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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굽쇠 Jul 20. 2023

운동이 싫은 나의
가성비 다이어트 성공기 (11)

2차 다이어트 (6) : 운동 히스토리

   이번에는 운동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비록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보성 내용은 많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이전에 하지 못한 무언가를 새로 시도했으며 그로 인한 결과도 어느 정도 얻었다는 점에서 뜻 깊은 경험이었다.






   먼저 푸쉬업은 하루에 20회로 시작했다. 하지만 20회를 안 쉬고 한 번에 다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너무 힘들다 싶으면 중간에 멈추고 쉬었다 다시 했는데, 쉽사리 멈추는 일을 스스로 줄이기 위해 멈춘 횟수만큼 푸쉬업 개수에 추가하기로 했다. 예컨대 20회 중 16회까지만 하고 한 번 쉬었다면 이어서 4개가 아닌 5개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차 다이어트 동안에는 20회를 한 번에 끝낸 적이 없었기에 나는 항상 21~22회를 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딱 한 세트만 하다가,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세트 수를 늘려나갔다. 그래서 나중에는 하루에 3세트(60회)까지 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스쿼트는 하루에 40회로 시작했다. 40회로 정한 건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그저 팔보다는 다리에 근육이 더 많으니 푸쉬업의 2배는 해야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세와 무게중심에 유의했는데, 생각보다 허벅지뿐만 아니라 엉덩이 근육에도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스쿼트도 마찬가지로 한 번에 40회를 연속으로 하진 못했기 때문에 조금씩 나눠서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40회를 하고도 힘이 남는 것이 느껴지자 푸쉬업처럼 세트 수를 늘렸다. 세트 수를 늘릴 때는 푸쉬업과 함께 늘렸기 때문에 나중에는 스쿼트도 40회 1세트씩 총 3세트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복근 운동은 유튜브 ‘땅끄부부’의 채널에서 몇 가지 영상을 쭉 따라하는 방식으로 했다. 물론 이 채널에는 근력 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 스트레칭 등도 있지만 내가 원한 건 짧은 시간만 할 수 있는 복근 운동이었다. 그중에서 처음에는 9분 남짓한 영상이 가장 만만해보였다. 실제 가동시간은 6분이고 무엇보다 제목에 담긴 ‘누워서 할 수 있는’이라는 문구에 확 끌렸다. 영상을 쭉 보니 평균적인 강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보였고 말이다.



   그 영상은 5가지 동작을 2세트씩 진행하는 구성이었는데 눈으로만 볼 때와 달리 실제로는 한 세트만 해도 지쳐서 2세트를 모두 따라가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할 만해지면서 나중에는 영상 전체를 2번 반복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너무 같은 동작만 하는 것 같아서 다른 영상들도 찾아보았고, 마찬가지로 짧지만 효과적인 복근운동 영상을 골라 추가로 시도했다. 나중에는 서로 다른 영상 3개를 이어서 따라하는 정도로 운동량이 늘었다.






   한편 운동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근육이 늘어나는 원리도 알게 되었고, 그에 따르면 근력 운동은 매일 하기보다 하루 이상씩 휴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위의 세 가지 운동을 하루 걸러 한 번씩 하기로 했다. 운동량이 적었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이내에 세 가지를 충분히 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각각의 운동량을 점차 늘리자 운동 시간도 함께 길어졌다. 처음에는 말이 한 시간이지 사실 30분이면 충분했는데, 나중에는 중간에 조금씩 쉬는 시간도 포함해 한 시간이 꼬박 필요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운동하는 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운동하는 날과 안 하는 날과의 기분 차이가 커진 것이다. 운동하는 날은 아침에 운동하고 나서 ‘내일은 쉬어도 돼’ 하며 편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안 하는 날은 ‘내일은 운동해야 해’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괜히 괴로워졌다. 운동을 안 하는 날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는 운동량을 여러 요일에 분산했다. 예를 들면 월·수·금요일에는 푸쉬업과 스쿼트를 하고, 화·목·토요일에는 복근운동을 하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 하는 운동량을 줄이면 전체적으로는 같은 운동량이어도 내가 실제로 느끼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방법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비록 이제는 일요일 정도를 제외하고 매일 운동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귀찮음도 거의 매일 느껴야 했지만, 그래도 꾹 참고 해야 하는 양이 평균적으로 줄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1년 정도는 이 방식으로 운동량을 잘 유지하다가 그 다음부터는 약간 타성에 젖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많이 귀찮게 느껴지면서 쉬는 날을 하루 이틀 늘렸고 다이어트가 끝날 때쯤에는 월·목요일에 푸쉬업과 스쿼트, 화·금요일에 복근운동을 했다. 수요일과 토요일을 쉬는 날로 만들면서 총 운동량이 도리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양심상 쉬는 날이 늘어난 만큼 한 번에 하는 운동량을 조금씩 늘리긴 했다. 그래도 계산해보면 줄어든 만큼보다는 부족했기에 그때쯤부터는 근육이 늘기보다는 간신히 유지만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다이어트 말기에 운동량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내가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은 ‘운동하는 날이 하지 않는 날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원칙이었다. 나 스스로 여러 가지 타협을 하더라도 이것만큼은 마지노선처럼 지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째선지 쉬는 날이 운동하는 날보다 많아지면 어느 순간 댐이 터지듯 나의 운동 의지와 루틴이 갑자기 한꺼번에 무너져내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 4일만큼은 어떻게든 지켜내며 운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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