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론 進行論 (실천철학)-2

* 현상을 잇는 기관

by 김수렴

순수 필연의 가능총체로부터 발현한 우연적 본질인 주체로서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임에 따라, 자연적•목적적 이행에서 비롯된 지향의 주어진 형식을 토대로 능동적으로 본질을 확장하고 축적해나간다. 그리고 본질의 항상유지적 내재원리의 보전형식에 따른 존재성 확보 및 벌충 또한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전자에 관해선 근대 이성철학의 선구자였던 칸트나 헤겔이 인간의 사유 및 실천 행위를 통한 본질의 진보 구조에 관한 유사한 체계를 떠올려주어 이후에 가서도 보충하기 수월한 영역이지만 후자에 관해선 기존과 다른 철학적 접근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사변해야할 것은 전자에서 설명하는 본질 운동에서 분석되는 인간 활동 일반을 다루는 건 물론, 본질을 아우르는 근본존재로서 실존의 유지 활동은 무슨 구조로 어떠한 과정으로 구분되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물음에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주체는 현상세계를 포함하는 공간의 역사 안에서 지대한 시간을 거쳐 주체적 본질의 이행이 반복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타 본질의 실재물과는 궤가 다른 실재를 갖추게 되었다. 반복된 본질의 이행 자체에 유리한 우연적 내재본질에 대한 자연선택 또는 본질에 대한 기억-전승-기록을 통해 주변 환경으로 계승됨으로써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체로서 인간의 본질 안에 저장된 습성이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이를 '기관의 활동'이라고 부르며 능동적 지향이 불가능한 타 본질의 현상인 '육체의 활동'이 관념상으론 포괄된 물질이다. 현실 안에서 인간은 기관을 통해서 운동성을 드러내 본질을 지향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든 완성을 위해서 자연적으로 진화되며 능동적으로 진보한다.


기관은 인간이 의식 안에서 능동적으로 본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인류사내 수많은 성패를 반복한 끝에 지성의 형식에 관하여 이로움을 더하는 자연적 지향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개인적으로나 인륜적으로나 운동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기관은 최초 주체적 본질의 순수 자유존재 자체일 것이다.) 습성으로서 고착화되어 현상에서 드러나는 형식적 기관으로서, 사유를 진행시키는 대뇌기관 등이 유전이나 자연선택을 통해 현재에 전해지는 것이다. 사유하는 지성적 의식 그 이면의 무의식에서 지성을 포괄하고 본질 운동을 이행시키는 자연적 기관에 속하는 원지성 또한, 역사적 고착을 거쳐 가능성들이 모여서 실현된 것으로서 인간의 고유한 감각표상, 욕구나 충동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감관, 생식기관, 뇌의 주요 기관(감정을 다루는 변연계, 편도체 등) 등이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거쳐 계승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기관을 통해서 현실과 괴리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함이 인간에게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궁극적인 본질로의 초월과 완성은 현실에서 기관을 매개로 구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도달될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 목적이 될 따름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왜 제각기 다른 꿈을 위해서 생존하고 때론 자신을 살해하는가? 인류는 나에게 해명을 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