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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로바, 볼레로, 라틴발라드

by 김주영

중남미 음악의 발라드 장르는 쿠바에서 탄생한 볼레로(Bolero, 스페인 민속춤인 볼레로와는 다른 의미이며 사랑을 주제로 한 템포가 느린 발라드 음악)의 영향을 받았는데, 볼레로 음악도 사실은 '뜨로바'(Trova)라는 더 오래된 음악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뜨로바도르'(Trovador)는 사랑을 주제로 노래하는 음유 시인 겸 가수인데, 기타로 노래를 부르고 쿠바 동부지역을 유랑하던 뮤지션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음악을 '뜨로바'라고 하였고, 현재도 음악 장르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중남미의 발라드 음악에 녹아들어 있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쿠반 음악이 아프리카적 리듬의 영향을 받은 아프로 쿠반 음악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뜨로바'는 그 기원은 아프리카 리듬에 영향을 유일하게 덜 받았습니다. 이후에 볼레로 장르로 파생되면서 마라카스, 콩가, 봉고 등의 아프리카 기반의 타악기들이 같이 연주되면서 아프로쿠반적 성격을 약간 띠기는 했지만, 멜로디적 성격이 강한 음악입니다. '뜨로바'는 쿠바 동부에서 발생하여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 여러 나라에 전파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고, 그 나라들의 발라드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뜨로바적 성격을 띠는 현대 라틴발라드 한 곡을 아래와 같이 공유해 보았습니다. 멕시코 가수인 '알레한도 삘 리오'(Alejando Filio)의 2001년도에 나온 '디센'(Dicen)이라는 곡입니다.

https://youtu.be/MJrt8WXSu7w


이번에는 쿠바 볼레로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885년에 나온 '뜨리스떼싸스'(Tristezas, 슬픔)은 쿠바 최초의 볼레로 음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쿠바 동부의 오리엔테 지역을 유랑하는 시인 겸 가수들을 뜨로바도르(Trovador)라고 하였는데, 노래를 작사, 작곡한 '호세 페페 산체스'(Hose Pepe Sanchez)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음악교육을 받지 않아서 그는 악보에 표기를 하지 못했지만 그의 노래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대신해서 그의 노래들을 악보에 기재하여 남겨 주었습니다. 그가 부른 노래는 음반이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후세의 가수들이 부른 것 밖에 들을 수 없습니다. 아래와 같이 공유해 봅니다.

https://youtu.be/P-eO-D-mU40


1918년에 Manuel Corona라는 쿠바의 유명한 뜨로바도르 뮤지션이 만든 볼레로 곡인 Longina를 공유합니다. 공유된 곡은 쿠바의 현대 뮤지션의 버전입니다.

https://youtu.be/zBdlLsQ5_LI


쿠바 볼레로 곡이 영화의 ost로 사용된 것 중에 하나는 '시보네이'(Siboney)라는 곡입니다. 1927년에 Ernesto Lecuona가 만든 곡이 원곡이며 이후에 수 많은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한 음악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유명한 영화인 '화양연화'의 뒷 이야기를 다룬 '2046'이라는 영화의 주요 ost로도 사용되었습니다.

https://youtu.be/RRJHSsKbZHI


다음은 1945년에 쿠바 여성 작곡가, 피아니스트, 가수인 Isolina Carrillo가 만든 볼레로 곡인 Dos Gardenias (치자꽃 두 송이)를 공유하였습니다.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이라는 앨범 및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https://youtu.be/fugRvM6s5fc


이번에는 1946년에 나온 Contigo En La Distancia(꼰띠고 엔 라 디스딴시아, 멀리서도 그대와)라는 곡입니다. César Portillo de la Luz가 만든 곡이며 쿠바 볼레로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이후 많은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한 노래입니다. 아래는 현대적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크리스티나 아귈레라의 버전입니다.

https://youtu.be/ksjTrvH5Rac


양조위와 장만옥이 나온 영화 "화양연화"의 ost로 유명한 "Quizas Quizas Quizas"(아마도. 아마도. 아마도)는 "오스발도 빠레스(Osvaldo Farrés)

라는 쿠바인이 1947년에 작사, 작곡한 볼레로 곡이 원곡입니다. 라틴음악에서 아주 인기가 많고 지금도 리메이크 되어 많은 뮤지션들이 부르고 있습니다. 가사 내용도 영화와 잘 어울려서 그런지 화양연화의 중요 ost로 선택된 것 같습니다. 공유된 버전은 미국 유명 재즈가수인 냇 킹 콜이 부른 것입니다.

