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항암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토할 거 같은
울렁거림과 구토라는 부작용이었다.
그래서 울렁거림이 사라진다는 도세탁셀을
엄청 기다렸다.(AC항암 4회 후 도세탁셀 4회 예정임)
그때의 나는 구토만 사라지면 다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가끔 카페에서 이약을 맞고 기어가녔다는?? 이야기에 겁을 먹었지만 나는 그 정도가 아닐 거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도세탁셀이라는 항암을 한 후 3일 동안 부작용 예방약을 준다 아침 17알 저녁 17일 합이 34알의 약
스테로이드 약이라고 했는데 이약을 견디기 위한 약의 수는 정말 어마무시했다.
일주일정도는 괜찮았지만 점점 근육통이 시작되었고 누워서 지내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손과 발의 감각이상으로 푹신한 실내화를 신지 않으면
발을 내딛을 수 없었다
항암선생님에게 말초신경병증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용량을 줄이거나 항암을 멈추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크기가 큰 나의 암덩어리를 줄이려면 멈출 수 없었고, 이 부작용은 6-7개월 2년…혹은 평생 갈 수도 있다고 해서 좌절했다.
하지만 폭신한 에어가 들어가 있는 운동화를 신고 걷기를 멈출 수 없었다. 부종은 점점 심해졌고 다리를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 걷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했고 매일 가족들과 호수공원을 걸었다 일반인들은 두 시간이면 한 바퀴를 도는데 나는 느릿느릿 다섯 시간을 걸어야 했다
부종 때문에 다리가 천근만근이었고 발바닥이 아파서 빨리 걷기가 힘들었다.
한 번은 도세탁셀 약을 맞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겨드랑이가 동그랗게 부었다. 항상 전이에 민감하고 공포를 가지고 있었던 나는 혹시 림프전이가 일어난 건 아닌가 두려움에 휩싸였고 내과 교수님을 졸라 외과교수님 진료를 보게 되었다.
“거긴 림프 위치가 아닌데… 너무 걱정하지 마 용
이제 조금만 더 힘내서 항암 마무리 하고 우리 곧 만나요(항암 후 수술 예정)“
따뜻한 의사 선생님의 말에 마음을 놓았다. 림프위치가 아니니 전이가 된 건 아닐 거야 라는 마음!! 결국 수술 후 진짜 미세전이 1개가 나와서 좌절했지만 그때 의사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다시 암시키와 싸울 용기와 힘이생겼었더랬다.
항암을 하면 할수록… 통증이 심해서 울트라셋이라는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약을 먹어야 움직일 힘이 생겼고, 그나마 외출도 할 수 있었다.
주변의 친한 지인들은 나에게 너무 잘 견디고 있다고 진짜 잘 해내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들로 무장하며 잘 견뎌보려 노력했지만…. 사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내 건강한 몸이… 암치료를 하면서… 더 망가지는 것처럼 느껴졌고, 회전감각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나야 했고
내 몸은 퉁퉁 부었고 체중은 순식간에 7킬로나
늘었다. 거울을 보면 나 같지 않은 모습에…
속상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모두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으로 견디고 또 견뎠다.