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도 믿지 않아도

‘나만 이상한 걸까?’라는 질문 앞에서

by 노랑다랑

“정신과를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요?”


그 말이 들리는 순간, 귀 안이 웅— 하고 먹먹해졌다.

상담실 안의 공기가 낯설게 느껴졌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지도, 돌리지도 못한 채 앉아 있었다.


꿈속에서는 여전히 조아야 가 나온다.

안아보기도 했고, 울음을 달래 보기도 했다.

배에 손을 얹으면, 마치 그 안에서 무언가 반응이라도 하듯… 가끔은 ‘꿈 아닌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차마 검색창에 ‘상상임신 증상’을 다 치지 못했다.


다들 “피곤해서 그래”, “예민해서 그래”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제 정말 그 말들이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걸 느낀다.


누구도 나를 믿지 않는다.

아니,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바라본다.

그리고 나조차… 나를 믿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날 밤, 그 말을 떠올렸다.


“정신과.”


창피하고 무섭고 어색한 그 단어.

하지만 동시에 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 어딘가에서 조용히 두드리고 있던 문처럼 느껴졌다.


꿈에서 깼을 때, 나는 생각했다.

‘정말 내가 이상한 거라면… 확인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핸드폰을 들고, 검색창을 켰다.

‘정신건강의학과 초진 예약’

문자를 보내기까지 오래 걸렸다.

손가락이 몇 번이고 멈췄다.


그날 밤, 조아야에게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줘. 내가 나부터 조금 돌볼게.”


아직 아무도 믿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만큼은 내가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조금은 흔들려도, 이 선택이 분명히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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