https://youtu.be/_Fg95PhPg6s


마지막으로 현대 쿠바 뮤지션들의 볼레로 연주 영상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https://youtu.be/wpvZPz0VmPk


볼레로 음악의 연주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악기 연주법을 글로만 적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볼레로에 사용되는 기타, 타악기들을 어떻게 연주하여 볼레로 특유의 그루브를 살리는지는 외국 전문가들의 수업 영상 2개를 공유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https://youtu.be/cgHZ_m6ta0M

https://youtu.be/2yjbdjYF6dE


라디오 등이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1920년대부터는 쿠바 볼레로가 멕시코를 포함하여 중남미의 여러 나라에 전파되어 인기를 끌게 됩니다. 스페인어를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들이므로 각 나라마다 자신들의 볼레로 곡들을 만들어 나갑니다. 특히 멕시코는 볼레로 음악이 전통적으로 사랑을 받게 되었고 1940년에 Consuelo Velázquez(꼰수엘로 벨라꿰스)라는 여성 피아니스트, 작곡가에 의해 Besame mucho (베싸메 무쵸)라는 불후의 볼레로 명곡이 탄생되게 됩니다. 여성적인 애절한 감성이 묻어 나는 아름다운 곡으로 현재까지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볼레로 곡입니다.

https://youtu.be/LLsg_Lk819s


1939년에 Alberto Domínguez가 쓴 Perfida(뻬르삐다, 배신)도 유명한 멕시코 볼레로 곡입니다. 이후 미국에서도 영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하여 불려졌고, 장국영의 영화 '아비정전'에도 ost로 수록되었습니다. 리메이크 버전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n79i4HB17VU?si=vlL0BiVjPyK8VQNK


Solamente Una Vez(솔라멘떼 우나 베쓰, 단 한번)라는 볼레로 곡은 Agustín Lara가 만든 곡이며, 1941년 영화 Melodies of America에 수록되었습니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GC-UU7cL-WU?si=O_UyQWJtJ0AgsZcO


1950년 중반에 나온 볼레로 곡인 Historia de un amor (이스또리아 데 운 아모르, 사랑의 이야기)는 1956년 상영된 동명의 멕시코 영화의 ost로 사용되며 유명해졌고,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노래입니다. 원곡은 파나마 출신의 작곡가 Carlos Eleta Almarán 이 만든 곡입니다.

https://youtu.be/HzjE33U_gy8


1956년에 나온 Reloj(렐로흐, 시계)라는 볼레로 곡은 Roberto Cantoral이 작곡하였으며 이후 많이 리메이크되는 멕시코 볼레로 곡입니다. 루이스 미겔의 버전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5-wpEXdshho?si=L433z2_DPy5ahlff


196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멕시코 볼레로 곡으로는 Sabor a mi (사보르 아 미)가 있습니다. 원곡은 멕시코의 작곡가 겸 가수인 Álvaro Carrillo가 1959년에 부른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Los Panchos라는 전설적 라틴발라드 밴드가 Eydie Gormé라는 유명 여가수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여 부르게 된 이후입니다.

https://youtu.be/Gb1FrnjlXoo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에 가장 유명한 멕시코 볼레로 뮤지션은 Armando Manzanero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는 마야계 멕시코인이며 가수 및 작곡가로 유명한 볼레로 곡을 많이 탄생시켰습니다. 2014년에는 미국의 Grammy Lifetime Achievement Award를 수상하였습니다. 그의 곡들중 3개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Contigo Aprendí(꼰띠고 아쁘렌디, 1967년)입니다. 스페인 유명가수인 "파블로 알보란"(Pablo Alborán)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https://youtu.be/cSgD9vKJZNw?si=Hxtoe5nVxOasLpML

다음은 Somos Novios(소모스 노비오스, 1968년)입니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크리스티나 아퀼라의 듀엣 버전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LpFWs_iEk5U?si=sUdgCOuFHez3XGN0

마지막으로 Adoro(아도로, 1968년)을 듣겠습니다. 원곡 가수의 버전입니다.

https://youtu.be/Gb7C9rga3wc?si=jpk5hcr0GW6CWU3T

이후 볼레로 음악은 침체기를 거치게 되었지만, 1990년대가 되면서 당시 유명한 멕시코의 인기 가수인 Luis Miguel(루이스 미겔)를 통하여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게 됩니다. 루이스 미겔은 다양한 장르의 라틴 팝 음악을 하였으나, 그가 현대적 감성으로 리메이크하여 부른 볼레로 장르의 곡들은 대중들이 다시 한번 볼레로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데 공헌을 하였습니다. 아래에 공유한 영상은 루이스 미겔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유명해진 볼레로 곡인 Sabor a Mi (사보르 아 미)를 EXO가 멕시코 현지 공연에서 부른 것입니다.

