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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철 Oct 28. 2022

디지털 전략 사례2_데이터로  승부한 케이블카 반대운동

30대 활동가의 대중파워 형성기


앞선 글을 통해 오바마 캠프의 마이크로타겟팅 전략과 내가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참여했던 2022 대선캠프의 활동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번에 소개할 사례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위한 1만 인 서명운동 관한 것이다.


 사례를 추진한 사람은 비영리단체의 모금 루션을 개발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누구나데이터 김자유 대표.  대표는 비영리 영역의 디지털 전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차세대 리더이기도 하다.


2019년, 나는 불의한 권력과 강자에 맞서기 위한 약자들의 병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비영리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 되어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하였는데, 당시 진행하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김자유 대표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  영역에 걸친 디지털 전환이 화두였는데, 비영리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이야기하던 김자유 대표가 눈에 띄었고 이후 꾸준히 교류하며 많은 영감과 도움을 받았다. 내가 오프라인 기반의 활동에 일부 디지털 전략을 결합하여 활용하는 수준이라면 김자유 대표의 ‘누구나데이터 전문적인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다시 사례로 돌아와 설명하자면,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모여 대책기구를 결성하였고 캠페인의 일환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1만 인 서명운동이 실행되었다.


예상보다 서명운동의 숫자가 늘지 않아 대책기구는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유료 배너 광고를 실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대한 만큼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비용도 상당한 편이었다고 한다.


이에 김자유 대표는 페이스북 유료광고와 맞춤형 커뮤니테이션을 통한 서명 달성을 제안하였다.  당시 김자유 대표의 제안을 자세히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다른 수단이 없었고 요청한 예산의 규모가 배너 광고에 비해 훨씬 적었기 때문에 제안이 통과되었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유료광고를 통한 서명운동은 대성공을 거뒀다. 서명 결과 값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을 통해 전체 온라인 서명의 70% 가 이루어졌고 유료 배너 광고를 통해 30% 가 이루어졌다. 들인 비용 대비 압도적인 효과를, 페이스북 유료광고를 통해 만들어낸 것이다.


페이스북 유료 광고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조건을 설정하여 타겟 광고를 진행할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자유 대표는 서명 운동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서너 개의 타겟그룹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타겟그룹에 맞춤형 콘텐츠를 노출시켜 참여를 유도하였다.


첫 번째 그룹은 이미 서명을 완료한 그룹이다. 이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서명에 참여한 적극적인 행위자이다. 이들을 위한 콘텐츠에는 자신이 아닌 주변 사람에게 서명 운동을 설명하고 동참시키라는 행동 제안이 들어있었다. 


두 번째 그룹은 서명 페이지에 1번 이상 방문했지만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그룹이다. 일정한 관심도가 확인되었다고 가정하고 이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는 콘텐츠를 노출시켰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 서명을 요청한 시뮬레이션 결과값에 비해 높은 서명 참여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그룹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그룹이다. 환경과 관련된 페이지에 가입되어 있거나 관련 키워드를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관심사와 연관 지어 부드러운 어조로 서명 참여를 요청하는 콘텐츠를 노출시킨다.


그밖에 환경단체 등 관련 영역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을 그룹핑하거나 정치적인 성향이 환경보호에 가까운 사람들을 그룹핑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보다 서명운동에 동참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같은 과정은 모두 데이터로 기록되고 우리는  결과값을 검증  있다. 어떤 그룹의 사람들이  많이 서명에 참여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에  많은 사람이 호응했는지, Input 대비 Output 어떠했는지 모두 측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3가지 콘텐츠를 제작한 후 적은 비용을 들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데이터를 확인하여 가장 큰 효과를 보인 콘텐츠에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선캠프에서도 이런 방식을 활용하였다. 'AB 테스트'라고 불리는 실험을 통해 두 가지 콘텐츠를 페이지 방문자에 노출시켜 더 많은 호응이 일어난 콘텐츠를 찾아내는 것이다. 접속한 첫 화면에 배치된 사진, 선정된 문구, 모금 버튼의 위치 등을 조정해가며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고 최상의 페이지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김자유 대표의 활약 속에 모두가 바라던 1만 인 서명이 달성되었다. 1만 인 서명을 위해 보통 언론사 광고를 기준으로 3개월에 1억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니 김자유 대표의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비교할 수 있었다.


과거의 방식이었다면 서명용지를 인쇄해 거리에 나가 시민들에게 직접 서명을 요청하는 활동만을 떠올렸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오프라인 기반 프로젝트가 NGO(비영리) 활동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 기반 프로젝트가 더 적합한 상황도 있을 것이며, 디지털 기반의 전략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활동과 성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변화를 위한 대중파워를 형성하기 위해 적절한 디지털 전략을 병행하는  NGO(비영리) 영역의 조직들이 직면한 현재진행형 과제일 것이다.  


이전 13화 디지털 전략 사례 1_오바마 대선캠프의 마이크로타겟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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