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도 가질 수 있는가

부정의 부정

by 노랑다랑

가슴이 묵직하고,

배는 미세하게 뻐근하다.

몸은 계속해서 뭔가를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

테스트기를 들고 화장실로 가는 상상만, 세 번쯤 했다.

그럴 리 없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왜,

이 감각은 이렇게 생생할까.


세 달쯤 지나니까 불안감이 몰려온다.

진짜 몸에 이상이 있는 걸까

꿈속에는 자꾸 아기가 나온다.

하지만 테스트기는 사용하지 못했다.

이상하잖아..


그래도… 몸이 이상반응 때문일까

자꾸만 ‘그 아이’에게 말을 걸게 된다.


오늘은 조용히 속삭였다.

“잘 있었어? 오늘도 덜 피곤했어

말도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속삭이고 나면

조금은 덜 외롭다.


이름이라도 붙여줄까?

태명 같은 거.

사람들이 태아에게 붙이는 작고 소중한 이름.


‘마음이’?

내가 요즘 가장 자주 쓰는 단어

‘빛’?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퍼지는 환한 감각.

‘조아’?

그냥, 왠지… 나를 좋아해 줄 것 같아서.


조용한 방 안,

배에 손을 얹고 그 이름을 불러본다.


“조아야…”


그 순간,

내 몸 어딘가에서

작게… 뭔가가 움직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상임신’ 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보려다..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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