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그까이 것

불안과 함께하다.

by 한영옥

나의 불안을 대표하는 일은 지하철을 혼자서는 못타는 것이다. 나에게 불안은 지하철이나 마찬가지 이다. 그렇게 잘 타던 지하철인데 갑자기 이렇게 불안한 요소가 된 것은 왜 일까? 나도 아이러니 하지만 지금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다. 지금 현재 지하철을 매일 사용해야 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 극복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가끔 이용해야 할 때만 불편할 뿐이다. 그리고 내가 지하철을 못타는 자괴감에 깊숙히 빠진다.


남들은 쉽게 하는 일을 난 손에 땀이 날 정도의 어려운 일이다. 타보면 별거 아닌데 난 왜 벌벌 떨면서 타야만 하는 공포가 되어 버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내가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MBC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기안 84도 공항장애를 앓고 있어 힘들어 했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힘들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연민이 느껴졌다. 무엇이 불안 하길래 저토록 힘이 든 것일까?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을 치유해 가는 그의 모습을 본다.

난 글쓰기가 치유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불안을 대면할 수 있고 불안과 마주 할 수 있었다. 아니면 회피했을 불안이었는데 글을 쓰면서 함께 가고 있다. 불안을 파헤치고 드러내고 함께 하면서 말이다. 여전히 가지고 있는 불안이지만 뗄레야 뗄수 없는 자석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불안을 껴안고 사랑하기로 하였다. 불안과 함께 지하철의 두려움도 함께 가는 삶이지만 나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친구가 된 불안한 지하철과 불안하게 함께 하기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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