https://youtu.be/1nD8b9Ig6zs

다음은 루이스 미겔이 부른 버전입니다.

https://youtu.be/cNo-d6Y6w8Y


이러한 영향으로 멕시코는 현대 라틴발라드에서도 좋은 음악이 많습니다. 그중 네 곡만 골라서 아래와 같이 공유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남녀 듀오 밴드인 Jesse&Joy의 Corre입니다.

https://youtu.be/em3UWRw0FIM

이번에는 알레한도 페르난데스(Alejandro Fernández)의 Me estoy enamorando(나는 사랑에 빠져 있어요)라는 곡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가수는 멕시코의 마리아치 풍의 노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마리아치 톤으로 부르는 감미로운 라틴 팝 발라드 가수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https://youtu.be/2fE_-gwMN08?si=h8NTZET_lOSnV8Y-


다음은 Carlos Rivera의 2016년 앨범 Yo creo에 수록된 노래인 Que lo nuestro se quede nestro입니다.

https://youtu.be/kFM7xJLnH90

마지막으로, 멕시코의 유명한 남성 발라드 듀엣 밴드인 Sin Bandera의 곡인 Entra En Mi Vida(내 인생으로 들어와!)를 공유합니다. 멕시코 싱어송라이터인 가리엘 가르시아와 아르헨티나 싱어송라이터 노엘 샤리스가 2000년에 멕시코에서 결성한 그룹입니다.

https://youtu.be/-hoZpSoKAYE


덧붙여. 쿠바와 미국 음악, 양국 뮤지션들의 활발한 교류, 쿠바 혁명 등의 1950년대를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 당시의 주옥같은 음악들을 ost로 다룬 영화 중에서 성인용 애니메이션인 '치코 앤 리타"(Chico and Rita)가 있습니다. 2010년 오스카 등에도 노미네이트가 된 작품이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볼레로, 재즈, 룸바 음악 등이 영화 속에 나오는데, 볼레로 곡은 '사보르 아 미'와 '베싸메 무쵸'가 나옵니다.

https://youtu.be/W9yc7YjzuRw


쿠바와 멕시코 이외의 중남미 지역도 뜨로바, 볼레로의 영향을 받은 곡들이 많지만, 모든 곡들을 소개하기가 힘들어 아래와 같이 공유하고 저의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1970년대에 나온 Algo Contigo (알고 꼰띠고)라는 제목의 볼레로 곡이 원곡입니다.

https://youtu.be/wB41SFS-KRs


베네수엘라 출신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가수인 '쁘랑꼬 데 비따'가 직접 만들고 부른 곡으로 볼레로적 리듬이 가미된 라틴발라드 노래입니다.

https://youtu.be/LYVipCVCdLg


아래는 파나마 출신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가수인 오마르 알빠노(Omar Alfanno)가 만든 노래인 A puro dolor(아 뿌로 돌로르)입니다. 스페인 가수 피팅고(Pitingo)가 부른 버전을 공유합니다.

https://youtu.be/FDdnbxTlZF8

오마르 알빠노가 작곡하고 직접 노래한 곡들 중에서 볼레로 형식의 메들리로 편곡한 영상을 아래와 같이 공유해 보았습니다.

https://youtu.be/roLRMLirG2E


이번에는 푸에르토리코 가수인 Gilberto Santa Rosa(힐베르또 산따 로사)의 볼레로 곡인 No Pensé Enamorarme Otra Vez(다시는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를 공유합니다. 이 가수는 그래미상을 6번이나 수상하였고, 살사음악과 볼레로 장르에서 매우 유명한 가수입니다.

https://youtu.be/inVFIG4E2Zw



다음은 도미니카공화국 가수인 엘리아 심(EliaCim)의 노래를 들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pmz6847ZJ1M


그리고, 브라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알렉산드레 피레스'의 1998년 곡인 Quando acaba el placer(즐거움이 끝날 때)를 공유합니다. 다른 가수들이 이후 리메이크를 계속하고 있는 음악입니다.

https://youtu.be/kfAcK0ugMrg


끝으로, 콜롬비아 출신의 '세바스띠안 야뜨라'의 감미로운 라틴발라드 곡을 아래와 같이 공유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https://youtu.be/sD9_l3oDO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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