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 김미경 대표가 처음에 방송에 출연한 게 40대 중반 즈음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김미경은 40대 후반부터 50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대표작이라고 알고 있는 저서들도 대부분 쉰 전후로 썼다고 하니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아가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그러니 나도 40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각보다 마흔 살을 맞이할 때는 서른 살을 맞이할 때와는 다르게 참 마음이 편했던 거 같다.
든든한 남편과 엄마를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완벽하고도 안전한 직장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남편만 바라볼 수는 없고,
내 아이들은 예전보다 엄마를 훨씬 덜 찾고 있다.
그래서 마흔 되기 전에는 편안했던 내 마음이 이제야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무얼 해야 하고 어떻게 보내야 할까?
마흔을 이미 넘겼고,
10여 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나는 이제 앞으로무얼 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자연스럽게 <마흔, 이제는 책을 쓸 시간>이라는 책을 집었다.
아마도 '마흔'과 '글쓰기'라는 키워드가 나를 끌어당긴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부아 c는 40세에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42세에 처음 책을 출간했으며, 43세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44세인 지금은 책을 쓰는 작가이자 각종 SNS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고 있다고 한다.
와~ 내가 항상 상상했던 자유로운 삶이다.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런 삶을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살고 있었다.
부아c는 '이렇게 사는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주기적으로 찾아왔고, 회사 일에 지쳤을 때, 진급에서 누락되었을 때, 상무님께 질책을 받았을 때, 나를 헐뜯거나 배신하는 동료를 보았을 때 회사와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꼈다고 말했다.
순간 남편이 떠올랐다. 같은 마음을 느꼈을 내 남편..
남편도 회사 생활을 너무 힘들어했다.
작년 10월 즈음인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너무 힘들다고 내게 말했었다.
남편은 직장에서 높은 급여를 받고 있었지만 그와 비례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렇다. 남편은 월급날의 잠깐의 기쁨을 위해 인생을 갈아 넣고 있었다.
위에서는 쪼고 아래서는 못하고, 사고는 연달아 터지고, 책임자로서 힘든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한 가장은 그렇게 쉽게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는지 참고 1년여를 더 출근을 했다.
<마흔, 이제는 책을 쓸 시간>에서는
과거 마흔은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로 자신의 자리를 다지고 직장 내에서 앞으로의 15년, 20년을 준비하는 그런 시기였다면,
지금의 마흔은 직장에서 몇 년 남지 않은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그런 시기라고 말한다.
결론은 나와 남편은 인생의 전반기를 마쳤으니 후반기를 준비해야 한다.
부아 c는 블로그를 시작할 때 자신의 전문 분야인 주식에 관한 글을 썼으며 '초심자의 행운'처럼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글을 쓰는 습관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글을 쓰면서 글을 쓰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도 알게 되었다.(P34)"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는 것일까?
끈기도 의지도 없다며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는데 저자의 아침 루틴에 시선이 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7시 30분에 블로그, X, 스레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하나씩 올리는 것이다. (그나저나 X, 스레드가 뭐지? 검색해 봐야겠다.)
어쨌든 이 루틴을 내게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 하나만 바꿔도 인생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왠지 매일 7시 30분에게 글 발행이라는 이 작은 루틴을 시작해 나간다면 내 인생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아c는 책을 쓴 뒤로는 사소한 일들도 블로그 글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이 되었다. 주식 글을 쓸 때는 주식을 다룬 좋은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글감을 찾았다. 삶을 다룬 글을 쓸 때는 삶의 지혜를 주는 책을 사서 읽었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 글을 보면서 배우고, 내 블로그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도 배웠다. 나는 이렇게 하루 종일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된 것이다."(P45)
이 책을 읽고 나름 괜찮은 인생 전반기를 보낸 것에 감사하며
단단한 인생 후반기를 위해 글쓰기를 더욱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흔'과 '책'이라는 키워드는 이 시대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직장 생활을 넘어 그 이상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 나라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소개해야 되는 시대, 이런 시대에 필자는 당신이 마흔 즈음에는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