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음악의 기원에 대해서 다룬 논문들이 있을 정도로 그 음악적 기원을 어디에 두는지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쿠바의 손(Son Cubano)음악에 그 기원을 두는 것이 대세인 편입니다. 쿠바의 민속음악인 손은 19세기 후반 쿠바 동부 오리엔테 지방에서 탄생한 민중음악입니다. 오리엔테 지방의 중심도시인 산티아고(Santiago)는 하바나로 수도가 옮겨지기 전에 쿠바의 옛 수도였던 곳이고 아직까지도 손음악의 전통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입니다. 19세기 초에 아이티에서 흑인노예들의 폭동이 일어나면서 아이티의 프랑스인들과 그들과 살던 흑인들이 쿠바의 산티아고 지역으로 도망을 왔고 이들이 가져온 음악인 '콘트라단사'(Contradanza)가 쿠바 손음악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것은 조금 있다가 나오는 단손 부분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당시의 쿠바 손 음악은 영상으로 남아 있지 않기때문에, 산티아고의 길거리에서 연주되는 손음악의 영상을 감상하며 그 당시의 모습을 이해하여 보겠습니다. 공유된 영상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Cuba Feliz(행복한 쿠바)라는 쿠바음악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쿠바동부의 오리엔테 지방에서 손음악이 탄생되기 이전인 19세기 초부터 '창구이'(Changüí)라는 더 오래된 음악이 있었습니다. 쿠바 손음악에서부터 현대 살사에 이르기까지 끌라베(Clave)라는 악기의 리듬이 중요하게 쓰이는데, 창구이는 끌라베가 생기기 이전의 음악입니다. 쿠바 손음악이 스페인 깐시온(Cancion) 스타일의 요소와 아프리카의 리듬과 타악기의 결합으로 초기 형태는 농부들에 의해 연주되고 창구이 그룹에 의해 발전하였기 때문에 창구이 음악의 개념을 알 필요는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아래 영상을 통하여 간단히 어떤 음악이지 살펴만 보고 넘어 가겠습니다.
1920년대에 라디오가 많이 보급되면서,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에서 쿠바 동부의 손음악이 많이 방송되어졌고, 다소 투박하지만 그 음악적 경쾌함과 리듬으로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쿠바 동부지역의 많은 손음악 연주자들이 음악적 성공을 위해 쿠바 서부에 위치한 하바나까지 이동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였습니다. 이 보다 앞선 시기인 1886년에는 쿠바에서 흑인노예들이 해방되게 되는데, 쿠바 동부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쿠바서부인 하바나, 마딴사스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그들의 아프리가적 악기인 콩가, 봉고 등과 같이 동부지역의 손음악이 자연스럽게 따라 이동되었습니다. 손음악은 이렇게 쿠바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면서 아프로 손(Afro Son), 과히라 손(Guajira Son), 손 프레곤(Son Pregon), 손 몬투노(Son Montuno)를 포함한 여러 변형된 리듬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과히라 손에 속하는 유명한 곡으로는 "꽌따나메라"(Guantanamera)가 있습니다. '관따나모의 여인이여!'라는 뜻이며, 라틴아메리카 전체적으로 유명한 쿠바의 시인이자 혁명운동가였던 '호세 마르띠'(José Martí)가 지은 동일한 이름의 시를 음악으로 만든 것입니다. 당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쿠바인들의 열망을 담은 것이므로 가사는 다소 애국적인 내용입니다. 과히라 손(Guajira Son)에서 '과히라'는 시골, 농촌을 의미합니다. 노래가사 속에도 시골의 풍경의 아름다움, 시골생활의 그리움 등이 등장합니다.
1920~1930년대는 쿠바 손음악의 황금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티아고 지방에서 하바나로 상경하여 성공한 대표적 뮤지션은 "뜨리오 마따모로스"(Trio Matamoros)라는 밴드입니다. "손 데 라 로마"(Son de la loma), "라 그리마스 네그라스"(La grimas negras)라는 두 곡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바나를 중심으로 하는 쿠바 서부지역은 전통적으로 룸바(Rumba)라고 하는 음악이 생겨난 곳인데, 쿠바 동부지역에서 전파된 손음악과의 접목이 이루어지며, '셉떼또 나시오날'(Septepto Nacional)과 같은 밴드에 의해 접목된 음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공유된 곡은 '수아베씨또'(Suavecito)입니다.
쿠바 손음악의 국제적인 성공은 "엘 마니쎄로"(El Manicero)라는 곡이며, 1930년에 프랑스 등의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라틴재즈에서도 아직까지 편곡하여 뮤지션들이 연주하고 있는 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엘 마니세로'는 손 프레곤(Son Pregon)에 속합니다. '프레곤'은 '거리에서 외치는 소리'라는 뜻인데, '엘 마니세로'는 거리에서 땅콩을 뽁아서 파는 땅콩장수를 의미하며, 노래가사는 땅콩장수가 거리에서 땅콩을 팔기 위해 외치는 내용을 재밌고 훈훈하게 담고 있습니다.
쿠바 손음악은 1930년대 후반부터 그 인기가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 이후는 차랑가, 단손, 콘훈토 등의 빅밴드 시대가 열리면서 악기들이 점점 더 많이 첨가되고, 음악적 색깔은 더 화려해지고 정교해져 갑니다. 쿠바의 하바나는 미국의 마이애미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양국의 뮤지션들의 교류가 활발했고, 미국의 재즈와 쿠바의 음악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1940년을 거치며 더욱 발전하였고, 1950년대는 쿠바음악의 황금기의 절정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1959년에 쿠바혁명이 일어나고 이후 미국과 국교단절이 된 이후는 쿠바음악이 세계음악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그 자리를 푸에로토리코 등의 카리브해 국가들 출신의 뮤지션들이 차지하며 발전시켜 나가게 되었습니다.
쿠바와 미국 음악, 양국 뮤지션들의 활발한 교류, 쿠바 혁명 등의 1950년대를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 당시의 주옥 같은 음악들을 ost로 다룬 영화 중에서 성인용 애니메이션인 '치코 앤 리타"(Chico and Rita)가 있습니다. 2010년 오스카등에도 노미네이트가 된 작품이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