜 배워야 하는 거죠? 어렸을 때 한 번쯤 궁금해 어른들에게 질문해보았을 법한 고민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습관처럼 학교에 가면서도 왜 가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했을 것이다.



이 책은 하르트무트라는 독일의 저명한 교육학자가 아이들과 학교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들, 교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책이다. 갑자기 웬 편지? 교육학자가 썼다니 딱딱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위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삼촌에게 학교엔 왜 가야 하죠? 어린 조카 토비아스가 갑작스럽게 질문했고 이에 40년을 교육학자로 지내 온 삼촌이 자신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편지 형식으로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글이기 때문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되짚어 보자면 하르트무트의 어린 시절 아이들이 자신에게 왜 빵 안에 '쥘쩨'라는 고기나 생선으로 만든 젤리가 들어있는지, 왜 햄이나 땅콩버터나 치즈 같은 것이 들어있지 않는지, 왜 하르트무트의 옷은 자신들의 옷과 다르게 생겼는지 물었을 때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어린아이들이 궁금증을 가지고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내가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의 갑작스럽고 부담스러운 질문 공세에 하르트무트의 선생님이 보인 모습이었다. 선생님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있는 하르트무트를 대신해 입은 옷과 빵에 들어간 재료가 다른 이유는 하르트무트가 독일에서 왔기 때문이고 다음 날 그 지역의 옷, 음식에 대해서 수업 시간에 직접 친구들에게 설명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하는데 이 모습이 참 멋졌다. 그날 하르트무트는 아버지에게 이에 대해 말하며 궁금한 점을 모두 물어보고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다. 그리곤 다음 날 자신 있게 자신이 온 곳의 문화를 소개한다. 아이들의 이상하게 보는 시선과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하르트무트가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선사한 것이 아주 멋진 방법이라 생각했다. 더는 친구들에게 옷차림 때문에 놀림을 받지 않았다고 하며 하르트무트가 훗날 자신이 교사가 되었을 때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의 음식이나 옷 문화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주었다는 것도 훌륭한 선생님에게 배운 훌륭한 제자가 또 훌륭한 선생님이 되었구나 싶었다.


첫 번째로 학교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방법과 또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야. 두 번째로 학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단다. 가령 바지의 앞섶은 왜 필요한지, '쥘쩨'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바이에른은 어디에 있는지 하는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에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또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칭찬해주고 잘못했을 때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단다. 그때부터 난 부모님이나 누나에게 조금씩 덜 기대게 되었지.


어서 학교 가고 싶어요

이 경험을 통해 글쓴이는 학교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방법과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학교를 왜 가야 하나?’라는 생각 대신 ‘어서 학교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학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교사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다. 나도 제자들이 나를 보고 배우고 싶은 점을 떠올리게 만드는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그래서 훗날 나보다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왜 학교에 가야 하나’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글쓴이는 학교에 가야만 하는 필요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데 학교에 다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적어도 학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울 때까지 다닌 후에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나 또한 학창 시절의 좋았던 기억들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는 공부하는 것도 힘들고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눈을 뜨고 준비해 등교하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었다. 학교에 가야만 하는 필요성을 나는 학교에 다녀 본 이후 깨달은 것이다. 원래 지나고 나면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다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미 끝났는데 지나와서야 그때를 추억하며 학교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필요성,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학교에 가는 것을 지겨워하며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걱정된다. 지나고 나서 깨닫지 말고 학교에 다니며 학교의 소중함을 느끼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래서 학교는 왜 가야 한다고 하는데? 저자는 ‘학교에 가면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반드시 학교에 가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야’라 했다. 학교는 우리가 바깥세상에서 보고 체험한 것을 해석하고 보충해 주고 일상에서 얻는 파편적인 경험들을 하나의 전체로 끼워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으로 즉, 학교도 삶의 일부라고 하였다. 만약 학교가 없다면 그리고 학교가 우리에게 주는 도움이나 해석이 없었다면 우리는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파편적인 부분들만 보면서 살아갈 수도 있다는 말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함께 경험하며 배워

학교에서는 누구나 공평한 교육을 받는다. 가난하고 돈이 없어도 학교에만 가면 모두 공평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였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교육받을 기회를 얻기 힘든 현실인데 학교에 가면 똑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나이대에 꼭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성취기준에 입각한 교육과정을 배우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꼭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기본적인 학습 및 생활 능력을 쌓을 수 있다. 바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교제할 기회가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 다문화 사회인 지금 교실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또 각자 성격부터 취향까지 다른 다양한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다름을 경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다.



그냥 학교가 좋아요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반 친구들과 어울리며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코로나로 학교에 올 수 없었을 때 아이들이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방역을 강조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다시 학교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마디만 하면 아이들이 질색하며 온라인 수업하기 싫다고 한다. 학교에 오는 게 훨씬 좋단다. 그냥 좋단다. 학교에 오는 게 즐거운 아이들이다. 집에서 컴퓨터를 앞에 두고 화면으로 만나는 수업과 얼굴을 직접 마주 보며 하는 수업은 분명 다르다. 전화 속 친구와 내 눈앞의 친구가 다르듯 매체를 통한 교육과 학교에서의 교육은 다르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학교라는 곳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더 실감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면서도 많은 난관과 새로운 상황 속에서도 끝없이 노력하신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매일 아침 학생들은 학교로 향하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해 학교는 돌아가고 있다. 나도 이런 학교에 남다른 애정과 소신을 가진 교사가 되고 싶다.


나는 학교라는 곳에 정식으로 초대받은 아이들이 이 초대에 응해 함께 생활하며 배우고 성장한다 생각한다. 재밌는 파티에 초대받은 손님처럼 또 어쩔 땐 초대를 한 파티의 주최자처럼 학교라는 곳에서의 일들과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마치 언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동화책 이야기 속 파티에 초대받은 멋진 주인공처럼.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고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없었다. 삼촌의 말이 너무 어렵지는 않은지 계속해서 물으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시를 들고 노력하는 저자가 좋은 삼촌이자 교육자 같았다. 학교가 조카의 단편적인 느낌과 생각 그리고 호기심을 모아 의미 있는 놀이로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 놀이를 통해 조카가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조카를 진정으로 위하는 삼촌의 따뜻한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나는 아이들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걸어 나가며 돕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매일 아침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 문을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얘들아, 학교에 왜 가야 할까?

‘학교엔 왜 가야 하는 거죠?’라는 단순한 질문 하나에도 고민하게 된다. 이 질문 하나에 담긴 의미가 많게 느껴진다.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듯싶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학교의 중요성과 배움의 즐거움을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2003년에 출간된 책이라 지금과는 또 상황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여러 사람과의 관계를 경험하며 그 시기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역량을 습득한다. 교우관계, 사제관계, 선후배 관계를 경험하며 공동체 생활을 해나간다. 이처럼 학교라는 곳에서 지금도 아이들은 배우며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


사실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에 가슴이 뻥 뚫리는 대답은 나도 아직 어렵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도 우리 반 아이들과 학교에서 알아가야겠다. 다음에는 ‘학교’에 대한 시를 써봐야겠다.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아이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다. 이거 상당히 궁금한걸. 학교에 왜 가야 하는지 궁금했던 경험이 있니?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학교가 오기 싫었던 적이 있니? 그럼 어떨 때 학교에 오고 싶니? 어떤 학교가 좋니? 만약 교장 선생님이 된다면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니? 내가 만들고 싶은 학교의 모습까지 들어봐야겠다. 그럼 이 질문에 대한 답도 함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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