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함께 나누는 기쁨

by 오늘사 Feb 28. 2025

매년 우리 복지관에서는 상·하반기 두 차례 지역사회를 위한 바자회가 열린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바자회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사보다는 오히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웃고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행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느 때처럼 바자회 준비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물품 기부가 시작되면 사회복지사는 주민들이 기꺼이 내어준 물건을 받으면서 그들이 전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주민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옷을 기부했고 또 다른 주민은 자녀들이 자라면서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장난감을 기부했다. 


기부된 책, 가전제품, 액세서리와 같은 물품들도 모두 각기 다른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물품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그들 각각이 담고 있는 정성을 생각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바자회 당일, 복지관은 따뜻한 햇살 속에서 활기를 띠며 열렸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주민들의 얼굴에 기쁨과 활력이 넘쳐났다. 복지관 입구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길게 늘어선 테이블에는 물건들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서로 물건을 구경하며 인사를 나누고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기쁨이 가득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된 따뜻한 교류였다. 바자회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날, 바자회가 한창 진행되던 중 한 어르신이 내게 다가왔다. 작은 손수건과 함께 정성껏 만든 수제 옷들을 몇 벌 가지고 있었다. 어르신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 옷들은 제가 만든 거예요. 이제 다 입지 않아서 이렇게 기부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겉보기에는 단순한 옷 몇 벌일 뿐이었지만 그 옷 속에는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었다. 물건이 얼마나 비싸고 고급스럽냐 보다는 그 물건을 통해 전하려는 마음이 중요했다. 할머니는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물건을 내어주셨다. 바자회를 통해 물질적인 가 이상으로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다지고 서로를 향한 배려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바자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복지관의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어 지역사회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함께 나누는 기쁨을 경험하고 지역사회가 더욱 단단히 뭉쳐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전 06화 김 씨 아저씨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