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서 그래"
'같이'의 굴레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고 뭐든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해가 더해질수록 이런 생각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같이는 좋다. 근데 같이 하려니 맞춰야 할 것이 너무 많아졌다.
시간도 맞춰야 하고, 취향도 맞춰야 하고, 이것저것 같이 했을 때 모두가 만족할 것을 찾아야 하니 너무 힘들어졌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었는데, 이제는 주말이 너무 버겁다.
같이 밥 먹기, 같이 나들이하기, 같이 해야 할 것 정하기...
왜 같이 해야 하지?
'평상시에 같이 할 수 없으니 주말이라도 같이 하자'
맞는 말이지만 같이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주말이 즐거워지지 않았는데 이런 마음을 말로 할 수 없어 더 힘이 든다.
언제부턴가 '같이'의 굴레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지쳐가는 내 모습이 우울해 보였다.
'다름'의 깨달음
시간이 알려준 것이 있다.
같은 가족이지만 서로가 다르다. 초록색을 좋아하는 나는 그린계통의 옷들을 사 입었다.
나도 그렇고 아이들에게도 초록색이 들어간 옷을 사주었다. 우리 가족은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초록색이 들어간 옷을 입었으니까!
나는 지금도 그린계통이 들어간 옷을 사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그때는 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색과 스타일을 듣고 보니 정말 나와 달랐음을 알게 된다.
'혼자'이고 싶은 이유가 있어.
주말 아침에 들려오는 소리가 소음처럼 들렸다.
음악소리, 유튜브소리, 움직이는 소리까지 다 듣기 싫었다.
아침을 맞이해 주는 소리가 기계 소리이자 방송 소리라니.
평일에는 일어나 준비하기조차 바빠서 몰랐다. 다들 이러고 살았구나.
주말에 확 다가오는 '같이' 보내야 하는 부담과 '다른' 취향들을 어떻게 맞추지?!
꿈틀이며 올라오는 '혼자'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같이'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