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年 中心
목적을 추구하는 데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려고 하는 노력이나 확신을 뜻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힘’이란 육체적인 ‘힘’을 제외한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강한 확신을 갖고 시작을 했지만 인생의 이러저러한 시간 속에서 자신이 길을 잃어버리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자기 확신이 점점 퇴색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곧 실패를 뜻하기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중년기의 사람들은 사실 ‘힘’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각자의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일부 정치인이나 대기업의 총수가 갖는 일종의 ‘힘’이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죠. 특히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사회에 많이 통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적 ‘힘’은 사실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는 ‘자기 강화(自己强化)’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성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러한 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는 편입니다.
강 부장의 영업부는 금년 3월까지는 ‘부서 해체설’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로 최근 2년가량은 정말 ‘죽’을 썼습니다. 새로운 방법이나 여러 루트를 통한 판로개척도 지지부진했습니다. 급기야 지난봄에 경쟁업체에서 이 과장을 스카우트했습니다. 강 부장 자신의 판단이라기보다는 담당 임원의 ‘촉’에 따라 입사를 하게 된 이 과장이 들어온 지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 과장은 무엇을 믿고 그런 무모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러저러한 일을 벌이면서 종횡무진했습니다.
이 과장은 기존의 어느 직원도 생각하지 못한 업계 최초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고 담당 임원을 포함해서 고위층을 설득하여 일을 진행시켰습니다. 물론 강 부장에게도 보고를 하고 의논을 했습니다만 강 부장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강 부장은 이미 자신이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겠죠. 아무튼 결재라인에 사인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강 부장은 여전히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하반기에 들어서부터 이 과장의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들 환호합니다. 임원들도 모두 반색을 하며 이 과장을 ‘영웅’ 대접을 하기 시작합니다. 벌써부터 내년에 최연소 부서장이 나올 거라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회사 내에서는 이 과장이 승진해서 부서장을 맡으면 그를 따라가겠다고 하는 직원들이 '줄'을 섰다고도 합니다. 강 부장은 계속 승승장구하는 이 과장을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아니꼬왔습니다. 질투의 화신이 된 강 부장은 서서히 이 과장에 대한 묘한 경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강 부장은 회사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내내 회사의 경직된 문화가 매출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나름의 생각은 있었으나 그 프로세스나 구조적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을 하지 못했습니다. 신입시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중견간부인 지금도 자신이 생각한 것이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 주저하기를 거듭하다 보니 이제는 본인도 회사 문화에 젖어든 꼴이라 어찌할 할 수 없이 그냥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강 부장도 예전에는 자신의 부서에서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믿을 때마다 대체로 다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건 곧 부서장인 강 부장의 ‘힘’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강 부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떠한 ‘힘’을 가졌는지를 가늠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언젠가부터 강 부장은 “될까?”라는 의혹을 가졌던 것입니다. 집에서는 딸아이의 대학입시문제로 가족 모두가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회사에서는 실적을 갖고 위에서 몰아치고 아래에서는 나이 어린 이 과장이 치고 올라오고 있으니 점점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꼭 50줄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하게 강 부장은 ‘힘’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중년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 믿음의 수준만큼 올라가거나 내려간다고 합니다. 이 과장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기반으로 회사의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자신의 능력을 쏟아부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기 확신에 찬 그의 행동은 결국 가능성을 믿는 수준까지 끌어올려 끝내 성취하는 ‘힘’을 발휘한 셈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자신의 믿음과 확신은 이 과장의 향후 인생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과장은 강 부장이 있는 회사에 오기 전부터 강 부장의 부서 운용방식과 소속 직원 개개인에 대한 탐색을 마쳤다고 합니다. 경쟁 회사의 전반적 사항에 대하여 자신의 ‘기여 영역’에 대한 나름대로의 포부와 목표도 있었고 그러한 것들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스카우트했던 임원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이 과장의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주었던 임원 역시 본인의 ‘촉’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과장이 주도한 프로젝트의 성공에 한몫을 한 셈입니다.
이러한 장면들을 보면 무엇보다 그 이면(裏面)에는 자신의 확신과 믿음이 ‘힘’으로 작용하는 사례도 있는가 하면 타인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거나 혹은 자기 자신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조직의 붕괴나 프로젝트 등의 실패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주변에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년기에 접어든 많은 사람들이 동력(動力)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나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인지? 벌써 물러날 때인가요? 참 난감합니다만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이러한 ‘힘’의 상실은 딱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마치 '상실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중년의 아픔인 것은 맞습니다. 슬픈 계절입니다. 중년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