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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시간

by 한영옥

괴로운 일이 일어났다. 머릿 속으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사투를 벌이지만 억눌렸던 감정은 몸의 신체화로 잠시 나타났다. 이러다가 뒷목잡는 순간만 남겠구나의 생각까지 올라오며 나를 다독이며 병원에 갔다.

있었던 일을 선생님에게 마구마구 쏟아냈다. 선생님은 눈을 쳐다보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늬앙스를 주었다. 조금 속이 시원하던 찰나 다시 또 쌓이기 시작한다. 약간의 힘든 몸을 이끌고 필요한 물건들을 사며 잊어보려 하지만 전화 온 지인에게 이야기룰 쏟아낸다.

힘든 마음이지만 이겨내려 이해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본다. 그러나 다시 또 올라오는 마음은 예전 일까지 들추어지면서 온갖 욕을 입에 달고 나의 본 감정을 드러낸다. 이렇게 풀고 싶었나보다. 그랬는데 계속 누르고 인성 있는 척하며 교양있으려고 했나보다.

본심은 괴로움과 미움 이었다. 이 마음으로 잠을 뒤척이고 새벽 정진을 다시 해본다. 정진 문구가 흘러나오니 이거 였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던 데에서 오는 괴로움이었고 나의 업식과 맞물려 마음은 요동쳤다. 순간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화살이 밖으로 향하여 더 괴로울 뻔 했다.

나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나를 돌봐주는 이 시간을 맞이하며 아침과 인사하니 다행이고 감사하다. 다시 또 돌아갈 마음일 수도 있지만 깨어 있음을 유지하고 나를 위한 정진 시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

모든 인연과 가족,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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