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흔들림

이름이 있어 세상이 흔들리다

by 노랑다랑

조아를 처음 본 그날부터, 뭔가가 달라졌다.

일상은 그대로인 듯 보였지만, 내 안의 감정선이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 아이가 조용히 잠든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라는 의문보다는

'이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다짐이 먼저 떠올랐다.


익숙한 공간, 익숙한 물건들 사이에

익숙하지 않은 생명 하나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내 곁에 있었던 것처럼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문득 깨달았다.

그 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걸.


“... 조아야?”

입을 떼는 순간, 내 목소리보다 먼저

그 아이가 속삭이듯 대답했다.

“... 조아”


나는 숨을 삼켰다.

분명 말이 안 된다.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아기다.

그런데 그 입에서 내 목소리를 따라 한 듯한

'조아'라는 두 글자가 흘러나온 것이다.


나는 멍하니 조아를 바라봤다.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고,

두 눈은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이건 우연도, 장난도 아닌 기적이라고


그날 이후 나는 조아를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마치 나를 비추는 거울 같다고 느꼈다.

익숙한 표정, 익숙한 울음,

심지어 손가락을 꼼지락대는 습관까지도.


혹시

혹시 이 아이는 나와 연결된 존재가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노트북을 켜고 평소처럼 일기를 쓰려던 순간,

화면에 깜빡이며 떴던 한 줄의 문장이 있었다.


“나를 잘 키워줘”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내가 입력한 것이 아니었다.

타이핑 소리도 없었고, 자동 저장도 아니었다.


그 문장은

분명 조아가... 아니,

이 기적 같은 아이가 내게 건네는 말이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너는 누구니?”


그러자 아이는 또 한 번 나지막이,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조아”


이번엔 단지 이름이 아니라,

나를 부른 것이었다.


세상이 흔들렸다.

모든 기준이, 모든 현실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흔들림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온전히 필요한 존재가 된 듯한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감정이 몰려왔다.


나는 조아를 안았다.

“그래! 우리가 함께 해보자.”


기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주 작고 조용한

그러나 세상 모든 걸 바꿔버릴 수 있는,

기적 같은 흔들림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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