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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왼손 Jul 22. 2023

반려동물과 살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아픈 강아지와 살며 느낀 점.

‘이거 진짜 아무나 못하는 거구나, 생명을 책임지는 건 정말 힘든 거구나.’

나는 2019년에 멤버 229,911명의 멤버가 속한 네이버 카페에 가입을 했다.

건강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과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 세계를 모르겠지만, 하루에 정말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대부분이 질문글인데 스크롤을 내릴수록 참 서글프다. 하나같이 내 새끼를 걱정하여 묻는다.

가끔은 강아지를 보내고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 맘을 잘 알고 있어 선뜻 위로도 하지 못한다.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매일 같이 질문 글을 올리는 사람.

다른 사람의 질문 글에 본인이 궁금한 점을 오히려 되묻는 사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아 보였다.


나도 23년 4월에 초롱이에게 위기가 찾아왔고, 어느덧 7월이 되었다.

정신없이 보내온 것도 맞지만, 솔직히 금전적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컸었다.


심장병에 걸린 강아지는 병원을 보통 두 가지 경우로 가는데, 첫째는 심장 정기검진으로 둘째로는 응급 상황이 왔을 때이다.

지역마다, 병원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내 경우에는 정기검진 비용으로 갈 때마다 30만 원~80만 원까지 나오고(약 값 포함), 응급실 방문 후 입원했을 경우에는 하루에 60만 원 정도 나온다. 보통 폐수종이 올 시 1일에서 10일까지 입원하는 거로 알고 있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빠른 퇴원이 가능하다. 정기검진으로 갈 때는 계획하여 가는 것이라 금전적으로 부담이 덜한데, 응급은 언제 올지 몰라서 지금껏 4번의 응급이 왔는데도 두렵다. 응급이 왔을 때는 ‘초롱이가 정말 마지막일까? 보내줘야 할까? 너무 빠른데..’로 덜덜 떨고, 안정기에 들어갔을 때는 ‘또 응급 오는 거 아니야? 돈은 어쩌지’라는 생각이 매일 같이 든다.

병원을 다녀올 때마다 쌓여가는 할부들.

혼자 키우는 사람이나 아픈 강아지 때문에 직장을 포기한 사람들은 어떻게 키우고 있나 궁금할 때가 있다. 그래서 찾아봤다.

네이버 카페를 보니 대출을 받아서 동물 병원비를 내는 사람, 할부로 버티는 사람, 강아지를 무지개다리로 보내고도 1년간 카드값을 갚는 사람 등 다양하게 있다.

“무슨 개 키우는데 그렇게까지 치료를 해? 정신 나간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아마 아픈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비슷한 말 다 들어봤을 거다.

안 키워본 사람은 죽어도 모를 거다. 좋겠다. 그런 말들을 그렇게 쉽게 하는 게.

사실 글을 쓰며 돈 얘기를 하는 게 맞을까 싶었는데 이게 현실이라는 생각에 안쓸 수가 없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를 꼭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리 강아지에게 어떤 병이 찾아올지 모른다.


’ 돈이 없지만 너무 외로워서 동물을 키우고 싶다.‘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해요.’

‘너무 귀여운데 한 번 키워볼까?’


키우지 마라. 제발.

책임질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쉽게 생각하고 데려오지 마라.

가족 중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데려오지 마라.

학교만 안 보냈지 아이 하나 키우는 거랑 돈 나가는 게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꼭 신중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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