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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는 책책책 Nov 19. 2024

좋은 엄마란 무엇일까?

<엄마들이 있다>에는 엄마들의 마음과 사랑이 들어있다.  

'신은 자신의 손길이 다 미치지 못하는 곳에 엄마를 보냈다'라는 말이 있다. 

나 역시 엄마를 보며, 또 내 아이들을 보며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들이 많았다.

엄마의 사랑을 당연하듯 받다가 막상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내가 받았던 사랑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엄마는 내 표정만 보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귀신같이 맞힐 수 있었는데 그건 애정과 사랑, 관심이 있어야만 보이는 것이었다. 

나도 늘 내 아이들의 표정을 본다. 혹시 속상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늘 살피게 된다. 


내 아이들도 지금은 엄마의 사랑을 당연하듯 생각하겠지? 

아이들은 커서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까?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좋은 엄마가 되는 수만 가지의 길을 보여주는- 엄마들이 있다>에는 10여 명 이상의 엄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가장 첫 번째로 나왔던 엄마는 야구 레전즈 고 최동원 선수의 엄마, 김정자 님이시다.  





이 책을 읽고 최동원 선수의 기록을 찾아보게 되었다. 


스포츠에 관심도 없었던지라 어린 시절 야구를 따로 챙겨 본 적은 없고, 가끔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 때문에 잠깐씩 스포츠 중계를 보긴 했었다. 

내가 최동원 선수를 알게 된 건 2011년도에 개봉한 영화 <퍼펙트게임>에서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은 최동원과 최동원의 뒤를 이어 떠오르는 선동열! 대한민국 최고 라이벌 선수들의 경기!로 기억에 남는다. 고 최동원 선수는 이 영화를 보셨을까? 

검색을 해보니 영화가 개봉되기 몇 달 전에 돌아가셨다. 참 많이 아쉬웠다.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는 45년간 교단에 선 교사였으며 1999년 교감으로 정년퇴임을 하셨다고 한다. 편지 형식으로 아들에게 보내는 글을 보면서 울컥한 마음에 마음이 시렸다. 나 역시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 아들을 둔 엄마라서 그랬는지 책을 덮고 한참을 울었다. 


최동원 선수가 국민학교 2학년 때 처음 시작한 야구,

"아버지, 나는 야구만 시켜주며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둘고 나가겠심니더"라고 말했다는 최동원 선수의 일화를 듣는데 그 어린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어떻게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달려들어 뒷바라지를 했다는 이야기, 집 옆에 연습장을 만들어서 다른 선수들의 두 배는 열심히 노력했던 부분은 '재능'과 '노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들 응원하고 나면 체중도 줄었다는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얼마 전 아이 운동회 때 아이가 계주에 나갔던 게 생각이 났다.


운동회 전날부터 신경이 쓰였다.  '아이가 넘어지지 말아야 할 텐데...'.

운동회 당일, 혹시라도 자주 신지 않았던 신발은 신으면 불편할까 봐 낡은 신발을 꺼내 신기고 아들의 운동회를 보러 갔다. 

드디어 운동회의 꽃, 계주 시간이 되었다. 

내 아이가 마지막 주자였다. 아이를 보니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아이가 곧 달린다는 생각만으로도 덩달아 나도 긴장이 되었다. 아이들의 응원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아웃코스로 달리다가 상대 선수에게 추월당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미안함과 속상함을 느낄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초등학교 계주 경기를 보는 것도 이렇게 가슴 졸이는데 수만 명의 사람들이 보는 경기장에서 야구경기를 치르는 아들을 보는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그리고 최고 정상에서  '선수협의회'를 주도해 악의적 트레이드를 당하게 된 일..

몸 바쳐서 뛴 아들이 그런 대접을 받을 때 최동원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리고 최동원 선수는 그로부터 21년 뒤 대장암이 재발해 숨을 거두게 된다.




"사직구장(광장)에 있는 동원이 니 동상에 가 사람들이 없으면 궁디부터 만지는 기 그래서 그런 기라. '동원아, 엄마 손이 약손이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 이제는 안 아프제? 하는기다. 동상이니까 마 참기는 참아도 니 궁디를 쓰다듬고, 손을 잡고, 다리를 잡고 하면 뭣이 내 손으로 찌리하게 오는 거 같대. 얼마나 힘들었노? 내 아들 동원아, 니 여기 엄마 가슴팍에 있지? 니는 내 심장이다. 내 심장이 뛰는 한은 아무리 생각을 안 할라꼬 해도 항상 (내 속에) 있어. 나하고 한 몸이 돼서 어데로 움직여도 함께 가거든. 길바닥에 ,적힌 11자(최동원 선수 등번호)만 봐도 쓰다듬는다 아이가.

                       <엄마들이 있다> -'야구 레전드 고 최동원 선수의 엄마, 김정자' -중에서 


많은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완벽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나 역시 항상 엄마 역할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고 부족함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모든 엄마들은 실수를 하고 있고, 장점이 있다면 약점도 있기 때문에 완벽한 엄마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완벽한 엄마라는 건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사회문화적 압력이라고. 


책에서는 고 최동원 선수의 엄마 외에도, 참사 피해자 고 김용균의 엄마, 성소수자의 엄마 이야기부터 국민가수 인순이, 막영애 김현숙 등의 엄마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이 인터뷰집 <엄마들이 있다>에는 엄마들의 마음이 들어있고, 사랑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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