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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소통하는 꿈의 시작

by 오늘사
255887_109138_4759.jpg 와콤 ‘신티크 프로 24’로 실습 중인 부산광역시구포도서관 웹툰 강의 수강생들

느린 학습자 아동청소년들은 종종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들은 세상의 다양한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자신을 표현하거나 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교육 이상의 것, 즉 이들의 자아 존중감을 키워주고 사회성을 기르며 자신의 꿈을 주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느린 학습자를 위한 웹툰 그리기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7명의 아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다. 처음 만난 날, 아이들은 어색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화보다는 조용히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말할 때는 자신감을 찾기 어려워 보였고 표현도 서툴렀다. 하지만 나는 참여한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그들만의 속도로 한 계단씩 다가가기로 결심했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간단히 말하면 아이들이 자아 존중감을 회복하고 사회성을 기르며 자신들의 꿈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드로잉 활동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기 전에 망설였지만, 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려보자"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 아이는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고 또 다른 아이는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이들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또한, 부모 교육이 함께 진행된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가정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성격과 특징을 이해하고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한 'WITH 드로잉' 활동은 가족 간의 소통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고 아이들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자신감을 더해갔다.


전시회 관람과 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며 아이들은 창작의 과정과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 한 아이는 전시회를 관람한 후, 자신도 언젠가는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 아이의 눈빛은 정말 빛났고 나 역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점차 자신을 믿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용기를 얻었다. 그들의 자아 존중감과 사회성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자신의 꿈을 그리며 표현하고 부모님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며 사회적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큰 보람을 느꼈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아이들은 각자의 꿈을 더 확고히 갖게 되었고 그 꿈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느린 학습자들이지만 그들 역시 스스로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참여한 아이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아를 확립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길 바란다.


우리가 제공하는 도움은 단순히 외적인 지원이 아니라 아이들 내면의 가능성을 일깨우고 그들이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는 소중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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