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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철 Oct 28. 2022

디지털 전략 사례 1_오바마 대선캠프의 마이크로타겟팅

30대 활동가의 대중파워 형성기


미국의 선거운동의 역사는 2012년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가 갈린다는 평가가 있다. 이는 오바마의 재선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마이크로타겟팅' 전략 덕분이다.


참고로 오바마 캠프 내부에서는 ‘마이크로타겟팅이라는 용어가 아니라 ‘마이크로리스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는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통해 그들이 대중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철학을 확인할  있으며 이는 대중조직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   있다.


마이크로타겟팅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오바마 캠프가 실행한  번째 작업은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이다. 이는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류하는 작업이었다. 선거캠프는 유권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의 관심사, 중요시하는 가치,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고 이를 분류하였다


이메일·전화번호·SNS 친구관계  유권자들과 소통할  있는 연결고리를 데이터로 축적하였으며 유권자들의 관심사, 특성, 의견, 기여한 바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유권자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들의 기여를 잊지 않고 감사를 표현할  있게 되었으며 유권자들의 의견을 흘려버리지 않고 수렴하거나 정확한 피드백을   있게 되었다.


캠프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오바마가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하고 있는 사진을 보내며 관련 정책을 설명하였고 에너지 정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바마의 풍력발전 정책을 소개해주었다.


요컨대 오바마 캠프는 유권자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확산시켜 유권자들의 연락처와 이메일, SNS 아이디 등 연결고리를 확보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로타겟팅을 활용하여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한 것이다.


선거운동, 특히 규모가 큰 선거운동의 장이야말로 대중파워를 형성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이 응축된 곳이다.

  

나는 2022 ,  대선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 내가 속해 있던 미래당의 다수 활동가들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우리는 원래  후보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미래당은 자체 대선후보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대선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있을지 고민하던 시점에  후보가 우리를 직접 찾아왔다.


미래당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정치의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청년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이 만든 정치 스타트업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2017 창당 대회의 자리에서, 전국 시도당 300여 명의 청년들이 모여 부푼 꿈을 꾸었다


모 후보는 본인이 정치에 나선 이유가 미래당의 창당정신과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정치개혁과 청년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길을 나섰으니 꼭 도와달라며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는 모 후보를 만나기 전 그가 쓴 저서를 읽고 세미나를 했다. 함께 한 경험이 없기에 지금 당장 이 분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 분을 통해 미래당의 메시지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보가 절실히 도움을 요청하기에 대선이 끝나는 시점까지 힘을 보태기로 결정하였다.


대선 이후  후보는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하여 지방선거를 통해 지자체의 수장이 되었고 거대 양당의 정치독점 시스템과 극단적인 대결 체제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미래당은 우리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


뉴미디어본부는 후보의 메시지를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제작하고 배포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뉴미디어본부에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2030 자원활동가들이 있었는데 나와 예전부터 알던 사람도 있고 캠프에서 처음 만나게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뉴미디어본부를 영상팀, SNS, 디자인팀으로 재편하였고 콘텐츠 확산을 위한 별도의 TF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캠프의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나는 팀장과 팀원을 한 명 한 명 밀접하게 챙기는 편이었다.  


관련하여 나의 역할을 중심으로 뉴미디어본부의 업무를 정리해보았다.


1) 콘텐츠 제작  

- 2030 자원활동가들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콘텐츠화 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었다. 때문에 나와 함께 논의하며 기획과 내용을 구성해나갔다. 적절한 내용은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제안해주고 내용상 너무 튀는 부분들을 정돈해주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 대선캠프 콘텐츠의 핵심은 후보자 본인  자체이다. 후보의 말과 행동, 비전과 통찰, 전문성과 소통 능력  모든 것이 콘텐츠이자 메시지가 된다. 그래서 후보의 자체 경쟁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가 속한 캠프의 후보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중도적인 정치인이었다. 가진  전문성이 확실한 편이었고 정치개혁, 청년의 미래, 국가경제의 비전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구성하였다.


- 메시지에 대한 직접적인 기획은 후보자를 중심으로 타 본부에서 담당했다. 뉴미디어본부는 후보의 일정을 팔로우하며 전체 영상과 사진을 촬영했고 이로부터 핵심 메시지를 추려 콘텐츠를 제작하였고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포하였다. 


- 후보가 삼프로TV라는 유명한 경제채널에 출연했을 때는 빠르게 2 콘텐츠를 제작하여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거대 양당에 속하는 후보가 아니기에 다수의 대중에게 노출되거나 주목을 받을  있는 출연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였을  본부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 삼프로TV 측과 소통하여 본방송 영상을 활용한 2차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여 업로드 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캠프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방송을 보며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기획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모두가 캠프를 떠나지 못하고 콘텐츠를 제작하였다.


- 삼프로TV 출연은 큰 파급력을 불러왔다. 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후보의 발언이나 관련된 내용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나갔다. 뉴미디어본부에서 본방송을 편집해 만든 다양한 콘텐츠들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2) 콘텐츠 배포


- 뉴미디어본부의 여력 상 촬영과 콘텐츠 제작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또한 강추위가 지속되며 자원활동가들이 지쳐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타 부서에 콘텐츠 배포를 위한 TF를 제안하였다. 


- 가장 먼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지지자와 캠프의 자원활동가들을 수소문하였다. 대학생 자원활동가 그룹에는 자신들의 대학교 커뮤니티에 관련 콘텐츠 배포를 요청하였다. 배포를 할 사람을 리스트업 하였고 이를 챙겨주는 담당자를 지정하여 1인의 담당자가 5~10인의 지지자들을 챙긴 후 그 결과를 실시간 공유하였다.


- 온라인상의 지지자들과 연결고리를 확보해나갔다. 캠프  SNS '추천' 누르거나 우호적인 ‘댓글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와 콘텐츠 배포를 요청하였다애초 기획은 업로드한 모든 콘텐츠의 하단에 ‘숨은 지지자 찾기링크를 삽입하여 연결고리를 확보하는 것이었으나 여력이 부족하여 실행하지 못하였다.


- 대선캠프 합류 시점  실행이 불가능하였지만 만약 선거법  모금이나 온라인 지지서명(지지 약속 ) 가능한 기간이었다면 이를 캠페인으로 기획하여 다수 지지자들의 연결고리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화하는 과정을 검토해볼  있다.



3) 뉴미디어본부의 운영


- 결국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 전략이 있고 해야 할 과업이 명확하더라도 사람이 준비되지 않으면 일은 진행되지 않았다. 때문에 각 팀과 팀원을 챙기고 그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도 나의 역할이었다.


- 뉴미디어본부장을 맡게 되었을  20 팀원이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화를 나눠보니 이들이 겪고 있는  가지 공통적인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책임과 권한이 불명확하여 하고 싶은 기획을 시도하기 어려운 , 팀원  의견이 다를  조정하거나 합의해나가는 과정,  부서에서 들어오는 개별적인 업무 요청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있었다.


- 나는 캠프가 돌아가는 전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획업무와 관련한 가이드를 제공하였다. 기대와 현실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 상황임을 설명해주었다. 캠프 차원에서 뉴미디어본부에 요청한 우선순위 과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였다.


- 팀을 운영하며 조정과 소통은 늘 중요한 과정이었다. 팀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존중해주면 많은 부분을 수용해주었다. 서로 존중해줄 때 부드러운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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